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린이 가이드] 내년 '사전청약' 스타트… 어떻게 해야 당첨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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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9.13. 오후 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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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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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만가구, 2022년 3만가구 사전청약

'알짜'는 2022년… 서울 물량 공급, 3기 신도시도 물량 늘어
소득·자산 요건은 사전청약 기준… 거주기간은 본청약 기준

절반 이상 신혼·생애최초 특공… 일반분양은 '납입총액'
3기 신도시 중 한 곳만 노린다면 거주지 이전 고려해볼만

'사전청약' 특성 상 입주 지연 가능성은 유의해야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부동산 기자가 되면 친구들에게 뜬금없이 카톡이 오곤 합니다. "청약 넣으려면 어떻게 해야 돼?" "1순위가 뭐야?" 청약통장은 그저 부모님이 어릴 때 만들어준 통장에 불과한 2030 '부린이(부동산+어린이)'를 위해서 제가 가이드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지난 8일 정부가 드디어 '사전청약'과 관련한 청사진을 내놓았습니다. 사전청약은 통상 알고 있는 보통의 청약 시점(본청약)보다 1~2년 앞서 청약을 받는 방식인데요. 정부는 내년 하반기 중 3만가구, 2022년에 3만가구 각각 총 6만가구를 수도권 일대에 사전청약 방식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오늘은 어디에 얼만큼 공급되는지, 어떻게 하면 당첨확률을 높일 수 있을지, 유의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알짜' 물량은 2022년에… 서울 4300가구 예정


가장 눈길을 가는 입지는 역시 서울과 3기 신도시입니다. 현재 정부의 계획을 보면 서울에는 내년 노량진역 인근 군부지 200가구가 예정돼 있고, 2022년에는 정부의 최근 공급계획 중 가장 핵심 입지로 평가받는 용산정비창(3000가구)을 포함해 고덕강일(500가구), 강서(300가구), 마곡(200가구), 은평(100가구) 등 총 4300가구가 쏟아질 예정입니다.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태릉골프장과 캠프킴도 각각 일정량이 사전청약으로 공급될 계획인 만큼 공급물량은 보다 늘어날 수 있습니다.

3기 신도시 공급 예정 물량도 내년 하반기에 비해 2022년 상반기가 더 공급량이 많을 예정입니다. 내년 하반기에는 남양주왕숙(3900가구), 고양창릉(1600가구), 하남교산(1100가구) 등 총 9700가구가 예정됐습니다. 2022년에는 보다 늘어난 1만2500가구가 사전 입주자모집에 나섭니다. 남양주왕숙(5000가구), 고양창릉(2500가구), 하남교산(2500가구) 등이 예정돼 있습니다.



사전청약은 본청약과는 다소 다른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관련 요건 계산 방식도 각각 다른 시점을 적용하는데요. 소득 요건 및 자산 요건은 본 청약이 아닌 사전청약 시점 기준으로 심사하게 됩니다. 사전청약 이후 본청약 시점에서 기준 요건을 넘어서더라도 사전청약 때 통과했다면 무관합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나 66만㎡ 이상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서는 우선 공급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해당 지자체 내에서 2년 이상 거주해야 해당지역 1순위 청약이 가능한 거주기간 요건은 반대로 본청약까지만 충족시키면 됩니다. 사전청약 당시에는 해당지역 또는 수도권에 거주만 하고 있으면 신청이 가능합니다.

사전청약의 가장 큰 이점은 재당첨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등 실수요층에게 안정적인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인데요. 일반적인 청약은 한번 청약통장을 써서 당첨되면 해당 주택을 계약하든 당첨을 포기하든 당첨일로부터 최대 10년까지 다른 주택 청약이 제한되는데 비해 사전청약은 당첨되더라도 1~2년 새 보다 좋은 조건의 청약 주택이 나타날 경우 얼마든지 청약 신청이 가능하다. 만약 다른 청약에 성공해 사전청약을 포기하더라도 별다른 불이익도 없습니다. 다만 사전청약에 당첨될 경우 여러 사전청약이 시간을 두고 진행되더라도 다른 사전청약에는 중복 신청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명심해야 합니다.

