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금값 랠리'는 끝났다?…"인도·중국서 8월부터 금 보유 줄고 수요 꺾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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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9.29. 오후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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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고점 찍은 금값…금값 랠리는 끝났다?
인도, 중국서 금 보유량 줄고 금 수요 꺾여

올들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던 금값이 최근 하락하면서 ‘금값 랠리’가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세계 금 보유의 ‘양대 큰 손’인 중국과 인도 시장에서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8월부터 두 나라의 금 보유량이 줄고 수요도 꺾이면서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8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금값 랠리’의 갑작스러운 중단은 세계 최대 투자자들뿐 아니라, 소매 투자자들에게도 손실로 이어진다며 이 같이 전했다.

인도에서 귀금속은 가족, 축제, 종교 행사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트래블 아시아

◇ 8월 고점 찍은 금값…금값 랠리는 끝났다?

금 가격은 지난 8월 온스당 2073달러 고점을 기록하며 세계 최고의 금융자산이 됐다. 이는 2018년 여름 최저 1160달러에 비해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던 지난 3월 글로벌 증시가 무너지면서 하락한 뒤 8월 초까지 금은 22% 반등했다. 그러나 8월 이후 금값은 최근 9% 정도 떨어졌고 금광의 주식은 13% 하락했다.

올해 금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규모는 600억달러(약 70조1600억원)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보다 50% 이상 늘었다.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당초 금에 대해 ‘아프리카나 어디선가 땅을 판 무용지물 금속’이라며 금 투자에 대해 조롱해왔지만, 이번 ‘골드 러시’에 뒤늦게 뛰어들며 금 가격 상승에 일조하기도 했다.

2분기 동안 버크셔 해서웨이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금 광업자인 배릭 골드의 지분 5억6500만달러어치(약 6607억원)도 사들였다. 이 회사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미국에서 금을 채굴하며 지난 4월 초 이후 주가가 37% 상승했다.

◇ 인도, 중국서 금 보유량 줄고 금 수요 꺾여

그러나 금 시장의 전통적인 양대 큰 손인 인도와 중국에서 금 보유량이 감소하고 금 수요가 줄어들면서 금값 하락을 이끌었다. 두 국가는 전 세계 금 구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도의 금 수요는 56% 감소했다. 중국의 금 수요도 절반 이상 줄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내수 약세와 금속 수출 제한 등으로 금이 글로벌 시장에서 온스당 53달러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보석 구매가 줄고 높은 가격에 금 구매를 망설이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WGC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내 금 수요는 152.2톤으로 200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도 역시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적 여파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많아 보석을 팔거나 귀금속을 빌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현금이 필요할 경우 금을 파는 이들이 더 많고 금 구매자는 매우 적다는 것이다.

인도에서 통상 귀금속은 가족과 축제, 종교 행사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투자나 증여를 위해서도 물리적 금을 보유하는 것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인도 내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각종 행사가 연기되는 것은 물론 장기적인 금 수요 역시 꺾였다.

홍콩에 본사를 둔 스탠다드차타드의 전 은행원인 제레미 이스트는 "올해 중국에는 금이 들어가지 않고 인도에도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면서 "그것은 사람들이 이를 계속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도와 중국에서 금의 지원을 받는 새로운 금융 상품이나 아시아의 금 시장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디지털 금 구매도 늘고 있다.

베테랑 귀금속 거래자인 데이비드 고벳은 "금 구매자들이 피로감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다가오는 미국 대선과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대유행 상황 속에서 정부는 다시 패닉에 빠지기 시작했고 경제는 두번째 폐쇄 위기에 직면해 세계에는 너무 많은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고운 기자 w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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