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웃듯 더 오르는 집값…수도권·지방 모두 '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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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8.13.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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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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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고평가" 정부 경고 소용 없어
수도권 뿐 아니라 지방도 고공행진
"집 사자" 매수심리도 강해지는 추세
전국이 불장…원정투자도 각광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집값이 고평가됐다'는 정부의 잇따른 경고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값 상승세는 오히려 더 가팔라지고 있다. 이번주 전국 176개 시·군·구 중 173곳에서 가격 상승폭이 확대됐고, 아파트를 매수심리도 더 강화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전국 집값이 정부의 통제 범위를 벗어났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 뿐 아니라 그동안 상승률이 낮았던 지방까지 최근 아파트 매수심리가 커지며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전국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8.0으로 지난주(107.8)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7월 첫째주(108.0) 이후 5주 만에 최고치다. 이 지수는 일선 공인중개사사무실과 인터넷 부동산 매물을 통해 산출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을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아파트 매수심리는 인천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115.3를 기록하며 2012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호재에 서울과의 '집값 키맞추기' 영향으로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외에도 서울과 경기는 물론 강원, 충북 등 대부분 지역에서 매수세가 커졌다. 지수가 기준선 이하로 나타난 지역은 울산과 대구, 세종 단 3곳에 불과했다.

정부가 수도권 사전청약을 실시하고, "조만간 집값이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지만 시장은 정반대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수도권 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아파트 매수세가 계속 강해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매수심리가 확대되면서 집값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최근에는 서울 등 수도권 못지 않게 지방의 아파트값 상승 속도도 더 가팔라지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살펴보면 경기도를 제외한 8개 도의 아파트값은 최근 4주간 0.16%→0.18%→0.20%→0.21%→0.23%로 상승폭을 키웠고, 인천을 뺀 5대 광역시의 상승률도 지난달 중순 0.17%에서 이번주 0.21%로 껑충 뛰었다.

지방 광역시 중에서는 부산(0.28%)의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6월 이후 61주 연속이 오르고 있는데, 최근 상승폭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해운대구는 이번주 0.50% 급등하며 두드러진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정주여건이 양호한 해운대구 우·좌동의 준·신축 아파트 단지가 매매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양시 동안구 일대 아파트단지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대전, 광주, 울산 등 다른 지방 광역시와 도 지역도 오름폭이 크다. 충북은 아파트값 상승률이 0.30%에서 0.34%로 커져 1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경남과 제주도를 제외한 강원도, 전북, 경북 등 모두 오름폭이 확대, 유지됐다. 그나마 제주도는 기저효과 탓에 잠시 주춤한 것으로 해석돼 사실상 전국 집값이 '불장'이라고 해도 무방하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지방 집값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은 수도권보다 덜 오른 지역이 앞으로 크게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에 따르면 올 1~6월 서울 거주자가 타 지역 아파트를 매입한 거래량은 3만2420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부가 전국적으로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고 실거래조사도 확대했음에도 '원정투자'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서울 거주자의 원정투자는 경기도와 인천이 가장 많았지만 강원(1647건), 충남(1489건), 충북(1128건), 전북(1058건) 등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서는 규제가 약한 지방의 중저가나 소형 아파트를 대상으로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가 크게 늘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매수심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에 최소 내년 초까지는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이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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