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이것이 궁금하다

아이스하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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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직사각형 모양의 빙판위로 중무장을 한 6명의 전사가 등장한다. 상대편에는 다른 색깔의 유니폼을 입은 또다른 전사들이 나온다. 양팀의 센터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주심이 얼음위로 떨어뜨리는 퍽을 향해 손에 쥔 스틱으로 일합을 겨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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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사각형 모양의 빙판위로 중무장을 한 6명의 전사가 등장한다. 상대편에는 다른 색깔의 유니폼을 입은 또다른 전사들이 나온다. 양팀의 센터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주심이 얼음위로 떨어뜨리는 퍽을 향해 손에 쥔 스틱으로 일합을 겨룬다. 얼음위에서 불꽃이 튀는 듯하다. 센터들의 얼굴이 퍽을 다투면서 서로 엇갈리는 순간(페이스-오프) 경기는 시작된다. 빙판위를 날아다니듯 활보하는 스피드와 마치 갑옷을 차려입은 듯한 몸뚱어리들이 격렬하게 부딪히면서 내는 파열음속에 관중들은 점점 몰입해 들어간다. 조금도 눈을 돌리지 말라. 당신의 눈보다 퍽은 휠씬 빠른 속도로 얼음위를 살아 숨쉬듯 움직인다. 높이 1.22m,너비 1.83m의 작은 골대앞에는 거구의 골리가 버티고 서있다. 철옹성같다. 그러나 믿을 수 없을 만큼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는 5명의 스케이터들은 스틱과 스틱으로 퍽을 교묘하게 연결한다. 어느 한 순간 스틱으로 날린 호쾌한 슛으로 퍽을 그 작은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가게 만든다. 관중들은 어느새 빙판위에서 펼쳐지는 스피드와 파워 그리고 오묘한 전술의 세계에 중독되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1. 아이스하키는 왜 중독성이 강한 스포츠인가?

아이스하키는 국내에서 비인기 종목 취급을 받는다. 미국에서 미식축구 야구 농구 등과 함께 4대 프로스포츠로 대접받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위상이나,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전체 수입과 관중수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위력과는 사뭇 다른 현실이다. 그렇지만 국내에서도 아이스하키에 푹 빠진 이들은 좀처럼 그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바로 중독성에 있다. 아이스하키는 다른 종목이 갖고 있지 못한 독특한 중독성이 있다. 그래서 한번 아이스하키에 꽂히게 되면 그 마력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은 아마도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아이스하키 마니아 가운데 한명일 것이다. 그는 사재를 털어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최고 명문구단인 안양 한라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보통 정 회장이 젊은 시절부터 아이스하키 팬이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위해 팀을 창단해 운영하고, 협회장까지 맡고 있는 '호사가'라고 쉽게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을 보면 오히려 정반대의 흐름이 있다. 지금 한라그룹 총수인 정 회장이 아이스하키 팀을 만든 것은 처음엔 순전히 사업적인 목적때문이었다. 3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만도기계 대표이사를 하던 시절 그는 사내에서 '영 보드(청년 이사회)'라는 조직을 운영하고 있었다. 젊은 직원들의 발랄한 아이디어를 사업에 접목하기 위해서였다. '영 보드'에서 어느 날 아이디어가 하나 나왔다. 당시 만도기계는 냉장고 에어콘 등이 주력 사업이었는데 한 사원이 냉기, 찬 바람 등과 연관되는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효율적으로 홍보하기 위해서 빙판위에서 경기를 하는 아이스하키 팀을 창단하자고 의견을 냈다. 사업적으로 검토한 끝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한 정 회장은 1994년 12월 22일 만도 위니아라는 이름의 아이스하키 팀을 창단한다. 지금의 안양 한라 전신이다. 아이스하키팀을 만든 뒤 정 회장은 시간이 날 때마다 경기를 보러갔다. 그런데 너무 재미있었다. 점점 아이스하키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누구보다도 열성적인 마니아가 됐다. 1997년 이른바 IMF사태(외환위기)때 한라그룹이 핵심 계열사를 매각하는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아이스하키 팀을 해체하지 않고 지켜낸 것은 유명한 일화다. 정 회장의 열성 덕분에 지금은 한라그룹 임원진들은 대부분 일정 수준 이상의 아이스하키 마니아가 됐다고 한다. 총수가 워낙 아이스하키에 빠져 있어서 이 종목을 모르면 평상시에 대화가 안되기 때문이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 만도기계에 입사했던 2년차 사원 양승준씨가 당시 팀 창단 아이디어의 단초를 제공했던 사람인데 그는 지금 대한아이스하키협회에서 올림픽준비기획단장으로 일하고 있다. 양 단장은 "거의 모든 구기종목이 땅에서 경기를 한다. 또 손이나 발을 이용한다. 하지만 아이스하키는 빙판위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스틱이라는 도구를 사용해 경기한다. 그 어느 종목에서도 느낄 수 없는 쾌감이 있다. 아이스하키만이 가진 매력을 알면 알수록 더 빠져들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아이스하키의 매력과 중독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다보면 대략 세가지 공통점을 추출해 낼 수 있다. 빠르다. 거칠다. 공감각적이다. 바로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를 스포츠를 통해 대리만족시키기에 엄청나게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말이다.

