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한, 주제 넘게 북·미 사이 끼어들어… 핵 포기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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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1.11. 오후 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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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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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친서 직접 받아… 일방적 강요 당하는 회담 필요없다”
뉴시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제재 완화를 위해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미국이 우리의 요구를 수용해야만 대화에 나서겠다”고 잘라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날 청와대가 발표한 것을 언급하면서는 “남한은 자중하라”고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김 고문의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평화적 인민이 겪는 고생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고 일부 유엔 제재와 중핵적인 핵 시설을 통째로 바꾸자고 제안했던 베트남에서와 같은 협상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가 미국에 의해 시간을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다. 일방적인 강요나 당하는 회담에 다시 나갈 필요가 없고 회담탁 우(위)에서 장사꾼들처럼 무엇과 무엇을 바꿈질할 의욕도 전혀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대화탁에서 1년 반이 넘게 속히우고 시간을 잃었다”며 “조미(북미) 사이에 다시 대화가 성립되자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미국이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며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부터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제시했던 ‘연말 시한’을 의미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고문은 “우리는 우리가 갈 길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며 “세상이 다 인정하는 바와 같이 우리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가 나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친분관계를 바탕으로 혹여 우리가 다시 미국과의 대화에 복귀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을 가진다거나 또 그런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어가 보려고 머리를 굴려보는 것은 멍청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김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와 관련해서는 “남한은 자중하라”고 했다. 전날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발표했다. 그는 “남조선 당국이 숨 가쁘게 흥분에 겨워 온몸을 떨며 대긴급통지문으로 알려온 미국 대통령의 생일축하 인사라는 것을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친서로 직접 전달받은 상태”라며 “아마도 남조선 당국은 조미 수뇌들 사이에 특별한 연락 통로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집안 족속도 아닌 남조선이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미국 대통령의 축하 인사를 전달한다고 하면서 호들갑을 떨었는데 저들이 조미관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보려는 미련이 의연 남아있는 것 같다”며 “수뇌들 사이에 친분관계를 맺는 것은 국가들 간의 외교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남조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에 중뿔나게 끼어드는 것은 좀 주제넘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마당에 우리가 무슨 생일 축하 인사나 전달받았다고 하여 누구처럼 감지덕지해 하며 대화에 복귀할 것이라는 허망한 꿈을 꾸지 말라”며 “끼어들었다가 본전도 못 챙기는 바보 신세가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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