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맥프로, 아이튠즈... 다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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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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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3일(현지시각) 미국 새너제이 매키너리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애플 WWDC, 아이튠즈는 3개 앱으로, 아이패드는 PC처럼, 애플 워치는 독립적으로...
아이패드OS, 애플워치OS, 애플TVOS 등 싹 다 바꿔
갈고 닦은 애플 맵 선보이고 6년막에 새 맥프로 공개해

이번에도 수차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3일(현지시간) 애플이 미국 세너제이 매키너리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2019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 현장에서다. WWDC는 7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로 시작된 WWDC 첫날은 새로운 소식으로 가득찼다. 아이패드용 새 운영체제(OS)를 선보였고, 애플워치는 독립된 앱을 통해 아이폰과의 종속성을 벗어났다. 실패를 통해 갈고 닦은 애플맵을 다시 야심차게 공개했다. 후반부에는 새 맥프로와 가격까지 공개하는 애플 특유의 마케팅도 빼먹지 않았다.

크레이그 페더리기(Craig Federighi) 애플 수석부사장은 "아이튠즈가 애플뮤직, 애플팟캐스트, 애플TV 등 3가지로 나뉘어 서비스된다"고 강조했다.

■18살 '아이튠즈' 퇴장, 영화·음악·팟캐스트 3개 앱으로 나눠
2019 WWDC에서 눈여겨볼 것은 확 바꾼 애플의 콘텐츠 유통 정책이다. 애플은 18년간 운영해오던 콘텐츠 서비스 ‘아이튠즈’를 버리기로 했다. 하지만 아이튠즈라는 큰 창구를 버리고 ‘애플 뮤직’, ‘애플 팟캐스트’, ‘애플 TV’로 나눴다는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애플이 아이튠즈를 버리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아이튠즈로 서비스하는 콘텐츠의 덩치가 너무 커지고 다양해졌다. 이 때문에 분리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더 고질적인 이유는 아이튠즈의 활용도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매번 음악, 영화 등의 콘텐츠를 살때마다 아이튠즈를 거쳐야 했다. 양질의 유료 콘텐츠가 모이는 통로였지만 오랫동안 쓰다보니 오히려 번거로움이 더 커졌다는 지적을 많이 들었다. 애플 골수 사용자중에서도 동기화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애플이 아이튠즈를 영상(애플TV), 음악(애플뮤직), 팟캐스트 등으로 구분하면 사실상 콘텐츠 서비스 2.0 시대를 열게 된다. 콘텐츠 유통업체로서 브랜드 이미지를 알렸으니 이제는 타깃을 더 세분화해도 문제가 없다. 구독, 관리 역시 다양한 옵션을 넣어 서비스할 수 있다. 번거롭게 아이튠즈를 거치지 않고도 콘텐츠를 쓸수 있다는게 최대 장점이다. 다만 일부 앱은 여전히 동기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애플은 지난 4월엔 팟캐스트도 웹에서 바로 들을 수 있도록 개선한 바 있다. 팟캐스트 웹페이지에서 팟캐스트를 바로 듣도록 재생 버튼을 추가한 것이다. 팟캐스트 홈페이지 디자인도 바꿨다. ‘아이튠즈 팟캐스트’ 역시 ‘애플 팟캐스트’로 이름을 바꿨다. 맥 환경에서도 음악, TV, 팟캐스트 앱 등을 런칭할 예정이다.

■잡스의 흔적 또다시 사라져
애플이 아이튠즈를 종료하면스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흔적 하나가 또다시 사라지게 됐다. 애플은 음악 등 콘텐츠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지난 2001년 맥월드 엑스포에서 처음으로 아이튠즈를 선보였다. 당시엔 냅스터 등 P2P공유를 통한 불법 MP3음악 파일 유통이 성행하던 시기였다. 애플은 정식 유료 서비스를 시작해 시장을 유료화하고 소비자들에겐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힘썼다. 18년만에 아이튠즈는 음악 뿐 아니라 영화, TV영상까지 볼 수 있는 거대 유통 채널로 성장했다. 전미음반산업협회(RIAA)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아이튠즈는 미국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75%를 점유했다.

크레이그 페더리기(Craig Federighi) 애플 수석부사장이 ‘애플 아이디로 회원가입하기(Sign in With Apple)’를 소개하고 있다.

■로그인 할 때 ‘애플 아이디’로
애플의 모바일기기 운영체제(OS)인 iOS는 보안 관련한 기능을 간소화하고 사생활 보호기능을 높였다. 배경화면을 어둡게 만드는 ‘다크 모드’도 추가해 편의성도 높였다.

애플은 ‘애플 아이디로 회원가입하기(Sign in With Apple)’를 소개했다. 매번 특정 사이트에 가입할때마다 회원정보를 입력하고 아이디를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앤 것이다. ‘페이스북으로 회원가입하기’ 기능과 거의 똑같다고 볼 수 있다.

개인정보 관리는 더 강화했다. 제3자 개발업체들에게 공유하든 개인정보 관리 규정은 더 까다롭게 바꿨다. 해당 앱이 사용자 정보를 이용하면 사용자에게 직접 알려주거나 사용자가 이를 제공할지 말지 선택하도록 했다.