절반 이상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으로 공급


이번 사전청약은 100% 공공분양으로 공급됩니다. 현재 청약제도 기준으로 공공분양의 경우 공급물량의 85%는 특별공급으로 배정되고 이 중 15%만이 일반공급됩니다. 특히 특별공급 중에서도 전체 물량의 30%는 신혼부부에게, 25%는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배정되는 만큼 3040 부린이들도 충분히 당첨을 노려볼만 합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혼인기간, 자녀 수, 해당지역 거주기간 등을 토대로 한 가점 순서대로 당첨자를 가릅니다. 혼인기간은 짧을수록, 자녀 수는 많을수록, 거주기간은 길수록 유리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실제 주택 구입 여력이 있는 신혼부부들은 정작 신혼 특공이 '그림의 떡'인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00%(맞벌이 120%) 이하 가구에게 이 중 75%가 또 다시 우선공급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소득 기준은 실제 주택 구입 여력이 있는 가구는 대부분 소득 기준에 걸리다보니 결국 '패닉 바잉(공황 매수)'을 일으킨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다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가점이 낮지만 맞벌이여서 소득 요건에 또 걸리고 이런 장애가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며 "소득요건을 추가로 완화해줘서 가점이 낮지만 당첨에 어려움이 있는 신혼부부들에게도 기회를 주려고 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제도가 바뀔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100% 추첨제로 공급됩니다. 다만 생각보다는 다소 까다로운 조건이 적용되는데요. 미혼이거나 이혼한 상태라면 자녀가 없는 한 신청이 불가능합니다. 현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서는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으로 혼인 중이거나 자녀가 있는 이에 한해 신청 자격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배우자 또는 자녀가 있더라도 신입사원은 생애최초 특별공급 신청이 불가능합니다. 일한 지 5년 이상 넘은 노동자 또는 자영업자만이 신청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 소득기준은 신혼부부 특별공급과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하지만 맞벌이에 한해 소득기준을 상향해주는 조치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요건 충족은 보다 어려워진다는 불만도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산 기준이 부과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올해 기준으로 토지와 건물 등을 합친 부동산 자산 보유가액이 2억1550만원 이하여야 하고, 자동차를 가진 경우 해당 가액이 2764만원 이하여야 합니다.

일반분양의 경우 통상 분양에 쓰이는 84점 만점의 '청약 가점제'가 아닌 '누적 납입액'을 기준으로 당첨자를 가르게 됩니다. 매달 청약통장에 꾸준히 저축해온 사람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죠. 다만 이때 금액은 매달 10만원씩의 납입액만 인정됩니다. 매달 20만원을 넣어 10년간 2400만원을 넣더라도 매달 10만원을 넣어온 사람과 똑같이 1200만원만 납입액으로 인정되는 것이죠. 즉, 오랫동안 꾸준히 10만원 이상을 넣어온 순서대로 당첨 자격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사전청약 위해 이사해야 할까요?… 한 곳만 노린다면 효과적


사전청약을 위해서는 해당 지역으로 이사를 해 당첨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발빠른 분들은 벌써 이사를 고민하고 있기도 한데요. 현재 경기지역의 경우 해당 시·군에 거주하고 있는 것이 청약에 보다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 사전청약의 경우 거주요건을 사전청약 당시에는 해당지역에 거주하고 있기만 하면 되고, 본청약 시점까지 1~2년의 거주요건을 채우면 되는만큼 이런 전략이 좀 더 효과적일 수 있는 셈입니다.

현재 경기 지역 투기과열지구 내의 66만㎡ 이상 대규모 택지지구는 일반공급 시 해당 기초지자체에 2년 이상 거주한 자에게 물량의 30%를 우선 공급합니다. 나머지 70%는 기타 경기 거주자에게 20%, 기타 수도권 거주자에게 50%를 각각 배정하고요. 기초지자체가 아닌 광역지자체 기준으로 50%를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수도권에 50%를 배정하는 서울·인천 지역과 달리 신청자 수와 배정 가구 수를 감안했을 때 당첨 가능성이 더 높아지겠죠.

