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세계인입니다
어제는 퇴근하고 집에 와서 저녁을 먹는데
대종상 시상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청룡영화상,, 대종상 등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시상식들은 빼놓지 않고 보곤 했었는데
이제는 이렇게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보게 됩니다
하지만 영화는 꾸준히 한달에 최소 2편 정도는 보러 가기 때문에
이번 대종상 시상식에서 후보에 오른 영화들은
대부분 본 것들이었고 또 본 것들 중에 상을 받으니
괜히 기분이 좋고 즐거웠습니다
어쩐지 연말 방송사 시상식이 성큼 다가오는 기분이네요

헬싱키에서 돌아와 하루를 다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자고 일어나
체크아웃을 하는 날,, 이른 아침 일어나 호텔에서 부른 택시를 타고
상트페테르부르크 외곽에 멀찌감치 있는 여름궁전으로 왔습니다
앞선 포스팅에서 한번 여름궁전을 실패하고 못가나 했는데 상트에서의 마지막날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편의 시간이 대략 오후 3시경이었기에
아침일찍 택시를 타고 이곳에 도착해서 오전동안 둘러보고 다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가면
어차피 국내선이기에 1시간 전에만 도착하면 되기에 그 위험한 도전을 실행하기로 했습니다
호텔에서 불러준 택시는 여름궁전까지 천루블이었습니다
해군성본부 앞의 선착장에서 수중익선을 타면 1인당 700루블인 점을 감안하면
택시가 훨씬 저렴한 것이었지요 시간도 40분정도 밖에 안걸렸습니다
여름궁전 입장료는 분수정원이 1인당 700루블,, 그리고 대궁전 내부관람이 1인당 600루블입니다
하지만 시간관계상 대궁전 내부는 관람할 수 없었습니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처럼 아직 오픈도 안했는데 긴줄이 서있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문제는 입장권을 끊고 나서 이 넓은 곳을
캐리어를 포함한 짐들을 들고 어떻게 다니냐는 것이었는데
일단 대궁전 앞에서 사진을 찍는데 경비원 아저씨가 우리를 보고
매표소 옆에 가면 무료 짐 보관소가 있다고 알려줍니다
이게 대체 무슨 행운인가 싶었어요
정말 매표소 옆에는 매점 천막이 있고 그 옆에
컨테이너 박스에는 무료 짐 보관소가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저 같은 분이 계시다면 이 무료 짐 보관소를 꼭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가뿐한 마음으로 다시 대궁전의 정원으로 왔습니다
금빛으로 빛나는 멋진 대궁전을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대궁전을 기준으로 분수정원과 일반정원으로 구분됩니다
먼저 둘러본 곳은 무료입장이 가능한 일반 정원입니다
모든 나무들을 마치 하나의 긴 네모처럼 다듬어진
정원은 정말 사람의 손길이 굉장히 정성스레 담겨진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마법이라도 일어날 것만 같은 터널은
누구라도 한번쯤 지나가보고 싶게 하지요
동상의 나라인 러시아답게
정원과 연못 그리고 동상은
마치 하나의 셋트처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시간은 오전 9시경이었습니다
대궁전의 오픈시간은 10시반
분수정원의 오픈시간이 9시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사람이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정원을 거닐 수 있었습니다
정원사들이 열심히 정원을 가꾸고 있습니다
이 넓은 곳을 사람이 직접 관리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각종 장비들이 동원되는 것은 당연하지요
쾌청한 하늘 아래로 아름다운 나무정원길을 걷습니다
이 정원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넓습니다
대궁전 앞은 벌써부터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습니다
굉장하네요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다듬어진 나무들을
보는 재미가 있는 여름궁전입니다
이 정원의 끝은 정문처럼 큰 문이 있습니다
단체 관광객들은 보통 저 문에서 버스가 정차하면
내려서 이 정원을 관람하며 들어옵니다
마치 두명의 근위병처럼 대궁전 앞에 버티고 서있는
두 그루의 나무들
대궁전 중앙으로 부터 정문까지는 분수와 길이 이어집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분수에서는 물이 쏟아져 나오지 않습니다
