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우지직”…크레인에 부서진 성균관 문묘 ‘동삼문’ 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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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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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우지직.'

오늘 오전 9시 20분쯤 성균관대 내부에 있는 문묘에서 큰 소리가 났습니다. 문묘 담 안으로 9톤짜리 작업차를 크레인으로 옮기던 중 크레인 줄이 끊어지면서 차량이 그대로 기와지붕 위로 떨어진 겁니다.


현장에 가봤습니다. 사고 2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작업용 차량은 지붕 위에 누워있었습니다. 이 차량을 들어 올리던 크레인 줄도 맥없이 늘어져 있었습니다. 바닥에는 부서진 기와 등이 어지럽게 떨어져 있었습니다.


파손된 지붕은 문묘의 동쪽 건물 '동무' 옆에 있는 '동삼문'의 지붕으로 사적 143호입니다. 이 사고로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붕 가로 6.5m·세로 4.7m가 훼손됐습니다. 정확한 피해액은 추산 중입니다.

종로구청·소방 등에 따르면 구청은 오늘 문묘 안에 있는 대성전 나무들의 가지치기 작업을 하려고 했습니다. 문묘의 문이 좁아 작업차가 들어갈 수 없다 보니 크레인으로 작업차를 들어 담장 너머로 옮기려고 한 겁니다. 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위해 작업차 두 대 중 한 대를 옮기다 줄이 끊어진 겁니다.


사고 당시를 목격한 한 작업자는 "차 2대가 들어가 가지치기 작업을 할 예정이었다"며 "한 대를 두 줄로 묶어 크레인으로 들어 올리는데 한쪽으로 기울더니 줄이 끊어지더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차가 그대로 지붕 위로 떨어졌고 쿵 우지직 소리가 났다"고 덧붙였습니다.

소방당국은 "(작업차를) 들어올려 넘기다 끊어졌다고 하더라"라며 "사적이다 보니 종로구청에서 건축전문가 등을 불러 살펴보고 있는 걸로 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줄이 끊어진 이유 등 정확한 사고 경위는 관리주체인 종로구청과 경찰 등이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구청과 소방당국, 경찰 등은 안전을 위해 주변을 통제하고 추가 사다리차를 투입해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습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파손 정도를 파악한 뒤 복구 작업 등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화재인 사적이 파손된 것에 대해 성균관 측은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성균관 관계자는 "동삼문은 조선시대 임금이 제례의식에 참석하기 위해 문묘를 출입할 때 사용하던 문"이라며 "17세기 초반에 재건된 이후 보수 작업 등을 거치며 유지되던 국가유산으로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가치를 지녔는데 불행한 사고가 발생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신지수 (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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