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이 빚어낸 갈등은 여러 가지 사회 운동에 시련을 주었다는 사실은 이미 살펴보았습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안타까워 하기는 양측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에 서로의 이념을 초월하여 단일화된 민족 운동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일었습니다. 바로 민족 유일당 운동이지요. 신간회 결성은 그 열매입니다(1927). 민족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이 신간회 아래 하나로 결합하게 된 것입니다. 신간회 이외의 다른 당은 없는 것이지요.

신간회의 기본 강령은 민족의 단결, 정치 · 경제적 각성, 기회주의자 배격 등이었습니다. 광주 학생 항일 운동이 일어났을 때는 조사단을 파견하고 민중 대회를 열어, 일제 경찰의 한국인 학생에 대한 차별적인 조치에 강력하게 항의했습니다. 또한 전국 순회 강연회를 열어 민족의식을 높이고, 일제 식민 통치의 잔학성을 규탄했습니다. 수재민 구호 운동과 만주에 있는 동포 옹호 운동 등의 사회 운동도 전개합니다. 또한 농민 운동과 학생 운동도 지원했습니다.

조직에 주도적 역할을 한 사람은 김활란이라는 인물입니다. 여성 노동자의 권익 옹호와 새 생활 개선을 행동 강령으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신간회와 근우회, 즉 민족 유일당인 이 단체들은 해체되고 맙니다. 일제가 그냥 둘 리 없지요. 일제의 교묘한 탄압과 더불어 당 내부에서는 이념 대립이 일었습니다. 결정적으로 국제 공산주의 운동 본부이던 코민테른의 지시를 받은 사회주의 계열의 책동에 의해 1931년 해체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