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강보합세 지속…내년 상반기가 변곡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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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9.16. 오후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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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 집값 진단
서울 아파트값 3주째 보합
거래 급감 속 관망세 지속
시장 안정화 판단은 섣불러
강남 신고가는 지속될 듯
매물 늘듯…내년 상반기 주목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김유리 기자, 문제원 기자] '변곡점인가 잠시 멈춤인가.'

가파른 우상향곡선을 그리던 집값 그래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 등 주요 통계에서는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이 보합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여전히 일부 강남권을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도 계속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가격을 낮춘 급매물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보합세를 변곡점으로 보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지적한다. 정부의 다중 규제에도 불구하고 저금리 기조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시장에서는 똘똘한 한채 투자 경향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열쇠를 쥔 다주택자들 역시 내년 상반기까지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여서 강보합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은 일단 관망 속 보합세


1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주까지 3주 연속 보합 수준인 0.01%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강남 4구에서는 서초구와 송파구가 5주 연속 보합(0.00%)을 기록 중이며, 강남구는 5주 연속 보합 수준인 0.01%대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비강남권도 최근 보합 내지 0.02% 이내로 상승폭을 줄였다

거래 급감 속에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992건으로 7월 1만647건과 비교해 약 38% 급감했다. 지난해 8월 6606건과 비교해도 올해 8월 거래량은 절반 수준에 그친다. KB부동산 리브온이 지난 13일 발표한 주택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96.2로 전주 101.5와 비교해 5.3포인트 하락하며 3개월 만에 기준점인 100 밑으로 떨어졌다. 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졌다는 것은 매수세 보다 매도세가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양도소득세와 보유세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거래 동기를 찾기 힘들다"며 "지루할 정도로 관망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아직 명확한 방향성을 거론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통계를 보면 거래건수들이 반토막 나면서 시장이 안정된 것처럼 왜곡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금의 보합세가 계속 이어질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급매물, 신고가 속출' 이상 현상


전문가들은 강남권에서 잇따르는 신고가 거래 역시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신고가 거래는 호가 자체로는 가격 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신고가 거래가 계속 꾸준히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84㎡(이하 전용면적) 매매가가 19억7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4~5월만 하더라도 16억원대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인 잠실동 트리지움(전용 84㎡)은 지난달 22억원으로 최고가에 거래됐다. 7월 21억원대 보다 1억원 가까이 상향조정된 금액이다. 재건축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156㎡의 경우 지난달 이뤄진 3건의 거래 모두 40억원대의 신고가를 형성했다. .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거래량은 줄어든 가운데 가격은 오르는 상황이 하반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강남3구의 경우 풍부한 시장 유동성에 실수요까지 계속 유입되고 있어서 가격은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상반기가 변곡점


전문가들은 지금의 관망세가 내년 1ㆍ2분기를 기점으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6월 양도소득세 중과세와 종합부동산세율 인상 적용을 피하기 위한 다주택자 매물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내년 7월부터 3기 신도시 등의 사전청약이 시작되는 만큼 상당수 매매수요가 청약 대기 수요로 전환하는데다 가파르게 오른 집값 때문에 매수자들 역시 가격 조정을 기다리는 모습"이라며"내년 봄 다주택자 매물이 얼마나 나오느냐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내년 상반기 양도세 중과세 유예기간 끝나기 전까지 매물이 좀 나올 것"이라면서도 "공급 부족 이슈가 있기 때문에 이후에는 강보합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반적인 가격 하락을 점치는 전망도 제기됐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가주택은 똘똘한 한채 선호로 쉽게 안떨어지는 반면 중저가는 다주택자나 법인 매물 영향으로 가격이 떨어질 것 같다"며 당분간 전반적으로는 집값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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