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 불빛, 짝짓기 위한 '사랑의 대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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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8.09. 오후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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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동물원 곤충전문가 김선진 사육사
약 1만 마리가 아름다운 빛 내는
'한여름 밤의 반딧불이 체험' 진행
청정지역서만 사는데 점점 사라져가
환경보호 생각하는 시간 갖기를
에버랜드 동물원의 김선진 사육사.

김선진 에버랜드 동물원 사육사. /사진제공=에버랜드

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를 찾은 방문객들이 반짝반짝 빛을 내는 반딧불이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제공=에버랜드

[서울경제] “반딧불이가 반짝반짝 빛을 내는 것은 암컷과 수컷이 마음에 드는 짝을 찾기 위해 구애(求愛) 신호를 보내는 거예요. 짝짓기를 위한 반딧불이 불빛은 ‘사랑의 대화’인 셈이죠.”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에버랜드 동물원의 김선진(37·사진) 사육사는 8일 서울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매일 약 1만마리의 반딧불이가 아름다운 빛을 내는 ‘한여름 밤의 반딧불이 체험’ 프로그램을 오는 25일까지 진행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동물에 관심이 많았던 김 사육사는 충남 공주대 특수동물학과를 졸업한 후 지난 2010년 말 에버랜드 동물원에 입사했다. 입사 이후 지금까지 줄곧 나비·반딧불이 등의 사육을 담당해온 곤충 전문가다.

한국에는 모두 세 종류의 반딧불이가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운문산에서 처음 발견된 ‘운문산반딧불이’, 크기가 가장 작은 ‘애반딧불이’, 가장 늦은 시기에 활동하는 ‘늦반딧불이’다. 운문산반딧불이와 애반딧불이는 보통 6~7월에, 늦반딧불이는 8~9월에 관찰할 수 있다. 김 사육사는 “에버랜드 반딧불이는 애반딧불이”이라며 “휴가철인 7~8월 집중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애벌레의 동면기간을 1~2개월 연장하는 기술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이번 체험 프로그램에서 선보이는 반딧불이는 모두 김 사육사와 동료들이 함께 키운 곤충들이다. 김 사육사는 “1년의 성장 과정을 거쳐 성충이 된 반딧불이는 이슬만 먹으면서 15일 정도를 산다”며 “아이들이 신기한 표정으로 환호성을 지를 때면 이루 말할 수 없는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이번 체험 프로그램은 넓게 펼쳐진 야외공간에 흩어져 있는 반딧불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실내에 오밀조밀 모여 있는 반딧불이가 불빛을 발산하며 바로 눈앞에서 날아다니는 모습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김 사육사는 “반딧불이의 성장 과정과 생태적 특징에 대해 설명해주는 ‘애니멀 톡’ 행사, 반딧불이가 내는 불빛으로 책을 읽어보는 ‘형설지공’ 프로그램이 특히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벤트”라고 귀띔했다.

반딧불이는 청정지역에만 사는 곤충이라 깨끗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때문에 에버랜드 동물원은 성충이 되기 전 애벌레가 9~10개월 동안 머무는 수로를 1급수 이상의 깨끗한 물로 채운다. 또 자연에서 이끼를 직접 채취해 전시공간에 심는 등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김 사육사는 “에버랜드를 찾은 고객들이 수질오염이나 공해 등의 문제로 자연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반딧불이를 직접 보면서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전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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