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해결 중재를 위한 중동평화계획안을 올 상반기 중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위인 유대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계획안 마련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가디언에 따르면 백악관은 늦봄 또는 초여름께 중동평화계획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계획안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끊이지 않았던 팔레스타인과의 갈등 종식을 목표로 논의돼 왔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계획 수립 절차 대부분을 사위인 쿠슈너 고문에게 맡겨 왔으며, 팔레스타인 영토 내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을 지지해온 데이비드 프리드먼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도 참여했다.
쿠슈너 고문은 유대계이며, 프리드먼 대사의 경우 지난달 24일 열린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협의회(AIPAC)에서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이스라엘의 영구적 군사통제권 보유를 주장한 바 있다.
이같은 점 때문에 이번 평화계획안 역시 이스라엘 입장에 치우쳐 있으리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취임 이후 미국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등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펼쳐왔다.
WP는 이와 관련, 아랍 관료들을 인용해 "이번 평화계획안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경제적 기회와, 분쟁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통제권 명시를 중심으로 한다"고 보도했다. 요르단 서안 및 가자지구가 대표적 분쟁지역으로 꼽힌다.
평화계획안 수립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측 의견이 배제됐다는 지적도 있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지난 2017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한 이후 미 행정부와의 모든 공식 접촉을 중단했다.
반면 재니 더넌 이스라엘 유엔대사는 "우리는 평화계획안을 환영할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열려 있다"고 했다. 더넌 대사는 또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과 대화하고 싶지 않다', '미국이 작성한 계획 초안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고 비꼬았다.
WP는 이와 관련, 오바마 정권 국방부에서 일하며 미국 측 중동협상 수석대표를 지냈던 일란 골든버그 신미국안보센터 수석연구원을 인용해 "팔레스타인이 계획안을 거부할 경우 이스라엘이 이를 (분쟁지역) 합병 근거로 삼게 되는 상황이 가장 우려된다"고 했다.
빌리 클라스 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 및 하비에르 솔라나 전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담당 대표 등 전직 유럽 정치인들은 이와 관련, 성명을 통해 이번 평화계획안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국 모두에 공평하지 않을 경우 EU 차원에서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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