아이스하키의 최대 매력은 스피드에 있다. 정몽원 아이스하키협회장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아이스하키의 최대 매력은 스피드"라고 말했다. 그 어떤 구기종목보다 빠르게 경기가 전개된다. 또 경기 시작할 때의 속도감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거의 비슷하게 유지된다. 이런 구기 종목은 사실상 아이스하키밖에 없다. 경기가 워낙 빠르다보니 관중들의 몰입도도 최고다. 잠시 한눈을 팔면 경기의 흐름을 따라갈 수 없다. 퍽이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 쫓아가기 힘들다. 결국 경기내내 집중하고 몰입해야만 진정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중독성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아이스하키팀은 보통 22명의 선수로 구성된다. 스케이터(공격수+수비수) 20명과 골키퍼(골리) 2명의 구성이다. 골리를 제외하고 5명(공격수 3명+수비수 2명)이 경기에 나선다. 보통 선발로 나서는 5명을 1라인이라고 하며 4라인까지 구성된다. 4개 라인에 각 5명씩 포진되니 공격수 12명에 수비수 8명으로 20명의 스케이터가 필요하다(물론 감독에 따라 공격수 13명, 수비수 7명으로 팀을 구성하기도 한다). 한 라인이 빙판 위에서 경기를 하는 시간은 대략 50초 정도다. 이 시간이 지나면 다음 라인이 벤치에서 투입된다. 3피어리드(피어리드당 20분씩이어서 전체 경기 시간은 60분)동안 50초에서 1분 간격으로 쉴새 없이 선수가 교체된다.

아이스하키가 경기내내 일정한 스피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비밀은 이 '무한정 선수교체'에 숨어 있다. 실제로 톱클래스 선수들도 50초 정도 빙판위를 달리다보면 체력이 급속히 방전된다. 그만큼 순간 스피드가 빠르고 체력소모가 심하다.

아이스하키 아시안리그에서 득점왕에 올랐던 송동환(은퇴)은 "50초를 타면 다리가 굳어지는게 느껴진다. 숨도 엄청나게 가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1라인의 선수라면 먼저 나와 50초를 숨가쁘게 달린 뒤 2라인에서 4라인의 선수가 뛸 동안 150초(2분30초) 정도 쉬면서 체력을 보충한뒤 다시 빙판위로 나가게 되는 셈이다. 경기가 이렇게 진행되니 경기 스피드가 끝날 때까지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 축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을 돌리는 지공이나, 이른바 '침대축구'는 빙판위에서는 원천적으로 일어날 수가 없다. 물론 1라인에서 4라인의 선수들이 모두 순서에 맞춰 같은 시간을 뛰는 것은 아니다. 경기 상황에 따라서 투입되는 횟수는 당연히 달라진다. 주전라인업인 1라인 선수들이 뛰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그래서 아이스타임(경기중 실제로 투입된 시간)은 선수들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NHL에서 톱클래스 공격수의 아이스타임은 20분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또 쉬는 시간 동안 얼마나 완벽하게 회복(리커버리)할 수 있느냐가 선수 개인의 중요한 능력이 된다. 송동환은 "경기 후반에 가면 쉬는 시간동안 회복되는 정도가 (경기 전반에 비하면)80% 정도된다. 좋은 선수일수록 회복력이 빨라야 된다"고 밝혔다. 그래야 계속 스피드와 파워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이스하키의 또 다른 매력은 거칠다는 것에 있다. 물리적인 충돌에서 느껴지는 쾌감을 빼놓을 수 없다. 아이스하키는 그 어떤 종목보다도 강렬한 신체 접촉이 허용된다. 또 1대1 싸움이 규칙상으로 허용되는 유일한 구기종목이다. 빙판위를 빠르게 달리는 스케이터들이 직접 몸에서 몸으로 부딪히는 바디체크를 벌이는 것은 아이스하키만의 마력이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아이스하키 마니아인 김정민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장 겸임)은 "비유하자면 아이스하키는 레이싱과 투기종목의 매력을 섞어놓은 느낌이 있다"고 설명했다.

