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Gayageum, 伽倻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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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가야금은 안족(雁足, 기러기발) 위에 음높이 순으로 얹은 열두 줄을 맨손으로 뜯고 튕겨서 소리 내는 치터(zither) 류의 발현(撥絃, 줄뜯음)악기이다. 정악용과 민속악용 가야금 외에 다양한 개량가야금이 있다. 중국의 정(箏), 일본의 고토(箏), 몽골의 야탁(Yatga), 베트남의 단짜인(Đan tranh) 등이 친척악기이다.

  • 분류 현악기 > 발현악기(撥絃樂器)
  • 호른보스텔-작스 분류 줄울림악기(Chordophone, 絃鳴樂器)
  • 팔음 분류 사부(絲部)
  • 음악 계통에 따른 분류 향부(鄕部)
  • 최초 사용 시기 삼국시대 초
  • 주요 사용 지역 한국과 한국음악 진출 지역
  • 주요 사용 명칭 가야금(伽倻琴, 伽耶琴, 加耶琴, 한국어), 가야고/가얏고(한국어), 쟁(箏, 한국어), 대쟁(大箏, 한국어), 탄쟁(彈箏, 한국어), 시라기고토(新羅琴, 일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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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가야금(정악용)
악기제공 : 고흥곤국악기연구원
산조가야금(민속악용)
악기제공 : 고흥곤국악기연구원

1. 가야금

가야금(伽倻琴)은 길고 넓적한 몸통(공명통) 위에 안족(雁足, 기러기발, movable frets)이라는 열두 개의 줄받침을 올리고 그 위에 명주실을 꼬아 만든 열두 줄을 하나씩 음높이 순으로 얹은 현악기로, 각 줄을 오른손 손가락으로 뜯고 튕겨서 소리 낸다.

이때 왼손은 안족의 왼편을 짚고 누르거나 떨어서 꺾는음(퇴성, 退聲), 미는음(추성, 推聲), 떠는음(요성, 搖聲) 등을 가능하게 하는데, 이를 농현(弄絃)이라 한다.

팔음(八音) 중 사부(絲部), 즉 명주실을 주재료로 하는 악기이고, 한반도의 고유음악인 향악(鄕樂)의 연주에 사용되는 향부(鄕部)악기이다.

동아시아의 친척악기로 중국의 정(筝, Zheng), 일본의 고토(箏, Koto), 몽골의 야탁(Yatga), 베트남의 단짜인(Đan tranh) 등이 있다.

이들 친척악기와 비교해 볼 때 한국의 가야금은 철사나 나일론 줄을 사용하기보다는 전통적인 명주실 재질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으며 왼손의 농현이 발달한 점이 특징이다.

전통적인 가야금은 크게 정악용과 민속악용으로 나누어지고, 20세기 중반부터는 다양한 방식의 개량가야금이 나오고 있는데 그중 일부는 표준 가야금으로 정착했다.

2. 여러 가지 가야금

1) 풍류가야금(법금)

풍류가야금(風流伽倻琴)은 법금(法琴: ‘정식 가야금’이라는 뜻) 또는 정악가야금(正樂伽倻琴)이라고도 하여, 가장 기본적이면서 오래된 형태의 가야금이다.

궁중과 풍류방의 음악인 정악(正樂)은 이 풍류가야금으로 연주한다. 『삼국사기』(三國史記)나 고려부터 조선 초기까지의 문헌들에 언급된 가야금, 신라 토우(土偶)나 그릇 장식들에 묘사된 가야금, 일본 쇼소인(正倉院)에 ‘시라기고토’(新羅琴, 신라금)라는 이름으로 보관된 가야금 등은 모두 이 가야금이다.

풍류가야금의 몸통은 오동나무를 통으로 잘라서 나무의 속을 나룻배(船)처럼 파내어 만든다. 길이 약 162cm, 너비 약 28cm로 산조가야금에 비해 몸통이 크고, 줄이 굵고 줄과 줄 사이의 간격도 넓다. 명주실로 만든 줄을 사용하며, 산조가야금보다 음역대가 낮고 음량이 크다.

2) 산조가야금

기악 독주곡인 산조(散調)를 비롯하여 민요‧병창‧시나위 등의 민속악 연주에 두루 사용되는 가야금이다. 서울 외 지역에서는 본래 정악곡인 풍류곡(일명 향제줄풍류)도 산조가야금으로 연주하는 경우가 있다.

