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여대 재학생 50명 갤러리 인사아트에서 사진展
인생의 반을 쏟아부어 들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닌 대학’…. 한국은 6·25전쟁 후 단기간 내에 경제성장을 이룩한 나라지만, 급속도로 추진한 경제정책과 그로 인한 교육정책의 흐름 속에서 대학 서열화 및 학벌주의 등 극복해야 할 여러 과제를 남겼다. 학생들은 ‘무엇이 되겠다’고 공부하면서 가치관을 형성하며 무언가 되기 위해서 배우지만 대학을 목표로 한 입시경쟁 속에서 개개인의 정체성 확립과 인생의 목표에 대해서 충분히 사유할 여유나 기회들이 없었다. 대학만 가면 모든 것의 완성이라 생각했던 세대는 막상 대학이라는 현실을 마주하면 무기력해진다.
갤러리 인사아트 제3전시장에서 2019년 5월 1일부터 6일까지 덕성여대 대학생 50명으로 이뤄진 기획전 ‘안녕!? 화이부동(和而不同) : 카메라 안에 우리들’(We in the Camera)이 열린다. 전시에는 사진 작품 50여 점이 내걸린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에 쓰인 사자성어인 화이부동(和而不同)은 사전적으로 남과 화목하게 지내기는 하지만 무턱대고 남의 의견에 동의해 무리를 지어 어울리지는 않는다는 뜻을 지녔다. 어쩌면 화이부동은 각종 SNS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인정받고 공감하기를 원하지만 그 폭넓은 교제의 ‘소란한 와중’에도 결코 공허함을 채우지 못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20대들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인지 모른다. 결국 전시는 사회적 상황이나 활동에 대한 현저하고 지속적인 두려움과 ‘사회불안’(SocialAnxiety)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덕성여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로 이뤄져 있어 사회적 상황에서 느끼는 불안과 갈등 속에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여성의 심리적 부담과 갈등을 잘 그려내 보여주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텅 빈 지하철 공간, 미완성된 텍스타일 디자인, 외로움이 가득 묻어나는 혼밥 식당, 폐쇄된 공간을 연상시키는 벽, 꿈꿔온 구원의 약속 장면 등의 사진을 만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갤러리 인사아트의 최형욱 총괄은 “전시에 작품을 출품한 학생들은 작가가 아니라 각기 전공이 다른 학생들일 뿐이고, 학생들 스스로 ‘우리의 생각을 사진으로나마 세상에 알리고 싶다’는 순수한 취지에서 전시가 기획됐다”며 “그들이 ‘작가 프레임’에 연연하는 작가가 아니어서 더욱 우리 시대 20대들의 자화상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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