워낙 몸싸움이 거칠다보니 입고 있는 장비도 엄청나다. 머리에 쓰는 헬멧은 기본이고 숄더 패드(상체보호) 엘보우 패드(팔꿈치보호) 글로브(손보호) 씬가드(무릎과 정강이보호) 하키 팬츠(낭심과 엉덩이보호) 등을 입는다. 김정민 위원은 "아이스하키는 워낙 거친 운동이다. 선수들이 장비를 완전히 갖추고 등장하는 모습을 '현대판 글래디에이터'로 비유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라면서 "손에 든 스틱, 발에 신고 있는 스케이트 등이 어떨 때는 상당히 위험한 흉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보호장비는 필수"라고 말했다.

날아오는 퍽(puck,두께 2.54㎝ 지름 7.62㎝ 무게 156~170g으로 주로 경화고무로 만든다)을 막아내야 하는 골키퍼는 착용하는 장비가 더 견고하다. 선수들이 경기중에 사용하는 도구와 옷을 모두 한 가방안에 담으면 그 무게가 17㎏정도 나간다고 한다. 골키퍼는 20㎏에도 이른다. 이러다보니 국가대표팀이 해외 원정을 갈 때 옮기는 화물 총량은 2톤에 육박한다고 한다. 장비가 주는 독특한 매력도 아이스하키의 중독성에 한몫을 한다. 김성수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경기력향상위원은 "아마추어 동호인중에는 장비의 매력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장비로 무장한 모습을 보거나, (동호인의 경우)장비를 직접 착용하게 되면 마치 투구나 갑옷을 입고 싸움터에 나서는 전사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고 거기에 매료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아이스하키는 또 관중에게 공감각적인 쾌감을 준다. 보통의 구기 종목은 보는 것(시각)에서 만족을 준다. 하지만 아이스하키는 듣는 것(청각)에서 주는 즐거움이 만만치 않다. 전사처럼 중무장한 선수들이 서로 충돌할 때 나는 소리, 선수들이 보드에 부딪힐 때 들리는 둔탁한 음, 서로 들고 있는 스틱이 마치 칼싸움을 하듯이 합을 겨루면서 튀어나오는 소리, 페이스오프를 하면서 퍽을 다툴 때 나는 쿵 소리 등이 경기내내 끊이지 않는다. 감각은 하나에 다른 하나가 더해질 때 그 쾌감이 배가된다. 아이스하키는 현장에서 즐길 수록 더 빠져든다는 말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초등학생 선수를 둔 한 학부모는 "우리나라에서 아이스하키가 아직 비인기종목인 것은 (일반팬들이)링크에서 경기를 볼 수 있는 환경이나 분위기가 북미나 유럽보다 적기 때문이다. 반면 선수 학부모들이 쉽게 아이스하키 마니아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장성에 있다. 아이들을 따라 현장에서 경기를 계속 보다보면 거친 숨소리까지 직접 느낄 수 있는 현장의 매력에 바로 빠져들게 된다"고 털어놨다.
 
이렇듯 아이스하키는 다른 구기 종목과 '무언가 다른 것'이 있다. 김성수 위원은 "사실 빙판위에서 많은 장비를 필요로 하는 운동의 특성상 아이스하키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운동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아이스하키는 직접 하는(또는 보면서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는 무언가 다른 종목과는 다르다는 독특한 우월감내지는 일체감이 형성될 수 있다는 뜻이다. 경기 규칙 상에도 아이스하키의 독특함은 쉽게 발견될 수 있다. 다른 구기 종목은 라인밖으로 공이 나가면 무조건 경기가 중단된다. 하지만 아이스하키는 1.2~1,22m 높이의 목재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펜스를 통해서 퍽이 라인밖으로 나가는 일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경기의 연속성이 강할 수밖에 없다. 펜스를 이용한 플레이는 아이스하키에서만 볼 수 있다. 또 골라인 밖에서도 플레이가 이어지는 유일한 구기종목이다. 심지어 골라인밖에서도 스틱을 이용해 골을 넣는 것이 가능하다. 골대를 중심으로 360도 입체적인 플레이가 펼쳐질 수 있는 운동도 아이스하키밖에 없다.


