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 “승리 아니라, 이제 시작”
“서로의 얘기 들어주는 연대가 가장 큰 힘”
12년2개월(케이티엑스), 11년8개월(삼성전자 백혈병), 9년2개월(쌍용자동차).
열 손가락으로는 가늠도 되지 않는 긴 시간 동안 거리에서, 굴뚝 위에서, 법정에서 싸웠던 노동자들에게 2018년은 ‘특별한’ 해였다. 케이티엑스(KTX)와 쌍용자동차의 해고 노동자들은 직장으로 돌아갔고,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들은 회사 쪽의 사과와 피해 보상 중재안을 받아냈다.
잊지 못할 한 해를 보낸 김승하 전 케이티엑스 열차승무지부 지부장,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가 지난 19일 저녁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앞 식당에서 조촐한 송년회를 열었다. 이들은 “해고자 복직과 중재안 마련이 활동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며 “오랜 시간 지지해준 시민들에게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쌍차’가 해결됐다는 얘길 듣고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데….”(황상기) “저도 정작 저희 문제가 해결됐을 때는 별로 기쁘지 않았는데 쌍차가 해결됐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분이 좋더라고요.”(김승하)
김득중 지부장도 “(쌍용차 복직 때는) 눈물이 안 났는데 케이티엑스 복직 기자회견에 가서 울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케이티엑스 승무원 180여명은 해고된 지 12년 만인 지난 7월 사쪽과 정규직 전환 복직에 합의했다. 9월 회사와 복직에 합의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2009년 해고된 뒤 9년 만에 첫 출근을 앞두고 있다.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은 지난 11월 삼성전자와의 중재안을 수용하며 11년 만에 사과를 받아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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