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바이올린 ‘과르네리 델제수’ 한국에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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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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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페 과르네리가 1730년에 제작한 ‘델제수’ 바이올린
전설적인 바이올린 ‘과르네리 델제수’가 한국을 찾아온다. 역사상 최고의 바이올린이자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사랑한 바이올린인 과르네리 델제수가 국내에 전시되는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현악기 전문점 비올코리아(Viol Korea)는 12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서울, 부산, 광주, 대구에서 이탈리아 현악기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바이올린 역사상 ‘신의 작품’이라고 꼽히는 과르네리 델제수(Guarneri del Gesu)를 필두로 전설적인 바이올린이 대거 등장한다.

델제수의 제작자 바르톨로메오 주세페 과르네리(1698~1744)는 바이올린의 본고장 이탈리아 크레모나에서 활동하면서 스트라디바리우스, 과다니니와 더불어 바이올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제작자로 알려졌다. 수 백년이 지난 지금도 과르네리 델제수의 값어치는 수 백억원에 이른다. 일례로 지난 2010년 1741년산 과르네리 바이올린이 1800만달러(한화 약 220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과르네리 델제수의 특징은 다른 전설적인 바이올린인 스트라디바리우스와 달리 박력있고 개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스트라디바리우스가 모범적인 천재 모습이라면, 과르네리 델제수는기상천외한 천재인 셈이다. 따라서 수많은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들이 과르네리를 선호했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인 니콜로 파가니니(1782~1840)도 ‘캐논(Cannone)’이라고 불리는 과르네리 델제수를 사랑했다. 유언으로 “내 (델제수) 바이올린을 영원히 이탈리아 제노바에 기증하노라”라고 말할 정도로 파기니니는 자신의 악기를 각별하게 생각했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바이올리니스트인 정경화씨와 사라 장도 과르네리 델제수를 애용한다.

특히 과르네리가 일찍 세상을 뜨면서 현재 전해 내려오는 델제수는 전 세계에 150여개 인데다가 상당수가 수집가나 박물관에 보관되면서 쉽게 볼 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에서 과르네리 델제수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은 국내 음악계에 큰 관심을 불러오고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과르네리 델제수는 같은 거장인 카를로 베르곤지(Carlo Bergonzi)와 함께 연구해 제작한 바이올린으로 더욱 희소성이 크다.

또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과르네리 델제수의 영향을 받은 전설적인 악기 거장의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 토리노 지역의 전설적인 바이올린 제작자인 주세페 로카(Giuseppe Rocca)와 그의 아들 엔리코(Enrico) 로카의 바이올린, 20세기 최고 제작자로 꼽히는 토리노의 안니발 파뇰라(Annibal Fagnola)의 바이올린도 이번 전시회에 등장한다.

이밖에 안토니오 테스토레(Antonio Testore), 카를로 오도네(Carlo Giuseppe Oddone), 리카르도 안토니아찌(Riccardo Antoniazzi), 주세페 레끼(Giuseppe Lecchi) 등 역사적인 제작자가 만든 바이올린도 구경할 수 있다.

비올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클래식과 현악기의 깊은 이해와 공유를 위해 바이올린 3대 명인인 과르네리 델제수를 주제로 과르네리와 그의 악기 영향을받은 명성있는 제작자의 악기를 전시하게 됐다”며 “이번 전시회를 시작으로 스트라디바리우스 등 또다른 거장의 악기 전시회를 준비해 한국의 클래식 음악 시장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비올코리아의 전시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동하기 어려운 각 지역의 음악인을 위해 전국에서 진행된다. 일정과 장소는 12월 6일부터 7일까지 부산 셀라스 갤러리, 같은달 9일부터 10일까지 광주 유탑호텔, 같은달 12~14일 대구 비올코리아 갤러리, 같은달 17~20일까지 서울 비올코리아 갤러리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로 예약된 인원에 한 해 전시가 진행된다. 자세한 문의와 예약상담은 전화(02-587-2224) 또는 이메일(violkorea@gmail.com)로 하면 된다.

한편 비올코리아는 국내 악기 판매와 유통, 전시 등 종합악기점으로 단순한 악기 판매와 수리가 아닌 전세계 악기 제작자와 감정사 등과 협업을 통해 국내 클래식 연주자들에게 다양하고 맞춤형 악기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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