이제 빠르고, 거칠고, 공감각적인 쾌감을 주는 아이스하키의 매력 속으로 조금 더 들어가보자.

2. 아이스하키는 왜 싸움을 허용할까?

아이스하키 링크장은 가로 60m, 세로 26~30m의 직사각형 모양이다.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푸른 색 선(블루라인)이 그어져 있어 대략 경기장이 삼등분돼 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공격하는 팀을 기준으로 한다면 맨 왼쪽이 디펜스존(수비구역) 가운데가 뉴트럴존(중립구역) 오른쪽이 오펜스존(공격구역)이라고 할 수 있다. 링크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60m를 스케이터들이 쾌속으로 질주하면 대략 5~6초 정도 나온다고 한다.

아이스하키 포지션은 공격수 3명, 수비수 2명, 골리 1명으로 구성된다. 공격수는 가운데에 서는 센터와 좌우 측면에 포진하는 윙어(레프트 윙, 라이트 윙)로 구별된다. 좌우 윙은 골잡이 성격이 가장 강하다. 상대적으로 체구가 작아도 되지만 대신 스피드와 골 결정력이 중요한 덕목이다. 센터는 축구에서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비유될 수 있는데 피딩능력이 필요하고 페이스오프를 잘 따내야만 한다. 공격수 가운데 수비능력도 가장 필요한 자리이다. 현역 시절 라이트 윙이었던 송동환은 두 포지션의 차이에 대해서 "윙은 골감각과 스피드, 개인기가 좋아야 하고 센터는 전체 경기를 읽는 눈과 패스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수비수는 공격수보다는 체격이 큰 것이 훨씬 유리하다. 움직임의 폭이 크기 때문에 스케이팅 능력이 중요하고 우리 팀의 디펜스존에서 탁월한 장거리 슛을 때려 상대방을 흔들어주면 금상첨화다. 경합시 퍽을 따낼 수 있는 퍽 컨트롤도 필수적이다. 골리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정민 위원은 "현대 아이스하키 특히 토너먼트대회같은 단기전에서 골리의 중요성은 야구의 선발투수같은 존재로 비유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골리는 한 경기에서 많으면 50개 정도 쏟아지는 슛을 막기 위해서 순발력이 좋아야 한다. 반사신경이나 멘털도 탁월해야 하고 체격도 가장 좋은 편이다. 20분 정도 뛰면 톱클래스인 스케이터와 달리 보통 풀타임을 소화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매우 힘든 포지션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좋은 골리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추세다. 김 위원은 "요즘 팀에 미치는 포지션별 비중은 골리~수비수~공격수 순으로 봐야 한다. 좋은 플레이어를 구하기 어려운 순서도 이 순서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골리는 보통 1번을 단다. 수비수는 2,4,5번 등 앞번호가 많다. 공격수는 두자리 수 번호를 주로 이용하는데 센터는 19번이 보통이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이렇게 구성된 아이스하키팀은 골리를 제외하고 5대5로 빙판위 대결을 펼친다. 그 과정에서 무수한 몸싸움이 벌어지는데 국내 팬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아이스하키 용어가 바로 '바디체크'일 것이다. 바디체크는 퍽을 가지고 있는 상대 선수를 몸으로 가격해 퍽의 소유권을 빼앗아 오려는 시도를 말한다. 이렇게 대놓고 몸싸움을 허용하는 것이 앞에 말한 것처럼 아이스하키의 최대 매력이자 중독성이다. 클린 히트(Clean Hit)는 한마디로 퍽을 가지고 있는 상대 선수를 정당한 방법으로 부딪혀서 상대로부터 완벽하게 퍽을 분리해 내는 것을 말한다. 상대 선수가 정당한 몸싸움으로 나가떨어지면서 우리 선수가 퍽을 뺏어오는 장면을 보면서 팬들은 대리만족과 희열을 느끼게 된다. 비유하자면 축구의 멋진 태클과 권투의 KO펀치가 합쳐진 쾌감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워낙 몸싸움이 심하다보니 클린 히트와 반칙을 구별하는 것도 쉽지 않다. 클린 히트는 자신의 어깨를 이용해 상대방 어깨쪽 상체를 가격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이때 목 위를 때린다던가 무릎같은 하체를 가격하는 것은 반칙이다. 또 기본적으로 퍽을 소유한 선수(또는 직전까지 소유했던 선수)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

