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비위 논란' 윤재순 비서관, 상습 성희롱에 검찰 내부에선 "별명이 ED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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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5.16. 오전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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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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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재순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 경향신문 자료사진

검찰 재직 시절 성비위로 두 차례 징계성 처분을 받은 윤재순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이 평소 음담패설과 폭언을 자주 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등단 시인이기도 한 윤 비서관은 지하철 성추행 실태에 대해 ‘사내 아이들의 자유가 보장된 곳’이라고 묘사한 시를 출간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문제적 언행이 잦았음에도 탄탄대로 승진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윤 비서관은 검찰 재직 당시 동료들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일삼아 ‘EDPS’라는 별명이 붙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DPS’는 음담패설을 영문으로 소리나는 대로 쓴 뒤 음절 앞 철자를 딴 은어다.

한국일보는 윤 비서관이 여직원에게 “X없게 생겼다”고 말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수시로 했다는 검찰 내부 증언을 전했다. 성희롱성 발언뿐 아니라 검찰 서기관 시절 후배 직원에게 ‘X대가리’ 등 비하성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고도 했다. 후배 직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윤 비서관은 마지못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대검찰청 중수부 수사관이던 2002년 출간한 시집 <가야 할 길이라면>(왼쪽)에는 ‘전동차에서’라는 제목의 시가 실렸다. 교보문고 홈페이지 갈무리

경향신문은 지난 13일 윤 비서관이 검찰 수사관이던 시절 지하철 전동차를 ‘사내아이들의 자유가 보장된 곳’이라며 성추행 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등 왜곡된 성 인식이 담긴 시를 써 출간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2002년 11월 출간한 첫 번째 시집 <가야 할 길이라면>에 실린 ‘전동차에서’라는 시에서는 지하철 안 풍경을 묘사하며 ‘전동차에서만은/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라고 썼다. 이어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 보고/엉덩이를 살짝 만져 보기도 하고/그래도 말을 하지 못하는 계집아이는/슬며시 몸을 비틀고 얼굴을 붉히고만 있어요/다음 정거장을 기다릴 뿐/아무런 말이 없어요’라고 적었다.

2004년 10월에 출간된 두 번째 시집 <나는 하늘을 모른다>에 게재된 시 ‘나의 눈깔은 처녀다’에선 ‘퇴색되지 않은 선홍빛 눈깔’ ‘핏기가 가시지 않은 태양’ 등을 ‘처녀’로 비유했다. 골프장을 소재로 한 시 ‘18홀과 36홀 그리고 54홀’에서는 ‘공을 쳐 내는 이유는 간단하다/숨겨진 구멍에 공을 넣기 위하여서다’ ‘즐기며 살아 보겠노라고 구멍을 좇고 또/좇는 것이다’ 등의 표현을 썼다.

윤 비서관은 2012년 7월 대검찰청 정책기획과에서 검찰 사무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부서 회식에서 여성 직원을 성추행해 ‘감찰본부장 경고’ 처분을 받았다. 1996년 10월 서울남부지청 검찰 주사보로 일할 때도 부적절한 신체 접촉으로 인사 발령이 났다. 대통령실은 성비위 의혹 보도가 나온 직후 “일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으며, 정식 징계 절차가 아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을 때 대검 운영지원과장을 지내고 검찰에서 25년 동안 인연을 이어온 최측근으로 꼽힌다. 윤 비서관은 윤 대통령과 1997년 수원지검 성남지청 검사 시절부터 대검 중수부, 서울중앙지검 등에서 함께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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