잔잔한 연못 위로 우뚝선 동상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각각의 주제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마치 신화속의 모습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열심히 걸으며 돌았지만
이 정원을 제대로 둘러본 건지 잠시 의문이 듭니다
이렇게 멀리서 찍지 않으면
대궁전의 모습을 한 컷에 담기 힘듭니다
서서히 구름 한점 없던 맑은 하늘에
뭉게뭉게 구름이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이제 분수정원으로 입장합니다
여름궁전의 분수정원의 모습은
비엔나의 쇤부른 궁전이나 잘츠부르크의 미라벨 정원과
상당히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요
분수쇼가 시작되기 한참 전의 시간이라
분수정원도 상당히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습니다
분수에서 시작되는 작은 운하를 따라가면
바다와 만나는 곳이 수중익선 선착장입니다
해군성본부에서 수중익선을 타고오면 저 곳에서 내려
바로 입장권을 끊고 들어오게 됩니다
모든것이 금빛으로 장식되었습니다
꼭 푸마같이 생겼네요
나중에 분수쇼가 시작되면 이렇게 정면에서
분수정원을 내려다보기 힘드니
미리미리 그 모습을 담아둡니다
분수정원의 분수쇼는 11시에 시작합니다
비행시간이 조금만 더 빨랐어도 보지 못하고 갈 뻔했지요
그래서 분수가 시작되지 않은 분수정원은
약간 적막하기도 합니다
러시아에 와서 처음으로 따스함을 느꼈습니다
역시 떠나는 날이 가장 날시가 좋기 때문일까요
이곳에서라도 맑은 하늘과 날씨여서 다행입니다
대궁전 앞 분수정원의 가장 위 명당자리는
이미 만석입니다
수많은 동상은 서로 다른 동자과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지만
가까이 갈 수 없으니,,
분수쇼가 시작되기까지 시간이 좀 남았으니
일반정원만큼 더 거대한 분수정원을 좀 둘러보기로 합니다
잔디를 하도 깎아서일까요
운하의 물은 상당히 더러워보입니다
깎은 잔디가 그대로 물로 들어오기 때문이지요
분수정원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도 좋지만
내려와서 정면에서 보는 것도 꽤 좋습니다
여름궁전은 상트페테르보르크와 핀란드가 만나는
핀란드만에 지어진 곳이기 때문에 바닷가를 거닐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왜인지 바다가 잿빛입니다
마치 망그로브숲이 있는 갯벌바다가 그렇듯이요
다시 분수정원으로 가는 길에 화장실에 들르려
숲의 산책로를 걷습니다
화장실을 찾기가 힘들다보니
자연스레 숲길도 걷게 됩니다
나름 일석이조랄까요
하지만 큰일날 뻔 했습니다
화장실때문이었지만
숲길이 너무나 아름다웠기 때문이지요
안왔다가는 정말 후회할 뻔했습니다
울창하고 푸르른 숲 사이로 햇빛이 들어오는
평화로운 자연의 풍경은 어떤 기분이든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그래서 초록은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색인가 봅니다
숲길도 걷고 화장실도 다녀왔겠다
이제 분수정원에서 분수쇼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립니다
약 10분정도 남았는데
시간은 참 더디게도 흘러갑니다
이윽고 우렁찬 음악소리와 함께
분수쇼가 시작됩니다
그동안 분수정원 여기저기에 있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이곳에 몰린 듯
엄청난 인파입니다
단체관광객들은 가이드가 모두
분수쇼의 시간에 맞춰 모든 손님들을 데리고 온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 분수쇼를 보기위해
이 먼곳까지 입장료치고는 비싼 돈을 주고
이 여름궁전까지 오기 때문이지요
심지어 무지개도 만납니다
제가 여행에서 무지개운은 좀 있나봅니다
분수쇼가 조금 시들해지니 사람들도
하나둘 제갈길을 갑니다
우리도 이제 공항으로 가야하니
계단을 오르면서 분수쇼를 지켜봅니다
흥겨운 음악에 맞춰 분수가 춤을 추니
덩달아 신이날 수 밖에요
여름궁전에서 나와 짐을 찾고
러시아에서 쓰이는 겟택시 앱을 통해
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탑니다
여름궁전에서 공항까지 천루블정도니
여름궁전은 이렇게 택시를 이용하는게 오히려
돈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수단이 됩니다
여행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절대 택시를 타지 않는 제가 택시를 탈 정도니 말이죠
그렇게 약 30분만에 공항에 도착해
우리는 모스크바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