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문화가 중국을 넘어 아시아권에 끼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이를 일컬어 한류(韓流)라고 부른다.
한류는 1990년대 드라마 MBC ‘사랑이 뭐길래’가 수출되면서 서서히 불기 시작해 2000년대 초 KBS ‘겨울연가’를 기점으로 열풍으로 바뀌었다. 이후 광풍처럼 불던 한류는 잠시 주춤했다가 2000년대 중반 즈음 SBS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를 타고 재점화 됐다.
제2의 한류는 기존의 한류와 또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는 국내 제작진의 기술 수출은 물론이고 국내 프로그램은 리메이크해 역수출하기 시작한 것. 또 국내 제작진이 현지에서 만든 프로그램이 국내에 역수출되는 사례도 늘기 시작했다.
그런가 하면 중국 혹은 일본 원작 프로그램을 국내에서 리메이크, 다시 현지로 역수출하는 쾌거도 이루면서 한류가 아시아권에 끼치는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 원작 국가에 역수출 붐
원작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한국 작품이 다시 원작 국가로 판매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의사들의 세계를 정치적인 관점으로 다뤄 큰 화제를 모았던 MBC ‘하얀거탑’이 원작 국가 일본에 역수출된 것. 이 드라마는 야마자키 도요코가 쓴 동명 소설을 후지TV에서 78년과 2003년에 각각 제작했던 터라 원산지에 역수출되는 셈이다.
장혁, 장나라 주연의 MBC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 역시 국내에 이어 중국 대륙까지 점령했다. 대만 드라마 ‘명중주정아애니’를 리메이크해 지난해 방영된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소후닷컴 조회수가 2억 뷰를 돌파한 것.
이외에 KBS ‘꽃보다 남자’는 방영 전부터 일본으로 역수출되는 기현상을 일으켰으며 일본 드라마 ‘파견의 품격’을 원작으로 하는 KBS2 ‘직장의 신’, SBS ‘수상한 가정부’ 역시 일본에 역수출됐다.
원작 국가의 드라마를 국내 정서에 맡겨 리메이크해 역수출한 드라마들은 새로운 한류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 中 검증 후 韓 방영
웹 드라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의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중국 방영 후 한국에 역수출되는 사례다.
SBS 주말 특집 드라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는 한중 합작 드라마로 제작돼 국내 공개에 앞서 중국 소후닷컴과 소후 TV를 통해 웹 드라마의 형태로 공개, 오픈 3주 만에 1천만 뷰를 돌파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오는 22일 방송되는 이 드라마는 일도 잡고 사랑도 잡고 싶은 29살 광고쟁이 고호(권유리 분)와 남자친구 후보 5인의 로맨스를 그린다.
고호 역을 맡은 권유리는 현실감 넘치는 직장여성으로 변신, 털털함과 귀여움이 공존하는 연기를 완성했다. 또 김영광은 피도 눈물도 없는 냉미남 강태호 역을 맡아 까칠한 매력을 폭발시켰다.
중국에서 역수출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조수원 감독의 연출력을 들 수 있다. 조수원 감독은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등 수많은 히트작을 통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연출을 선보여온 감독이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소품에서 배경 하나까지 허투루 흘리지 않는 특유의 섬세함을 바탕으로 적재적소에 CG를 활용해 극을 보는 맛을 더했고, 이는 중국 대륙을 비롯한 모든 이들을 열광케 만들기 충분했다.
◆ 역수출, 한류에 끼치는 영향
원작 국가의 드라마를 국내에서 리메이크한 작품이 역수출되는 사례는 원작을 뛰어넘어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 했다는 점에서 한국 드라마 시장의 품격이 올라갔음을 증명해 준다.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국내 연출진과 작가진의 실력은 아시아권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라며 “여기에 까다로운 국내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완성도 높은 대본과 연출 그리고 스타성 높은 배우들의 연기는 원작 국가에서 뜨거운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 같은 드라마의 역수출 역시 반갑다. 이 드라마는 로맨스와 코미디가 적절히 배합, 진지하면서도 코믹한 상황들이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지며 대륙의 핫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앞서 만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국내 배우들이 현지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면서 “또한 중국 등 아시아권에 진출한 국내 제작진의 손에서 탄생, 현지화에 성공한 드라마들이 한국에 역수출되는 경우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역수출 현상은 한류의 확대라는 차원에서 반가운 일이다. 그리고 제3의 한류를 일으킬 원동력이 될 수 있을지 역시 관심이 높아진다.
홍미경 기자 mkhong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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