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부, 맨유 한때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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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0.12.07. 오전 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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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외교 전문서 드러나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권 지도자가 박지성 선수가 뛰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인수하려고 심각하게 검토했음을 보여주는 미국 정부의 외교 전문이 공개됐다.

미얀마의 미국 대사관이 지난해 6월 본국에 보고한 전문에 따르면 군사정권 최고 지도자 탄 슈웨 장군은 손자로부터 지난해 1월 10억 달러를 맨유 구단에 투자하라는 권유를 받았던 것으로 나와있다.

맨유의 팬으로 알려진 탄슈웨 장군은 그러나 고민 끝에 인수 의사를 단념했다고 정권 핵심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소식통은 전했다.

10억 달러는 당시 가격으로 맨유의 지분 56%를 인수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설명했다.

탄 슈웨는 그러나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린 뒤 대신 수백만 달러가 들어가는 전국적인 새로운 축구 리그를 만들도록 했다.

군부는 실제 미얀마 8명의 사업가와 정치인들에게 축구팀을 만들어 외국 선수를 영입하고 새로운 경기장을 지을 것을 요구했으며, 지난해 5월 미얀마 전국 축구리그가 창설됐다.

탄 슈웨가 맨유 구단 인수를 검토하던 때는 2008년 5월 태풍 나르기스가 덮쳐 14만여 명이 숨지고 이재민들이 주택과 식수 부족에 시달리며 연명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가디언은 "비록 검토 단계였고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것으로 결론났지만 국민들의 정치적 경제적 불만을 축구로 돌리기 위해 새로운 리그를 창설하는 등 군사 정권의 속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란, 요르단 등의 국가에서 이뤄지는 축구와 정치권력과의 밀접한 관계를 전하면서 "아프리카 서쪽의 시에라리온에서 이란에 이르기까지 축구는 많은 정권들에 단순한 축구 이상의 것"이라고 풀이했다.

ofcour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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