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0세 현역 입대' 래퍼 던밀스, 현역 피하려 몸무게 116㎏까지 늘렸다가 징역형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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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9.25. 오후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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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지난해 5월 징역 1년에 집유 2년 선고

4급 사회복무요원 판정받았다 유죄 판결 후 현역 입대

30세 늦깎이 나이로 육군에 입대해 주목을 받았던 래퍼 던밀스(31·본명 황동현)가 현역 입대를 피하기 위해 몸무게를 의도적으로 늘렸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수원지법 안양지원은 병역 신체검사를 앞두고 고의로 체중을 늘린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던밀스에게 지난해 5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8월 15일 입대를 앞둔 래퍼 던밀스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진. /던밀스 인스타그램 캡처

던밀스는 25세이던 2013년부터 계속 입영 시기를 늦춰왔다. 그는 2013년 1월 18일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문신 등을 이유로 3급 현역 판정을 받았다. 그는 이후 자격시험 응시, 질병 등 사유를 들어 입영을 미뤘다.

2017년 6월부터는 식사량을 늘리고 단백질 보충제를 복용하는 방식으로 살을 찌우기 시작했다. 현역 입영대상 기준인 3급보다 낮은 4·5급 판정을 받기 위해서였다. 체질량 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33 이상이면 현역 입대하지 않고 공공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4급(보충역) 판정을 받는다. 50 이상이면 전시에만 노동력을 제공하는 등 병역면제에 해당하는 5급(전시 근로역) 판정을 받는다.

던밀스는 BMI가 4급 판정 기준인 33이 넘자 2017년 6월 29일 신장과 체중이 변경됐다는 사유로 병역처분변경원을 제출했다. 당일 신체검사를 받은 던밀스는 검사에서 ‘신장·체중 불시측정대상자’로 분류됐다. 신체검사 등급 4·5급 판정 대상자 중 BMI 2를 가감할 경우 등급이 변경될 수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불시에 재측정을 하는 것이다. 2017년 7월 12일 진행된 병무청의 불시측정에서도 던밀스는 신장 184cm, 체중 116.7kg, BMI 34.4가 나와 4급 판정을 받고 현역 입대를 피하게 됐다. 그러나 던밀스는 그해 12월 병역 감면을 위해 고의로 살을 찌운 혐의로 기소됐다. 던밀스는 유죄 판결을 받은 지 5개월 뒤인 지난해 10월 8일 육군 현역으로 입대했다.

재판부는 "병역 감면을 목적으로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쓰는 행위를 했다"면서도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과 초범인 점, 성실한 군 복무를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2013년 싱글 앨범 ‘Don Mills(던밀스)’로 데뷔해 언더그라운드 래퍼 사이에서 유명했던 그는 케이블채널 Mnet의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2’ ‘쇼미더머니777’ 등에 출연해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그래픽=김란희

군 현역 입대를 피하기 위한 ‘꼼수’는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당국에 적발된 A(27)씨는 우울증·환청 증세로 입원 치료와 외래진료를 받았다는 증빙서류를 병무 당국에 제출하고 병역을 면제받았다. 그러나 병역면제를 받자마자 병원 치료를 중단하고 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하며 해외여행을 다닌 사실이 병무청 특별사법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면서 덜미를 잡혔다. 기소된 A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속임수를 통한 병역면탈자 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병무청이 발간한 ‘2018 병무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가 특별사법경찰에 적발된 인원은 모두 69명에 달한다. 병역면탈 적발 인원은 2015년 47명에서 2016년 54명, 2017년 59명, 2018년 69명 등으로 증가했다.

유형별로 보면 던밀스와 같은 고의체중 증·감량이 31명으로 가장 많았다. △학력 속임 10명 △고의문신 9명 △정신질환 위장 7명 △척추질환 4명 △생계감면 3명 △허위장애등록 1명 △기타 4명(정형외과 2명, 청력 1명, 키 늘이기 1명) 등이 뒤를 이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기소된 병역 면탈자 중 74% 정도가 집행유예로 그치는 것이 현실인 만큼 ‘처벌이 약하니 한 번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나온다"면서 "징벌을 강화하거나 속임수를 걸러낼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 경각심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소정 기자 soj@chosunbiz.com] [정민하 인턴기자(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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