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생 살인범' 김양, 공범 박양 재판 증인출석해 무서울 정도로 침착 '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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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06.26. 오전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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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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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전 '완전범죄' '밀실트릭' 등 검색

인천 초등생 살인범 재판열린 인천지법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에서 사체유기와 살인방조 혐의를 받고 있는 박양의 첫 재판이 23일 열렸다.

인천지법 형사15부(허준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오후 2시 박양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양은 "8살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것은 사람을 죽이라는 박양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김양은 "박양은 네 안에는 소심한 A와 과격한 J라는 두 개의 인격이 있다. 너에게 사람을 죽이는 것쯤은 일도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사람을 죽이면 새끼손가락과 폐는 나에게 달라"고 말하곤 했다고 진술했다.

김양은 기존에 "살인 범행은 혼자 했고 공범은 시신만 건네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해왔다.

박양의 살인 가담정도에 대해 이렇게 구체적으로 상반된 진술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담당검사 또한 "거짓말 아니냐"며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범행 후 홍대에서 만나 시신 일부를 건넨 이유에 대해서는 "사건전 박양이 수차례 시신 일부를 달라고 주문했었기 때문이다"라고 증언했다.

이같은 김양의 증언은 사전에 박양이 김양으로부터 건네받은 쇼핑백 안의 내용물이 무엇인지 알고있었다는 검사의 주장과도 일치했다.

김양은 "박양이 지시한 살해 행위를 수행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며 "옳지 않은 일인 것을 알았지만, 박양 지시를 거절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양은 이날 어린시절부터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면서 친구라는 존재에 대해 특별히 각별한 마음을 갖고 있음도 이날 털어놨다.

박양을 친구하고 생각했기 때문에 검거 초기 그를 보호하려했으며 박양이 아닌 어느 누구였어도 보호해주려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날 고개를 푹 숙이고 짐짓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려 한 박양과 달리 김양은 검사와 박양 변호인단의 질문에 비교적 조리있고 논리있게 또박또박 답해 오히려 참관온 방청석 시민들이 치를 떨 정도였다. 특히 박양의 지시사실을 털이놓는 것이 자신의 형량을 줄인다고 들었지만 그 의도로 말하는 것은 아니라는 김양의 발언은 재판을 앞두고 많은 준비를 해왔음을 짐작하게 했다.

김양은 의도를 알 수 없는 질문에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라고 하고 기억을 더듬어야할때는 "생각할 시간을 조금 주시겠습니까"라고 또박또박 요구하기도 했다.

김양은 "박양의 존재를 보호해주려 했었지만 부모님과 친척은 물론 변호인이 진실을 밝히는 것이 피해자에 대한 예의라고 말해서 마음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과정에서는 김양이 시신 일부를 들고 박양을 만나 홍대에서 닭강정을 사먹고 술을 마신후 룸카페에도 갔었으며 시신일부가 선물인줄 알고 버렸다는 박양의 진술이 허위라는 검사의 추궁이 이어졌다.

한편 김양은 사건 발생전 '밀실트릭', '완전범죄' 등을 검색했으며 범행 후 박양을 만나러 가면서는 '미성년자 살인'에 대해 조사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인천=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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