바디체크 과정에서 반칙이 벌어지면 심판은 해당 선수를 퇴장시키는 페널티를 준다. 반칙의 경중에 따라 퇴장 시간이 달라지는데 마이너 페널티(2분)더블 마이너 페널티(4분) 메이저 페널티(5분) 등으로 구분된다. 이 대목에서 아이스하키의 또다른 매력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파워플레이(PP)'가 등장한다. 즉 A팀에서 한명이 2분 퇴장당하는 상황이 되면 지금까지 5대5의 싸움에서 4(A팀)대5(B팀)의 싸움이 벌어지게 된다. B팀의 입장에서는 2분동안 한명의 선수가 더 많은 수적 우위에서 경기를 하게 되는데 이 상황을 바로 파워플레이라고 한다. 반대로 A팀의 입장에서는 선수가 한명 모자란 상황에서 2분을 버텨야만 하는데 이 상황을 '페널티 킬링(PK)'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페널티 발생으로 스케이터 숫자가 균등하지 않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유리한 쪽은 PP가 되고, 불리한 쪽은 PK가 된다. PP에서 얼마나 득점 성공률이 높은지 또는 PK에서 얼마나 실점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을지는 그 팀의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바디체크가 허용되는 아이스하키에서는 페널티 상황이 빈번하게 벌어지게 되고 결국 PP(또는 PK) 상황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또는 버터내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된다. 파워플레이에 대해서는 세번째 질문에서 좀더 깊게 검토해 보도록 한다.

몸싸움이 심한 아이스하키의 매력이 극단적으로 표출되는 순간이 있다. 바로 인포서(Enforcer)의 존재이다. 바디체크같은 몸싸움을 넘어서 아예 대놓고 일대일 주먹다툼을 벌일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투기종목이 아닌 구기종목에서는 오직 아이스하키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다(물론 모든 아이스하키에서 허용되는 것은 아니고 NHL 등 일부 리그에서만 볼 수 있다). 앞서 봤듯이 아이스하키는 수시로 바디체크가 벌어지는 격렬한 스포츠다. 그런데 사람이다보니 항상 클린 히트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심판 모르게 교묘한 반칙을 하기도 하고, 스틱을 이용해 슬쩍 얼굴을 때리기도 한다. 특히 상대방 주 득점원이나 골리의 신경을 자극하는 반칙성 플레이가 줄을 이을 수가 있다. 이때 이런 상황을 그냥 내버려두면 팀 사기에 매우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하는 사람이 바로 인포서다(그래서 인포서를 싸움꾼 fighter이나 깡패 goon라고 부르기도 한다). 양팀 간 끓어오른 감정을 일종의 '대리 싸움꾼'이 일대일로 맞붙어서 감정을 풀어버리고 다시 경기에 집중하라는 의미다. 프로야구처럼 감정이 쌓인 상태에서 양팀 선수들이 모두 더그아웃을 뛰쳐나와서 대치하는 벤치 클리어닝하고는 조금 다르다. 아이스하키는 스틱이나 스케이트 날 등 '무기'가 많아서 집단 난투극이 벌어지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부상위험도 줄이고 서로 감정을 푸는 계기를 주기 위해서 각팀에서 한명씩 엔포서를 내보내 일대일로 주먹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감정싸움을 마무리한다.

