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깎는 노력 결실… 루터대가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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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09.13. 오전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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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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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득칠 루터대 총장(가운데)이 지난 6월 학생들과 즐겁게 담소를 나누며 경기도 용인시 루터대 캠퍼스 본관 앞을 거닐고 있다. 루터대 제공


‘정부 재정지원 제한 완전해제.’

올해 정부의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받아든 권득칠 루터대 총장의 표정은 밝아보였다. 2년 전 교육부로부터 ‘경고’를 받은 뒤 취·창업과 학습지원, 진로 및 심리상담 지원 등을 개선하기 위해 비상근무 체제로 밤을 새운 날들이 헛되지 않았다.

지난 5일 경기도 용인시 학교 총장실에서 만난 권 총장은 자주 기침을 쏟아냈다. 교육부 평가를 준비하며 매일 새벽에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다 감기에 걸렸다고 했다. 권 총장은 “대학 구성원이 하나 돼 교양과목과 취·창업 지원 방안 등을 획기적으로 마련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루터대는 교양과목을 늘리기 위해 교수 4명과 취·창업, 교양 지원을 위한 센터장 2명을 채용했다. 인성교육과 진로탐색 등을 돕는 10개 교양과목을 신설했다. 전공 교과목은 현장 실습 중심으로 개편했다. 수업 품질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수업 중간 학생들이 강의 평가를 하고 교수는 개선안을 마련했다. 취·창업지원센터는 학생들의 상담과 지원, 취·창업 특강을 맡았다.

교직원들은 ‘월화수목금금금’처럼 일했다. 주일 오후 2시면 저마다 예배를 마치고 학교로 출근해 교육부 평가 준비에 매진했다. 교육부로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기 하루 전에는 새벽 5시까지 모든 직원이 남아 타 부서 보고서의 오·탈자까지 검토했다. 건물 입구에서부터 학생들의 건의사항을 직접 듣는 ‘찾아가는 행정서비스’를 반영해 생활관과 학생식당, 열람실 등을 리모델링했다.

루터대는 재정 부실 대학이 아니다. 기독교한국루터회의 지원금으로 지난해 학생 1인당 45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수도권 사립대 중 4위다. 지난해 학생 1인당 교육비는 1242만원으로 종교계 대학 중 가장 많다.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는 23.1명으로 다른 학교에 비해 적은 편이다. 교단 지원금으로 지금까지 충당하던 장학금을 국외 학점 교류나 현장실습 강화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학생들의 생활비·학자금 정부 대출도 가능해진다.

루터대 변신에는 하나님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일각에선 “대학 이름에서 ‘루터’를 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해답은 근본을 지키는 데 있었다. 권 총장은 “이 대학을 하나님께서 왜 세우셨는지를 고민하며 교육목적 정립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기독교 정신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사회인 양성 등 교육목표도 새롭게 정립했다”고 강조했다.

교직원들은 매주 월요일 예배를 드리며 말씀과 기도로 ‘영적 무장’을 한다. 예배를 마친 뒤에는 허심탄회하게 대학 현안을 서로 나눈다. 권 총장은 “루터대는 소규모 대학의 장점을 살려 학생 한 명 한 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가족 같은 대학”이라며 “기독교 신앙 위에서 재도약하는 대학이라는 비전을 품고 우리나라 유일의 대학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용인=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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