게다가 투기과열지구 내 대규모 택지지구 분양은 해당 시·군 거주자에게 30%가 우선 배정되고, 낙첨되더라도 다른 지역과 계속 경쟁하게 돼 사실상 '3번의 청약기회'가 주어지는 구조인 만큼 경기지역 해당지역 거주자는 압도적으로 당첨 가능성이 올라가게 됩니다.

실제로 지난 7월 청약을 진행한 과천지식정보타운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 일반공급에서 해당지역(과천시) 평균 경쟁률은 105가구 모집에 1936명이 접수해 18.4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습니다. 세 자릿수 평균 경쟁률을 나타내기 십상인 최근 수도권 청약 시장과는 다소 다른 모습이죠.

하지만 기타 경기 지역과 기타 수도권 지역 거주자 대상 청약에서는 다른 곳과 비슷한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기타 경기는 70가구 모집에 과천지역 낙첨자까지 합쳐 2만4847명이 몰렸습니다. 해당지역의 20배에 가까운 355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인 것이죠. 기타 수도권도 175가구에 낙첨자 포함 4만5264명이 몰려 269대 1을 나타냈습니다.

앞서 2월 청약을 받은 '과천 제이드자이' 역시 비슷했는데요. 40가구 공급에 1276명이 신청해 31.9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과천시 거주자 경쟁률과 달리 기타경기는 477대 1, 기타 수도권은 392대 1로 경쟁률이 급격히 치솟는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당첨의 문턱 역시 해당 시·군 거주자가 보다 수월히 넘을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청약통장 납입총액으로 당첨자를 가른 과천 제이드자이의 경우 당첨 최저납입액(커트라인)이 과천시 거주자의 경우 평형별로 1740만~2170만원으로 14년6개월만 청약을 납입해도 당첨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59㎡A 기준 기타경기는 2646만원, 수도권은 2336만원까지도 커트라인이 올라갔습니다. 19년8개월~22년 이상 넣어야만 당첨이 가능했던 것이죠.

최근 수도권 청약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낮은 경쟁률과 납입총액인 만큼 2년 동안만 해당 지역에 임차해 거주하면 좋은 입지에 내 집 마련이 보다 수월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무주택자로서는 시도해볼 만한 청약 방법인 셈이죠.

다만 서울 거주를 보다 선호하는 상황이라면 서울 내 66만㎡ 미만 택지는 서울 거주자에게 100% 공급되는 등 오히려 다른 기회를 놓칠 가능성도 큰 만큼 3기 신도시 중 한 곳만 노리는 경우가 아니라면 좋은 전략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는 만큼 어떤 곳에 청약을 원하는 지를 잘 따져야 하겠죠.

자칫하면 입주 지연 우려도… '보금자리주택'은 결국 절반 이상이 포기


다만 정부의 계획대로 사전청약 후 5년 이내에 입주가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10년 전 사전청약을 받은 하남감일지구 보금자리주택 사업의 경우 7개 단지 중 3개 단지는 아직도 입주를 하지 못했는데요. 7개 단지 중 가장 빨리 입주한 B7블록도 지난해 6월에야 입주를 시작했으니 당초 고지된 시기보다 최소 4년 이상 늦어진 셈입니다.

사업에 차질이 생긴 것은 아직 보상 절차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전청약이 이뤄졌고, 이어 개발 과정에서 무려 52기에 달하는 백제시대 고분이 무더기 발견되며 일부 단지는 부지 중 일부가 역사공원으로 용도가 바뀌며 사업 규모가 축소되는 등 진통 속에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결국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분양주택 사전예약제 현황' 자료에 따르면 감일지구뿐만 아니라 전체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자 1만3398명 중 실제 공급을 받은 사람은 41%(551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다만 정부는 예전 보금자리주택 사업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이번 사전청약은 분명히 다르게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이번 사전청약 대상지는 토지 보상 등 관련 문제가 일단락된 후에 실시할 예정이고, 문화재 출토 가능성이 제기된 하남교산지구의 경우 이미 충분한 조사를 통해 문화재 출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지역만 선별했다는 설명입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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