[커지는 D의 공포]정부 “디플레 전혀 아냐” 힘주어 강조…시장은 ‘딴 나라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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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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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지연 없고, 일시적 현상에 불과
기저효과 제거하면 1%대 상승” 해석
국민불안 잠재우기 위해 메시지 불구
전문가 “내년 하반기 경제위기 전조”
1일 통계청이 ‘소비자물가 동향’에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5.2로 1년 전보다 0.4% 하락했다고 밝힌 가운데 1일 오전 ‘쇼핑의 메카’라고 불리우는 서울 명동의 한 상가에 50%할인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하락한 것은 1965년 전도시 소비자물가지수 통계 작성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상섭 기자/babtong@


정부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재차 부인하는 메시지를 냈다. 일시적인 현상일 뿐 전혀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시장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 상황을 두고 디플레이션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겪을 경제위기를 고려하면 디플레이션의 전조 현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물가 흐름에 대해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광범위하게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근거도 함께 제시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는 전년 동월 대비로 물가를 보면 하락세이나 지난달과 비교하면 8월 0.2%, 9월 0.4%로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디플레이션이 동반하는 소비 지연 현상이 없다고 주장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소매판매 지수는 3.9% 증가하며 2011년 1월(5.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9월 소비자심리지수도 96.9로 전월 대비 4.4포인트 상승했다.

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해외 사례도 인용했다. 디플레이션을 경험했던 1930년대 미국, 1990년대 일본은 3~7년 동안 물가가 하락했다. 하지만 한국은 기저효과에 따라 2~3개월 정도 단기간 마이너스 물가를 겪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일본은 디플레이션 기간 동안 물가 조사대상 중 60%내외 품목이 가격 하락을 겪었다.

반면 한국은 물가 하락 품목 수가 전체의 30% 수준에 그친다.

결국 정부는 일시적 현상이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을 전혀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공급측 요인에 의한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9월 물가 상승률은 1%대에 머물렀을 것으로 내다봤다.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과거 4년 평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전제로 분석한 결과다.

정부의 메시지에 대해 시장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재 물가 수준이 디플레이션이 아니라는 데는 공감하지만 앞으로가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최근 추락하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고려하면 2개월 연속 마이너스 물가 상승률은 준(準)디플레이션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급·정책적 요인보다 수요 부족 현상에 더 방점을 둔 시각이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마이너스 물가 상승률을 벗어나도 0%대를 탈출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실질보다 낮은 특수한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소비자물가가 비교적 후행적으로 움직인다는 점, 정부 소비를 빼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 중인 점 등을 고려하면 내년 하반기 중 실물경제가 큰 위험을 겪을 수 있다”며 “그때 본격적인 디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경수 기자/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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