여기에도 암묵적인 룰이 있다. 일대일로 싸울 때 다른 선수들은 끼여들지 않는다, 한쪽이 넘어지거나 코피를 흘리면 싸움을 끝낸다(그런면에서 마치 어린시절 골목대장끼리의 맞장 대결과 비슷하다), 선심이 보통 싸우는 동안 심판을 본다 등등이다. 인포서는 보통 주전급이 아닌 4라인 수준의 윙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빠져도 실전력에는 큰 영향이 없는 선수라는 뜻이다. 요즘은 NHL에서도 빠른 템포와 득점많은 경기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규칙개정이 이뤄지고, 인포서들의 건강문제도 대두되면서(실제로 2011년 한해동안 NHL의 인포서 3명이 이런저런 이유들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통적인 인포서들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포서의 존재 자체는 '폭력성'을 스포츠의 틀안에서 최대한 허용해 팬들의 대리만족 수치를 높이려는 아이스하키만의 특성을 매우 잘 보여주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폭력적'인 성향이 큰 인포서의 존재외에 아이스하키에서는 빼어난 피지컬 능력이 필요한 선수를 뜻하는 용어가 또 하나 있다. 바로 강력한 체킹(수비) 능력을 가진 선수들을 칭하는 그라인더(Grinder,분쇄기 또는 칼을 가는 사람이라는 뜻)다. 그란인더는 득점능력보다는 상대방을 체킹해 '분쇄'해 버리는 능력을 더 높게 평가받는다. 특히 보드를 따라서 상대 선수들을 체킹해서 쓰려뜨리는 모습이 분쇄기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이런 용어가 붙었다. 그라인더는 상대를 분쇄하기 위해서 피지컬 능력이 특히 요구된다는 점에서는 엔포서와 흡사한 면이 있지만, 돌발적인 상황에서만 등장하는 엔포서와는 달리 상시적으로 팀의 수비능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크게 차별화된다. 강한 팀이 되기 위해서는 득점력 좋은 공격수와 그라인더의 밸런스가 필요하다는 것이 상식으로 통한다. 그라인더의 존재는 공격과 수비의 비중을 함께 높게 평가하는 아이스하키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특성은 다음 하편의 세번째 질문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게 된다.

3. 아이스하키는 왜 어시스트를 두개까지 인정해 줄까?

아이스하키의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아이스하키의 종주국격인 캐나다 출신 레스터 패트릭(Lester Patrick,1883~1960)이라는 사람이다. 선수,감독,단장으로 모두 스탠리컵(NHL의 우승컵)을 6번이나 들어올린 위업을 세웠을 뿐아니라 현대 아이스하키의 매우 중요한 규칙을 수립한 인물이다. 그가 만든 22개의 새로운 규칙은 아직까지도 많이 통용되고 있다(그래서 그는 나중에 '현대 하키의 두뇌'로 칭송받았다). 아이스링크에 블루라인을 처음 그린 사람도, 전진패스를 처음 허용한 사람도 그였다(초창기 아이스하키는 전진패스가 안됐다). 지금은 아이스하키뿐만 아니라 대부분 프로스포츠에서 통용되고 있는 플레이오프라는 개념을 처음 만들어 낸 사람이기도 하다(그런 면에서 플레이오프제도를 통해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전세계 프로스포츠는 레스터 패트릭에게 많은 빚을 진 셈이다). 그는 또 도움(어시스트)라는 개념도 처음 정립했다. 그 이전에는 득점(골)이라는 개념밖에 없었는데 패트릭이 골이 들어가는 과정까지 도움을 준 사람에게 어시스트라는 '훈장'을 달아줬다. 재미있는 것은 패트릭이 아이스하키에서 처음 도움이라는 개념을 만들었을 때 골이 들어가기 전까지의 상황을 고려해 3개까지 어시스트를 줬다는 점이다. 이후 한동안 이렇게 통용되다가 1936년부터 3개는 너무 많다는 의견에 따라 한골당 어시스트를 2개로 줄였다. 지금도 축구나 농구와 달리 아이스하키는 골당 어시스트를 2개까지 인정하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말하자면 골로 연결된 직전 패스(퍼스트 어시스트) 외에도 그 이전 패스(세컨드 어시스트)까지 도움으로 인정한다.

아이스하키에서 더욱 재미있는 것은 골과 어시스트를 거의 동가로 친다는 점이다. 축구에서는 아무래도 골의 가치가 어시스트를 압도한다. 득점왕의 가치는 도움왕과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아이스하키는 다르다. 1골도 1포인트이고, 1도움도 1포인트이다. 골과 도움의 가치를 같이 평가한다. NHL에서는 1998년까지 포인트상(아트 로스 트로피)만 있었다. 스코어링 리더(Scoring Leader)라고 하면 포인트가 많은 선수이지 골을 많은 넣은 선수를 뜻하지 않았다. 1998년 이후에는 최다골에게도 따로 상(모리스 리샤르 트로피)을 주고 있지만 여전히 포인트상이 최고로 대접받는다.

그렇다면 아이스하키에서만 왜 유독 골과 도움의 가치를 같이 평가해주고 도움을 두개씩이나 인정해주고 있을까.

