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산불 ‘방화범’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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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1.03. 오전 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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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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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 지구촌 기후변화 뉴스]
최근 20년 산불 면적 이전보다 2배 증가
연구팀 대기중 수분 부족 급증 원인 분석
“68%는 인간활동 유래 지구온난화 때문”
미국 캘리포니아주 플루머스 카운티에서 지난 7월24일(현지시각) ‘딕시’란 이름의 대형 산불이 주택을 불태우고 있는 화재 현장을 한 소방관이 지나고 있다. 미 서부 13개 주에서는 극심한 가뭄에 폭염이 겹치면서 80여건의 산불이 발생해 주변으로 번졌다. 연합뉴스


미국 서부에서 발생하는 전례 없는 대형 산불 주요 원인은 인간 활동이 만들어낸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미국 연구팀이 2일(한국시각) 밝혔다.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 연구팀은 과학저널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이날치에 발표한 논문에서 “2011년부터 2018년 사이에 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연평균 1만3500㎢의 산불은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그 원인은 자연 변동성보다 인위적 기후변화라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의 산불 면적은 1984~2000년과 견주면 두 배에 이른다.(DOI : 10.1073/pnas.2111875118)

(A) 1984~2000년 따뜻한 계절의 연평균 산불 면적. 왼쪽 하단은 서부 전체 산불 면적. (B) 2001~2018년 기간. %는 1984~2000년 대비 변화율. (C) 1984~2000년 높은 브이피디(연간 90% 이상)의 평균 일수. (D) 2001~2018년 기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제공


연구팀은 최근 산불의 급증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공기가 얼마나 건조한지를 나타내는 '수증기 압력 부족'(VPD) 개념을 사용했다. 브이피디는 대기에 실제로 존재하는 물의 양과 대기가 보유할 수 있는 최대량 사이의 차이를 나타낸다. 브이피디가 클수록, 곧 수증기 압력이 부족할수록 토양과 식물에서 대기로 물이 빠져나가 건조화하고 불이 나기 쉬운 조건이 형성된다.

연구팀은 미국 서부 산불이 급증한 것은 봄·여름 등 기온이 높은 계절에 브이피디와 관련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2001∼2018년 5월부터 9월 사이에 브이피디가 높은 날 수는 이전 기간에 비해 94% 증가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이 이런 증가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대기의 자연적 변동은 브이피디 증가의 32%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 계산으로는 지난 20여년 동안 대기중 물 부족 증가의 68%는 주로 인간 활동에서 기인한 지구온난화 때문이었다.

연구팀은 “2000년 이전에는 날씨 변화만 사용해 브이피디를 꽤 잘 설명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브이피디만으로 30%만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후모델인 ‘접합 대순환 모델6’(CMIP6)로는 인위적 지구온난화로 브이피디 편차의 88%를 설명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지난해 8월 캘리포니아에서 4200㎢ 면적을 태운 사상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을 때 지구온난화는 전례 없이 높았던 브이피디의 50%에 책임이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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