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흥 토지·임야 뜯어보니…'LH직원식' 공동 소유 '기획부동산' 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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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3.07. 오전 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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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직원 땅투기] 법인·개인 등 '쪼개기 소유'
시흥서는 한 필지 두고 119명 소유하기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정부합동조사단은 이번 투기의혹 조사대상이 수만명에 달할 것이라며 조사대상을 더 확대하는 부분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5일 국토부에 따르면 정부합동조사단은 조사를 통해 위법사항이 확정될 경우 엄정조치할 방침이다. 사진은 5일 오후 LH 직원들이 사들인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소재 농지의 모습. 2021.3.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특별취재팀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신도시 지정 정보를 미리 알고 유력 후보지에 사전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광명·시흥지구가 '기획부동산'으로 추정되는 '지분 쪼개기'가 횡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필지를 두고 적게는 1~2명부터 많게는 수백명까지 소유한 경우도 있는데, 광명·시흥지구를 전수조사하면 이런 사례는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7일 <뉴스1>이 광명·시흥 3기 신도시 내 일부 토지대장을 뜯어본 결과 광명시 가학동 내 한 필지를 부동산법인(A법인) 한 곳이 매입해 이를 11명의 개인에게 판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전형적인 기획부동산 의심 사례로 추정된다. 기획부동산은 특정 법인이 토지를 싼값에 매입해 개발호재로 투자자를 모으는 것을 일컫는다. 헐값에 토지를 매수한 후 투자자들과 해당 토지를 공유지분으로 나눠 추후 많게는 10배 가까이 폭리를 취하는 형태다.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둔 A법인은 지난 2018년 10월12일 가학동 3xx-1x 필지 수천평을 13억2000만원에 사들였다. 이후 10월25일 이 필지를 396㎡·1324㎡ 등으로 나눠 3xx-1x~1x식으로 필지로 쪼갰다.

한달이 채 되지 않은 11월5일 A법인은 쪼갠 필지를 개인 1~2명에게 되파는 식으로 차익을 거뒀다. 대표적으로 서울 영등포·강동, 경기도 이천·고양·김포가 주소지인 개인 5명에게 165㎡, 66㎡, 198㎡, 82.6㎡, 132㎡ 등으로 토지를 팔았다. 금액은 3380만원에서 1억140만원까지 다양했다.

4일 후인 11월9일에도 서울 양천구가 주소지인 개인에게 66㎡를 쪼개어 팔았다. 이후에도 2019년 1월, 2월, 3월, 8월, 10월 각 한차례씩 개인들에게 더 쪼개어 팔았다. 1년도 되지 않아 한 토지를 두고 A법인과 개인 11명이 나눠 가지게 된 것이다. 당시엔 광명·시흥지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될 것이 유력한 분위기였다.

가학동 이외 지역에서도 기획부동산이 성행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광명 가학동·노온사동, 시흥시 무지내동·과림동 일대에는 공동 소유자가 수백명에 달해 토지·임야대장이 조회되지 않는 필지가 허다했다. 대법원 등기소에서도 해당 토지·임야 등기부등본의 열람이 불가능했다.

무지내동 내 임야의 경우 적게는 80명에서 최대 132명이 공동 소유자로 올린 임야 5곳이 <뉴스1>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 인근에는 부동산 경매 법인 B가 임야를 여러 필지로 쪼개 판 정황이 발견되기도 했다.

과림동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과림동 한 산에는 119명이 한 필지를 공동소유하고 있었다. 이들의 거주 지역은 경기도 안산·수원·용인, 대전 등 다양했으며 공동 소유자 중에서는 외국인도 있었다.

인근 산에도 22명이 한 필지를 공동 소유 중이었다. 공동 소유 중인 이들의 주소지는 서울, 전남, 경기, 강원 등 다양했다. 이 외에도 4~18명이 공유한 필지도 다수였다.

광명·시흥지구 신도시 내 '기획부동산'으로 의심되는 한 필지의 토지대장. © 뉴스1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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