김정민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아이스하키만큼 단체를 강조하는 팀 스포츠는 없다. 아이스하키에서는 골이 나올 때까지 팀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가장 높이 평가한다. '너 혼자 잘나서 골을 넣는게 아니다'는 뜻이다. 그만큼 팀워크를 가장 큰 가치로 둔다. 이런 정신이 어시스트를 중시하는 제도로 표출된 것이다. 아이스하키에서는 팀의 가치를 최우선시하는 것이 불문율"이라고 말했다.

아이스하키의 경기 방식과 시스템을 보면 왜 팀 플레이를 최우선으로 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상편에서 말했듯이 한 팀안에는 4개의 라인이 존재한다. 한 라인은 보통 50초 정도 뛰고 다른 라인으로 교체된다. 1,2라인은 득점력이 우선시돼 스코어링 라인으로 불리고 3,4라인은 수비력이 좀더 강조돼 체킹 라인으로 통한다. 경기를 할 때는 물론이고 훈련을 할 때에도 라인별로 움직인다. 그래야 실전 상황에서 준비된 움직임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 아니라 팀(좁게는 라인)이 우선시 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우리 팀이 수적 우위에 있는 파워플레이(PP) 상황이 되면 공격에서 매우 유리해진다. 이때는 득점력이 높은 스코어링 라인을 투입해 반드시 골을 넣으려고 시도하게 된다. 반대로 우리가 수적 열세에 놓인 페널티킬링(PK) 상황이 되면 수비를 강화해야만 한다. 이때는 체킹 라인을 투입해 실점을 막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노력하게 된다. PP 상황에서는 득점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기존의 공격수 3명+수비수 2명의 조합에서 공격수를 4명 투입하고 수비수 1명을 두는 전술을 구사하기도 한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그래서 우리팀의 어떤 라인을 상대팀의 어떤 라인과 맞붙일 것인가, PP나 PK 상황에서 어떤 라인을 투입해 득점에 성공(또는 실점을 막는데 성공)할 것이냐는 감독의 전술적 능력을 판단하는데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된다. 비유하자면 PP(또는 PK)에서의 성공률이 높다는 것은 감독이 20명의 말(馬)를 상황별로 잘 조합해서 썼다는 뜻이 된다. 보통 PP 상황에서 골을 넣는 성공률이 20%를 넘으면 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25%를 넘어서면 굉장히 뛰어난 수준이다. 이처럼 경기도중 서로 상대하는 선수 수가 수시로 변해서 PP(또는 PK) 상황이 발생하는 것도 다른 종목에서 볼 수 없는 아이스하키만의 특징이다(축구는 퇴장당하면 수적열세가 끝까지 이어지지만 아이스하키는 줄었다가 다시 정상으로 복원되는 상황이 수시로 반복된다. 이에 따른 전술적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중급 이상의 팬들이 느낄 수 있는 묘미 가운데 하나다).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아이스하키는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삼다보니 자연스럽게 '전원공격-전원수비'의 특징을 갖출 수밖에 없다. 공격수에게도 수비력이, 수비수에게도 공격력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는 뜻인데 어시스트를 두개나 인정해주는 규칙에 힘입어 공격수보다도 더 많은 포인트를 올리는 '공격형 수비수'의 존재가 두드러지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드루 다우티(LA킹스)가 팀내 최다 포인트(4골2도움)을 올리면서 캐나다의 금메달 획득에 일등공신이 됐다. 아이스하키에서 공격형 수비수의 효시는 바비 오어가 꼽힌다. 오어는 1969~1970 시즌에 33골87도움을 마크하며 수비수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포인트왕에 올랐다. 1974~1975시즌에는 46골89도움으로 두번째 포인트왕에 등극했다. 특히 1970년 NHL에서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MVP, 포인트왕과 최고 수비수를 석권한 것은 불멸의 기록으로 남아있다. 축구에서 아무리 득점력있는 수비수라고 해도 득점왕을 차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이스하키의 특성이 얼마나 독특한지를 잘 보여주는 대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오어는 이런 혁명적인 성과를 기반으로 아이스하키의 최고 전설로 불리는 웨인 그레츠키보다 어떤 면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축구에서 펠레나 마라도나보다 '토털 사커'의 개념을 확립한 요한 크루이프를 더 높게 평가하는 이들이 있듯이 말이다.