산조가야금은 민간에서 수백 년 전부터 사용되었을 것이나, 문헌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민속악이 주목받기 시작하는 19세기 후반, 특히 가야금산조가 유행하면서부터이다. 현재는 창작곡 연주에도 많이 쓰인다.

산조가야금은 풍류가야금과 달리 양이두가 없고, 몸통은 앞판(위판)과 뒤판(아래판)을 따로 제작해 붙여서 속을 비운 형태로 만든다. 길이 약 144cm, 너비 약 20cm로 크기가 작고 줄 사이의 간격도 좁아 빠른 음악을 연주하기에 적당하며, 역시 명주실로 만든 현을 사용한다.

3) 개량가야금

가야금의 줄 수와 재질, 현 얹는 법, 공명통의 구조, 음역과 음량 등을 개선한 다양한 개량가야금들이 20세기 중반부터 나오고 있고, 지금도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개량된 가야금들은 창작곡 연주에 주로 사용된다. 줄의 수에 따라 13현, 15현, 17현, 18현, 21현, 22현, 23현, 25현 가야금 등 다양한 가야금이 개발되었다.

이렇게 줄 수를 늘려 만든 개량가야금에는 명주실에 비해 내구성이 좋은 폴리에스터 줄을 사용한다. 철로 만든 줄을 사용하여 음색에 변화를 준 철가야금이나 음역에 변화를 준 고음가야금과 저음가야금 등이 제작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전자 칩을 부착한 가야금도 제작되는 등 매우 다양한 개발이 시도되었다.

그중 쓰임새와 사용 빈도 측면에서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개량가야금은 25현 가야금(25현금)이며, 오늘날 가야금 전문연주자들은 전통적인 풍류가야금과 산조가야금에 더하여 25현 가야금까지 모두 세 대의 가야금을 갖추고 있는 것이 기본이다.

3. 가야금 관련 악기

가야금처럼 상자 모양 공명통이 있는 치터 류 발현악기(줄뜯음악기)는 특히 동아시아 지역에서 발달했다. 한국 이웃나라의 가야금 친척악기로 중국의 정, 일본의 고토, 몽골의 야탁, 베트남의 단짜인 등이 있다.

1) 정(箏, Zheng)

정(한국에서는 ‘쟁’이라고 읽는다)은 중국의 발현악기이다. 길이 약 120cm, 너비 약 30cm이며, 가야금보다 음역이 높다. 줄 수는 고대에는 5 ~ 12줄이었으나 당(唐, 618 ~ 907)나라 시대부터는 13줄, 이후 차츰 늘어나 18세기부터는 16줄이 기본이 되었다.

줄의 재질은 본래 명주실이었으나 20세기 들어 나일론 줄을 사용하고 줄의 수도 21 ~ 49줄까지로 다양화했다. 현재는 21현 정이 주로 사용된다.

오른손 엄지부터 무명지까지 네 손가락의 손톱으로, 또는 가조각(假爪角: 뿔로 만든 가짜 손톱)을 끼고 줄을 뜯어 소리 내며, 왼손으로 농현한다.

중국의 정은 한반도에도 전해진 기록이 있다. 『고려사(高麗史)』 「악지(樂志)」를 보면 1114년(예종 9년) 송(宋)나라에서 고려에 보내온 악기 목록 중 ‘쟁’(箏) 네 대가 있다.

『악학궤범(樂學軌範)』은 중국계 악기인 당부(唐部)악기 중 ‘대쟁’(大箏)을 그림과 함께 자세히 소개하고 “당악에만 쓴다”(只用唐樂)고 명시했다.

『악학궤범』 영조판 권7에 실린 대쟁의 앞면과 뒷면 그림

정 및 가야금과 비슷한 중국 고악기로 ‘써’(瑟슬, Se)과 ‘주’(筑축, Zhu)가 있다.

