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치솟는 美 코로나 확진자…2주새 2배로 늘며 하루 12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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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8.11. 오전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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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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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 앞두고 플로리다·텍사스선 '학교 마스크 금지령'으로 갈등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시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의무화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에서 인도발(發)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기준 미국의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주 전보다 2.18배로 증가한 12만4천470명이라고 10일 집계했다.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을 넘긴 것은 겨울철 대확산이 조금씩 누그러져 가던 올해 2월 이후 처음이라고 NYT는 전했다.

플로리다·루이지애나주에선 최근 7일간의 하루 평균 확진자가 새 기록을 작성하는 등 미 남부의 상황이 특히 심각한 실정이다.

다만 미주리·네바다·아칸소주 등 올여름 재확산을 초기에 이끌던 주의 일부 지역에선 확진자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사실상 미 전역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은 심각한 상황이다. CNN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98.2%인 약 3억2천500만명의 미국인이 코로나19 전염률이 높거나 상당한 카운티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전염률이 높거나 상당한 지역은 백신을 다 맞은 사람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CDC가 권고한 곳이다. CDC는 최근 1주일간 신규 확진자가 인구 10만명당 100명 이상이었거나 양성 판정 비율이 10% 이상일 때 전염률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NYT는 또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는 2주 전보다 1.87배로 늘어난 6만3천999명, 사망자는 2.01배로 증가한 553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사망자 증가세가 확진자 증가세보다 완만한 것은 취약 계층인 65세 이상 고령자의 80%가 백신을 맞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AFP=연합뉴스]


CNN은 '확산→진정→재확산'의 양상을 반복하는 것을 두고 "미국이 또다시 똑같은, 반복적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교훈을 강제로 배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의학적 데이터보다 냉소주의로 점철된 정치를 가지고, 진화하면서 맹렬히 번지는 바이러스와 싸우는 것은 국가적 악몽의 연장이라는 똑같은 결과로 이어질 뿐"이라는 것이다.

델타 변이는 특히 그동안 '코로나19에 영향을 덜 받는다'고 여겨져 온 어린이들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7월 22∼29일 기간 어린이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84% 늘었다고 5일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금지해 학령기 어린이들을 희생자로 만들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공중보건 지침보다 정치를 앞세워 보수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려는 조치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12세 미만 어린이는 아직 코로나19 백신 접종 자격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교육구가 마스크 금지 조치를 거부하겠다며 맞서자 디샌티스 주지사는 9일 마스크 금지령을 거부하는 교육 공무원에게는 급여 지급을 보류하겠다고 위협했다.

조지워싱턴대학의 조너선 라이너 박사는 만약 플로리다주가 다른 국가였다면 미 연방정부가 플로리다로부터의 여행 금지를 검토할 수도 있다며 "플로리다 주지사에게 의학적 조언을 구하지 말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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