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개 없다더니… 서울 10억 아파트 100여곳

입력
수정2020.09.01. 오후 6:56
기사원문
이상현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키맞추기 형태로 꾸준히 올라

강남3區 제외 20개구서 91곳

강북·도봉서도 조만간 나올듯

김현미 장관 발언 설득력 잃어


사진은 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안에서 몇 개 되지 않는다던 '10억원' 서민 아파트가 어림잡아 계산해도 수십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가아파트가 밀집된 강남3구를 제외하고 서울 22개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10억원 클럽'에 가입한 전용면적 84㎡ 고가아파트가 100여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근 신축돼 통계에 빠졌거나 고가의 강남 아파트까지 포함할 경우 백단위를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1일 본지가 강남3구를 제외하고 네이버부동산에서 각 구별로 인기단지 10곳를 모아둔 실거래가를 전수조사한 결과, 전용면적 84㎡를 기준으로 최근 실거래가가 10억원을 넘긴 단지는 총 91곳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각 구별로 이용자들이 자주 찾는 단지들을 중심으로 조사했으며, 실거래가 변동 내역이 없는 일부 신축단지는 제외했다.

또 전용면적 84㎡평형과 직접비교가 없는 단지도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10억 클럽'에 가입한 단지가 수십개가 나오면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불과 몇개에 불과하다"던 지적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몇 개 아파트를 모아서 10억원이 넘는 것을 가지고 서울 전체인 것처럼 기사를 쓴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사에 따르면 강남3구를 제외한 22개구 중 전용면적 84㎡평형의 실거래가 10억원이 넘는 단지가 없는 곳은 2곳으로, 강북구와 도봉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10억원이 넘는 단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구와 도봉구 역시 실거래가가 9억원을 훌쩍 넘긴 단지가 이미 나오고 있어, 지금 추세처럼 집값이 계속 오를 경우 이들 지역에서도 '10억 클럽' 아파트가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강북구에서는 미아동 래미안트리베라2차 전용 84㎡가 최근 실거래가가 9억700만원, 도봉구 창동 동아청솔 같은면적도 최근 실거래가가 9억원에 육박한 상황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10억원 이상 고가아파트가 많은 지역은 중구(7곳), 용산구(7곳), 광진구(9곳), 은평구(6곳), 서대문구(6곳), 마포구(5곳), 양천구(6곳), 영등포구(7곳), 동작구(8곳), 강동구(8곳) 등에서 집중됐다.

15억원을 넘어서는 초고가 아파트도 여러곳 관측됐다. 종로구에서는 경희궁자이2단지가 지난 7월 16억9000만원을 찍었고, 용산구에서는 이촌동 한가람아파트가 같은달 17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성동구에서도 옥수동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가 16억5000만원을, 마포구에서는 신축단지인 신촌그랑자이가 17억8000만원에 육박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84㎡평형이 아닌 단지도 10억원을 넘기고 있었다.

마포구 도화동 도화현대1차는 79㎡평형이 올해 1월 10억원에 거래됐고,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2단지 72㎡B평형도 올해 7월 13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상대적으로 저가 아파트가 밀집돼 있는 지역 역시 '10억 클럽'에 가입한 단지들이 나왔다. 중랑구 면목동에서는 사가정센트럴아이파크가 올해 6월 11억5424만원에 실거래됐고 노원구에서는 중계동 청구3차가 11억900만원을 찍었다.

금천구와 관악구에서도 독산동 독산롯데캐슬골드파크1차가 11억5000만원, e편한세상서울대입구가 11억8000만원을 기록하며 10억원을 훌쩍 넘긴 가격에 거래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적했던 통계는 부동산114의 통계로, 올해 8월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0억509만원으로 조사됐었다. 부동산114 통계에서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9억5211만원으로, 1년 사이 5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현 정부가 출범했던 2017년(7억125만원)과 올해 평균가격을 비교하면 3억원 이상 올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몇 개 정도는 아니고 지역별 대표단지들의 가격이 오르면서 주변에 입지나 규모가 비슷한 단지들이 키맞추기를 하는 형태로 최근 가격이 꾸준히 상승해 왔다"라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디지털타임스 채널 구독 / 뉴스스탠드 구독
디지털타임스 홈페이지 바로가기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