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막히자...기업대출 천장 뚫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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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가계대출 고강도 규제에
지난달 증가세 둔화...6.1조 늘어
은행 기업대출은 한달새 10.3조↑
2004년 이후 상승폭 역대 최대
서울 시중은행 대출 상품 관련 안내문./연합뉴스

[서울경제]

지난달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폭이 약 6조 원으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다. 금융 당국의 전방위적인 대출 조이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된 틈을 타 기업대출 늘리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2021년 10월 중 가계대출 동향’을 10일 발표했다.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 1,000억 원 늘어나 전월(7조 8,000억 원)보다 증가 폭이 줄었다. 올해 초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 열풍으로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1~3월까지 약 10조 원대를 기록하다가 4월 25조 4,00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후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로 감소와 증가를 반복하다 7월(15조 3,000억 원)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대출 항목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5조 3,000억 원 증가해 전월(6조 7,000억 원)보다 1조 4,000억 원 감소했다.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 매매 거래량이 감소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9월 8만 2,000가구로 6~8월 내내 8만 9,000가구를 유지한 데서 감소세로 전환했다. 기타 대출은 신용대출 외 여타 대출이 감소함에 따라 지난달 8,00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월에는 증가 폭이 1조 2,000억 원이었다.

업권별로는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5조 2,000억 원 늘어 전달(6조 4,000억 원)에 비해 증가 폭이 1조 2,000억 원 축소됐다. 주담대는 전월(5조 6,000억 원)보다 준 4조 7,000억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대출의 증가 폭은 전월 2조 5,000억 원 대비 3,000억 원 준 2조 2,000억 원을 차지했다. 다만 정책모기지는 전달과 같은 증가 폭(8,000억 원)을 기록했다.



은행권의 신용대출은 지난달 6,000억 원 증가했다. 10월 중 영업을 시작한 토스뱅크(5,000억 원 증가)가 증가 폭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은 2,000억 원 감소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9,000억 원 증가해 전월(1조 5,000억 원)에 비해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특히 상호금융의 증가 폭이 같은 기간 1조 8,000억 원에서 3,000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가계대출이 주춤한 사이 기업대출은 사상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로 눈을 돌린 결과다. 한국은행의 ‘2021년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기업대출은 전월 말 대비 10조 3,000억 원 증가한 1,059조 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10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수준이다.

코로나19로 타격을 크게 입은 중소기업이 기업대출의 증가세를 견인했다. 중소기업대출은 8조 원 늘어난 881조 원으로 기록됐다. 이는 10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대기업대출은 9월 말에 비해 2조 3,000억 원 늘었다.

금융 당국은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잡는 데 중점을 둔 만큼 가계대출에서 규제 강화 기조를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올 7월을 정점으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는 등 안정세를 점차 찾아가고 있는 추세”라며 “금융 당국은 지난달 26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의 차질 없는 시행 등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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