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선수위원 당선이 확정되자 기뻐하는 이신바예바
"이제 아무도 러시아 못 건드린다"…러 육상선수 출전금지에 거듭 불만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러시아 육상계의 조직적인 도핑 파문에 휩싸여 리우올림픽 출전이 물거품이 된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34)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당선되자마자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이신바예바는 19일(한국시간) 총 4명을 뽑는 IOC 선수위원 투표에서 후보자 23명 중 4위를 차지해 가까스로 선수위원 배지를 달았다.
이신바예바는 기다렸다는 듯이 쓴소리를 날렸다. 선전포고에 가까웠다.
그녀는 당선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그동안 국제스포츠계에서 매우 불공정한 처사를 받아왔다"며 "내가 IOC 선수위원으로 있는 한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우올림픽 출정식서 눈시울을 붉힌 이신바예바
이신바예바의 발언은 IOC 선수위원에게 부여된 '권력'을 최대한 자국의 이익을 지키는 데 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IOC 선수위원은 동·하계올림픽 개최지 투표권 등 IOC 위원과 똑같은 권리와 의무를 지닌다. 한번 선출되면 8년간 임기가 보장되기 때문에 꽤 오랜 기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앞서 이신바예바는 IAAF가 연대책임을 물어 러시아 육상선수 전원에 올림픽 출전 금지 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소송을 냈다가 기각당했다.
마지막 올림픽을 준비하며 흘린 땀방울들은 그렇게 한번에 다 말라버렸다.
그녀는 지난 16일 리우데자네이루에 도착한 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 출전을 불허한 세력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 "이번 올림픽 여자 장대높이뛰기 우승자는 영원히 2등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등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신바예바는 20일 리우 현지에서 선수생활 은퇴 공식 기자회견을 연다.
그녀는 세계 기록을 28번 갈아치웠다.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