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퍼펙트" 극찬 '노사모 미키루크'···라임 돈 받은 이상호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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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1.22. 오후 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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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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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과거 친노(친노무현) 핵심 인사가 라임 사태 관련 인물에 연루됐다는 법원의 판단이 처음 나오면서 전·현직 여권 인사의 라임 로비 의혹 관련 규명 수사 필요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의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위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과 배임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건 당시 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으로서 정치활동을 하고 있었다"며 "정당 간부로 활동하면서 김봉현으로부터 받은 3000만원은 그 명목과 무관하게 정치활동 자금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봉현에게 돈을 요구한 이도 주식 투자로 손해를 본 동생이 아닌 피고인 본인"이라며 "김봉현이 동생 회사에서 양말을 구매한 것 역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돈 빌려준 것" 주장 안 받아들인 재판부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이 전 위원장은 자신이 상임감사로 재직하던 조합이 김 전 회장의 자산운용사 인수에 투자하는 대가로 동생 계좌를 통해 56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동생 회사에서 판매하는 양말 1800여만원어치를 김 전 회장 측에서 매입하도록 하고 자신도 3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앞서 검찰은 이 전 위원장이 받은 돈이 불법 정치자금에 해당한다며 징역 3년과 추징금 3000만원을 구형했다.

김 전 회장은 앞선 검찰 조사에서 선거 자금이 필요하다는 이 전 위원장의 요청으로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주식 손해에 따른 미안함에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 전 위원장 측도 "김봉현이 '인간적 관계로 돈을 빌려줬다'고 말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름이 알려진 정치인 이씨가 정치자금법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위반했다"며 "조합 상임감사로 재직하면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이득을 취한 점도 죄질이 나쁘다"고 판시했다.

'노사모 미키크루' 이상호 누구?
'노사모 미키루크'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 연합뉴스
고졸 학력으로 30대에 양말 위탁제조업을 시작한 이 전 위원장은 2001년 4월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활동을 하며 현 여권과 인연을 맺었다.

이씨의 별칭 '미키크루'는 그의 노사모 사이트 아이디(ID)와 같다. 노사모 부산지부 대표이자 노사모 국민경선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인터넷 기반의 노사모를 '사회 현상'으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사모로 대표되는 노란 손수건 등이 그의 아이디어다.

이 전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가 출범 이후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2004년 초 노무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선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했다. 2005년엔 양말 사업을 친동생에게 맡기고 정청래 의원 등과 노사모를 정치세력화한 모임 '국민참여연대'를 이끌었다.

정치권 내에서 이합집산을 겪다 2016년부턴 '친문' 행보를 보였다. 20대 총선에서 부산·경남(PK) 지역 민주당 후보들의 선거 기획을 맡아 승리를 견인했다. 그는 지난해 1월 언론 인터뷰에서 "총선 결과가 나오자 문재인 대통령(당시 전 대표)이 전화로 '미키씨, 퍼펙트'라고 칭찬해줬다"고 말했다.

2018년 7월 민주당 부산시당 사하을 지역위원장이 된 그는 21대 총선에서 부산 사하을에 공천을 받았지만, 조경태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패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불법 정치자금 수수, 배임수재 등 혐의로 구속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7년 12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이 전 위원장은 전문건설공제조합 상임감사를 역임했다. 연봉 약 3억원의 자리를 꿰차면서 낙하산 논란이 일기도 했으며 그의 구속 혐의가 된 사건들이 이 시기에 발생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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