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허울뿐인 강남 아파트 '소셜믹스'… 행복주택 사는데 행복하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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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7.20. 오후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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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는 49㎡ 소형 평수가 마련된 301동과 323동에 행복주택 물량을 따로 배치했다. 해당 동에는 조합원 물량도 포함돼 있다. /사진=강수지 기자
아파트 단지 내 행복주택 입주민에 대한 차별이 여전하다. 정부는 2003년 서울에 장기전세주택이란 이름으로 공공임대주택사업을 시행하면서 단지 내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함께 조성하는 ‘소셜믹스’(Social Mix) 정책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일반 아파트 단지 내에 일반분양 물량, 행복주택 물량 등이 섞여있게 됐다. 비교적 소득이 적은 입주민이 거주하게 되는 임대주택도 좋은 환경에 마련해 다양한 배경의 주민이 함께 어울려 살게 하기 위한 목적이다.

국내에선 공공택지지구 개발이나 재건축·재개발 등 사업 시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로 임대주택으로 지어야 한다. 이를 지방자치단체가 조합에서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 행복주택은 청년·신혼부부·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공공임대로 인근 시세 60~80% 이하 임대료만 내면 거주할 수 있다. 행복주택 최대 거주기간은 ▲대학생·청년 6년 ▲자녀 있는 신혼부부(결혼 7년 이내) 10년 ▲고령자 20년 등이다.

7월 강남권 재건축단지도 행복주택 입주자를 모집했다. 대상 단지는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디에이치아너힐즈·래미안블레스티지 ▲일원동 디에이치포레센트·래미안개포루체하임·디에이치자이개포 ▲가락동 헬리오시티 등이다. 문제는 단지 내 행복주택에 사는 입주민들이 눈치를 보며 사는 경우가 적지않게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행복주택 입주민을 비하하는 “돈 없으면 제발 오지 마라. 시장경제가 뻔히 있는데 정부 개입을 등에 업은 채로 본인 수준 이상의 아파트에서 살고 싶나. 본인 수준에 맞는 곳 살아라” 등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는 49㎡ 소형 평수가 있는 301·323동에 행복주택, 조합원 물량을 배치했다. 행복주택 물량은 두 동에만 포함돼 있다. 두 동은 외벽 전체가 짙은 갈색이고 최고 33층인데 비해 낮은 7층이다. 한눈에 봐도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이 때문에 입주민·입주 희망자는 자녀가 받게 될 차별 등을 우려한다. 2019년엔 해당 단지 행복주택 당첨자가 온라인에 게재한 “입주하면 아이가 세 살이라 어린이집에 다니고 다섯 살이면 유치원에 갈 텐데 차별대우 받을까 마음에 걸린다”는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다른 소셜믹스 단지 입주민은 “대형 브랜드 아파트엔 임대동이 따로 있어서 일반 입주민은 행복주택 입주민을 다 알아본다. 단지 내 아이들이 서로 몇 동 사냐고 묻고 아이들이 부모에게 ‘○○이는 □□동 사는데 우리 집보다 잘 사는 거야?’라고 묻기도 한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누가 임대동 사는지 알려주기도 한다”고 실태를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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