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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대서양 검푸른 바닷물이 조금은 사납게 출렁거리고 시야 바로 앞에는 겹겹이 밀려오던 파도가 뒤엉키며 하얀 물거품을 만드는 해변가가 있습니다. 그 바다 위에는 구름과 뒤섞인 하늘을 배경으로 커다란 암반 위에 지어진 ‘성채’가 떠 있습니다.

세상에 공중에 떠있는 암반도 부족해서 그 위에 ‘성’이라니... 그것도 바다 위에…
르네 마그리트(벨기에) 의 엄청난 상상력이 발현된 ‘ 피레네산맥의 성채’라는 작품입니다.

모두들 아시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걸작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도 어쩌면 이 그림에서 모티브를 따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론 아련하고 긴 여운을 남기는 OST를 너무 좋아합니다.  여러모로 걸작 애니메이션 중에 하나입니다. 안 보신 분들은 꼭 보세요 ^^

잘 만들어 달라는 오더가 전부이기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구체적이지 않은 요청은 원하는 상이 없는 상태이기에 결과물을 보고 판단하고 막판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제 생각과 주문한 분의 표현하지 못하는 생각이 일치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니.. 그래서 제가 제일 어려운 요구 사항은 '잘'입니다.

고민하던 중에 ‘르네 마그리트’ 작품에서 보여준 비현실적인 ‘띄움’ 의 이미지는 원목식탁 ‘공간’ 디자인의 실마리가 되었습니다.  
과학 기술의 도움으로 만드는 자기 부상 상판도 있겠지만 저는 원목으로 만드니, 설치 공간의 바닥과 이어진 다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상판을 상상했습니다.    
고정되지 않은 자유로움에 들뜬 분위기로만 너무 치우치지 않고, 오랫동안 같이 지낼 수 있는 편안한 친구가 될 수 있도록 미니멀한 결구 방식을 포함했습니다.

중력을 거스르고 떠오르는 상판을 뒤틀리지 않게 꼬옥 잡아줄 띠열장(Sliding dove tail) 을 상판 하부의 양쪽으로 배치하여 원래 목표한 ‘공간감’에 안정성을 같이 표현합니다.
좌우로 가로지르는 에이프런 구조물은 안쪽으로 배치하여 식탁에 앉을 때 불편하지 않도록, 아파트 발코니 같은 서비스 공간도 추가합니다.

화이트 오크 원목은 참 묵직합니다. 안정감 있게 대리석 같은 느낌으로 식탁으로 사용하기에 제일 좋은 원목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묵직한 만큼 만드는 과정에서 땀을 많이 쏟아야 되지만 완성품을 접하고 느끼는 만족감과 보람은 상상 이상입니다.  

식탁은 여러 선과 면의 결합입니다. 간결하고 정확한 짜맞춤에 의해 유기적으로 이어진 선과 그 사이 균형 잡힌 공간 구획들이 조화로울 때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죠. 원목식탁 '공간'은 과연 그런 평가를 받을까요?  

자유로운 상판을 구현하고, 그 아래에서 안정감 있게 잡아주는 띠열장 결구까지 계획대로 잘 마무리된 듯합니다.
띠열장 구조는 상판의 수축 팽창에 대응하기 위해 원목식탁'Dear'에서 사용했던 8자 철물을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상판의 뒤틀림을 잡아주면서 사계절 절기마다 생기는 늘고 줄어듦이 반복적으로 가능하도록 가이드 레일 역할도 겸하게 됩니다.   

실제 앞으로 살아갈 집으로 이전하고 찍은 사진과 공방에서 찍은 사진은 또 다른 느낌입니다. 사진 찍는 사람의 능력 차이도 있지만 ^{^^;}  좀 더 살아나는 부분과 숨죽이며 조용히 기다리는 느낌이 공존합니다.  

상판으로 쓰인 화이트 오크에 퀄(curl) 무늬가 포함되어 대리석 느낌까지 납니다.
항상 만들 땐 좋은 나무를 고르고 골라 사용하지만 이런 퀄 무늬는 마감이 돼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 받으시는 분은 운이 좋다고 해야겠죠.  

상상했던 구조를 실체화하는 데 중요 역할은 하는 띠열장(sliding dove tail) 결구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복잡하고 고려할 부분이 많고 정확하게 가공해야 하는 방식입니다. 
별도로 포스팅할 '공간' 원목식탁 제작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본문에 언급된 원목식탁'dear'는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포이퍼니는 하드우드 원목을 재료로 짜맞춤 방식에 의한 천연 오일 마감을 기본으로 하는 건강한 가구를 만듭니다.
좀 더 많은 자료는 '블로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