아이스하키에서는 공수 양수겸장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다보니 '투웨이(Two-way) 포워드'라는 용어도 생겼다. 수비능력이 뛰어난 공격수를 뜻한다. 투웨이 포워드는 팀내에서 공격적 공헌과 수비적 공헌을 함께 평가받는 알토란같은 선수로 통한다. NHL에서도 뛰어난 수비력을 보여준 공격수에게 별도로 상(프랭크 J 셀케 트로피)를 수여한다. '공격형 수비수'나 '투웨이 포워드'의 존재는 '전원공격-전원수비'를 이상으로 삼는 현대 아이스하키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아이스하키도 실전 또는 훈련때 사용하는 기본 전술이 있다. 가장 기본적인 전술은 포어체크(forecheck)을 위한 시스템이다. 포어체크는 상대 수비지역에서 상대방을 압박하는 행위를 뜻한다. 공격구역쪽으로 퍽을 날린 뒤 이를 추격하는 이른바 '덤프 앤 체이스(dump & chase)'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포어체크다('덤프 앤 체이스'는 축구로 말하자면 '킥 앤 러시'와 비슷한 개념이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훈련 과정에서 끊임없이 공격적인 포어체크를 강조한다. 백 감독이 대표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내용을 정리하면 '수비구역에서는 빠르게 플레이해서 신속하게 브레이크아웃(다음 선을 돌파하는 것을 뜻함)하라'~'중립구역에서는 공격적인 포어체크로 상대의 많은 실수(턴오버)를 유발시키면서 공격으로 전환하라'~'빠르게 중립구역을 통과해 공격지역으로 돌입한 이후에는 공격지역을 넓게 활용하면서 상대 문전에 많은 퍽을 투입하라. 문전 혼전을 유발하고 슛이후 리바운드를 따내라'로 크게 정리된다. 즉 수비구역~중립구역~공격구역을 거치면서 숙지해야 할 팀 플레이가 이미 정해져 있고 이를 훈련과정을 통해 반복해 실전에 효율적으로 적용해야만 한다.

기본적인 포어체크 시스템을 소개하면 2-1-2, 1-2-2, 1-3-1, 1-4 등이 있다. 2-1-2는 가장 기본형이다. 2명의 공격수가 상대 수비수를 압박하기 위해 깊게 들어가 있고 나머지 공격수가 블루라인 근처에 있는 자기팀 두명의 수비수 앞에서 버티는 모양이다. 1-2-2는 한명의 공격수가 깊게 들어가 있고 두명의 좌우 공격수가 상대의 윙어를 우선 마크한다. 1-3-1은 수비수 한명이 맨 아래로 처지고 다른 수비수 한명이 공격수 2명과 함께 가운데 포진하면서 한명의 공격수가 최전방에 깊숙히 들어가는 형태를 띠고 있다. 1-4는 이른바 '뉴트럴존 트랩'을 쓰는 지역방어 방식이다. 이외에 스웨덴이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조별리그에서 그 대회 우승팀 캐나다를 5-2로 대파할 때 사용한 전술로 유명한 토피도(어뢰) 시스템(2-2-1) 등이 있다.

각 팀은 기본 시스템에 맞춰 훈련을 진행하게 된다. 예를 들어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이 1-2-2의 포어체크 시스템으로 훈련을 할 때는 맨 앞 공격수에게는 '상대가 의도대로 플레이할 수 없도록 퍽을 쫓는 임무'가, 좌우 공격수에게는 '상황에 따라 상대에게 압박을 가하면서 밸런스를 유지하는 임무'가 각각 주어진다. 수비수에게는 '퍽의 방향을 읽어내면서 적절한 압박으로 퍽이 빠져나갈 틈새를 막는 임무'를 맡긴다. 이렇게 상황별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훈련이야 말로 실전 적응력을 높이는 최고의 수단이 된다. 즉 훈련을 통해서만 '조직된 경기(disciplined game)'을 할 수 있게 되고, '시스템 안에서 자신만의 게임(game within the system)'을 펼칠 수 있게 된다.
  
경기를 보다보면 골키퍼를 빼고 스케이터 한명을 더 투입하는 극단적인 공격전술이 나오기도 한다. 이른바 엠프티 넷 플레이(Empty Net Play)다. 통상적으로 한골차로 지고 있는 팀이 경기 종료 직전 마지막으로 던지는 '이판사판'의 승부수다. 아이스하키를 주제로 한 국내 영화 '국가대표2'에서 한국과 북한이 마지막 경기를 할 때 한국대표팀이 엠프티 넷 플레이를 펼치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은 영화적 재미를 위해 일부러 만든 상황이 아니라 실제로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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