2) 고토(箏, こと, Koto)

일본의 고토는 한자로 드물게 ‘瑟’(한국에서는 ‘슬’이라고 읽는다)로도 쓴다. 나라(奈良)시대(710 ~ 794)에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쟁이 토착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줄의 재질은 가야금과 같은 명주실이고, 줄의 수는 13줄이며, 대륙계 궁중음악인 가가쿠(雅樂) 합주에 주로 사용되다가 에도(江戶)시대(1603 ~ 1868)부터 독주악기로 애호되기 시작하여 여러 류하(流派, 유파)로 발전했다.

전통 고토에는 두 가지가 있다. 가가쿠용 고토는 ‘가쿠소’(樂箏)라 하여, 길이 약 190cm이며 오른손 손가락에 쓰메(爪)라는 대나무 골무를 끼고 악기를 바닥에 내려놓고 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연주한다.

일본계 음악인 호가쿠(邦楽)용 고토는 ‘조쿠소’(俗箏)라 하여, 지(柱: 안족에 해당)와 쓰메를 모두 상아로 만들고, 악기를 바닥에 내려놓고 무릎을 꿇고 연주한다. 가야금처럼 17현, 20현, 21현, 25현, 30현 등의 개량 고토가 있다.

일본 고토(조쿠소) 연주 장면

3) 야탁(ятга, Yatga)

몽골의 야탁도 중국의 ‘정’에서 유래한 발현악기이다. 13세기 원(元)나라 세조(世祖), 즉 쿠빌라이 칸(Khubilai Khan)이 특히 좋아했던 악기로 알려져 있다. 전통 야탁은 몸통 단면이 직사각형 형태이며 줄의 수는 10 ~ 14줄이고, 가야금처럼 맨손가락으로 줄을 뜯는다.

19세기 중국 청(淸)나라의 억압, 20세기 몽골의 사회주의화 및 중국 사회주의의 영향으로 몽골 전통문화가 손실되면서 야탁의 전승도 끊겼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몽골어문학자 뱜빙 린칭이 한국의 가야금을 참고해 몽골 야탁 악기와 연주를 복원하자고 제안하면서 야탁이 부활하게 되었다.

1956년 북한 김일성이 몽골을 공식 방문함으로써 두 나라 간 교류가 긴밀해졌고, 이를 배경으로 북한의 가야금 연주자 김종암이 몽골 정부의 초청을 받아 몽골음악무용학교에서 1961년부터 1967년까지 야탁을 가르쳤다.

당시는 야탁을 제작할 수 있는 사람이 몽골에도 없었으므로 한동안은 북한의 가야금이나 중국의 정으로 연주했다. 복원된 몽골의 야탁은 외형은 물론 연주 자세와 주법까지 북한의 가야금 영향을 많이 받았다. 다만, 중국 영토인 네이멍구(內蒙古)지역의 야탁 주법은 중국의 정 주법과 유사하다.

야탁 연주 장면

4) 단짜인(Đàn tranh)

‘단’(Đan)은 베트남어로 ‘현악기’라는 뜻이다. 베트남의 단짜인도 중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추정된다. 몸통 길이 약 108cm이며, ‘냔’(Nhan)이라는 철사 줄을 안족 위에 얹었다.

전통 단짜인은 16현 악기였으나, 현재는 조바꿈이 쉽도록 줄을 하나 더한 17현 단짜인이 가장 널리 연주되며, 19현, 21현, 22현, 24현, 25현 단짜인도 있다. 오른손의 손톱을 사용하거나 손가락에 금속 가조각을 끼고 줄을 뜯으며 왼손으로 농현한다.

단짜인은 한국의 가야금처럼 베트남 궁중부터 민간에 이르기까지 널리 연주되던 악기이며, 베트남 전역에서 사용하였다. 지역마다 독자적인 전통과 스타일이 발전했고, 기교적인 독주곡 및 실내악 연주, 음악극과 성악의 반주 외에 근래에는 대중음악이나 서양고전음악, 재즈 등에서도 연주한다.

단짜인 연주 장면

참고문헌>13

확장영역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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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의 일본전통문화(http://www.leejisun.com)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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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음악학 석사 학위와 문학 박사 학위(한국음악학)를 수여하였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전통예술나눔사업을 담당했으며, 현재는 서울대학교, 전남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 편집
    박수연 (사) 음악사연구회 선임연구원
  • 감수
    민은기 (사) 음악사연구회 회장, 서울대 교수
  • 감수
    김세중 (사) 음악사연구회 국악자문위원, 서울대 미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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