아이폰들 '다크 모드'로 바꾼 화면

■다크 모드로 눈을 편안하게
애플 기기의 배경을 어둡게 하는 ‘다크 모드’도 생겼다. 유튜브의 다크 모드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텍스트를 보여주는 콘텐츠라면 텍스트 이외의 배경은 까맣게 처리된다.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3가지다. 사용자는 덜 피로하게 화면을 볼 수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에도 무리가 덜 가 수명을 늘릴 수 있다. 배터리 사용시간 역시 컬러 모드일때보다는 오래 갈 수 있다.

애플 맵의 새로운 기능. 지도 화면을 가로모드로 놓고 현장을 선택한 후 꾹 누르면 경로를 실제 차로 운전해 가는 듯한 영상을 타임랩스로 보여준다. 사진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의 '드래곤 게이트'입구를 타임랩스로 보여주는 실제 지도 화면.

■갈고닦은 애플맵, 지도를 타임랩스 영상처럼
애플은 이날 절치부심해 만든 애플 맵의 새로운 기능도 선보였다. 지도에서 원하는 지역을 터치하면 실제 현장을 사진으로 볼 수 있다. 여기까지는 거리 사진을 보여주는 구글맵이나 국내 카카오맵, T맵과 별 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애플은 여기에 한가지 옵션을 추가했다. 타임랩스 영상처럼 일부 경로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는 기능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가로모드로 놓은 후 지도를 터치해 실제 거리를 보여주는 사진을 띄운다. 이 사진이 특정 거리의 입구를 보여준다면 그곳을 손가락으로 꾹 누르면 된다. 애플은 샌프란시스코 맵 속에서 차이나 타운의 ‘드래곤 게이트’를 선택해 실제 사용법을 시연했다. 드래곤 게이트 사진을 손가락으로 꾹 누르자 게이트부터 약 30m가량을 실제 운전해 들어가듯한 타임랩스 화면이 영상처럼 펼쳐졌다.

아이폰과 에어팟을 듣는 사람들끼리는 음악을 공유할수도 있게 된다. Y잭에 유선이어폰 2개를 꼽는 행위가 무선으로 완전히 옮아가는 셈이다.

■"내 음악 같이 들을래?" '오디오 쉐어링'기능 추가
이제 음악을 무선으로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게 됐다. 자신이 듣는 음악을 무선으로도 공유하는 '오디오 쉐어링'기능이다. 유선 이어폰을 쓸때는 단말기에 Y잭을 꼽고 이어폰 2개를 꼽아야만 두 사람이 음악을 같이 들을 수 있었다. 애플은 이를 무선으로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음악을 재생하는 기기를 가진 사람은 상대방 아이폰에 음악 보내기를 할 수 있다. "****의 아이폰과 음악을 공유하겠습니까?"라는 대화상자가 나타난다. 상대방의 아이폰에는 '오디오 공유'라는 알림이 뜨고 이를 허용하면 음악을 같이 들을 수 있다.

아이패드로 파일을 탐색하는 화면. 파일의 메타데이터 등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윈도 탐색창과 비슷하게 닮아가고 있다. (무선 마우스도 쓸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이패드에 USB꼽고 싶으시죠? 됩니다”
아이패드와 애플워치는 독립적인 OS를 품게 된다. 이게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애플 기기만의 폐쇄적 운영방식에서 벗어날 단초를 마련한 것이다.

애플은 아이패드OS를 새로 공개했지만 어려운 개념을 빼고 기능 위주로 설명했다. 아이패드를 PC처럼 쓸수 있다는 이야기를 에둘러 설명했다.

특히 멀티태스킹을 강화했다. 아이패드에 창을 2개 이상 띄워 하는 작업이 더 유연해졌다. 창을 2개로 나눠 한쪽에선 이메일을 쓰고 한쪽에선 다른 작업을 할 수 있다. 새 위젯을 이용해 다양한 구동 옵션을 만들었다. 앨범(사진첩)을 띄운 화면은 PC화면과 비슷하게 발전했다. 사진의 썸네일만 보여주는게 아니라 세부 메타데이터도 볼 수 있게 했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수석부사장은 "이제 아이패드에 썸드라이브(USB 메모리)를 꼽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면 우측에 샌디스크의 USB메모리가 꼽힌걸 볼 수 있다.

소비자가 가장 환호할만한 소식이 따로 있다. 외부 USB메모리를 꼽는 기능이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수석부사장은 “이제 아이패드에 썸드라이브(USB 메모리)를 꼽을 수 있다”면서 아이패드에 샌디스크 USB메모리를 꼽은 사진을 보여줬다. 아이패드로 촬영한 사진이나 편집 동영상을 USB에 간단하게 옮길 수 있단 얘기다.


■애플 워치에서 바로 앱 설치
애플 워치도 독립성을 높였다. 이제 워치 전용 앱을 설치하려면 아이폰을 조작할 필요가 없다. 애플 워치에서 앱을 검색하고 앱을 바로 설치할 수 있다. 2가지 장점이 있다. 굳이 아이폰을 조작하지 않아도 되고, 아이폰이 없는 사용자도 애플 워치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애플 워치의 '사이클 트래킹' 앱을 구동한 화면. 개개인의 월경주기와 세부 내용을 추적하고 관리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새 앱도 선보였다. 사이클 트래킹이라는 앱은 월경 등 신체변화주기 등을 체크할 수 있어 다양하게 건강상태를 관리할 수 있다.



팀 쿡 CEO가 새 맥프로를 직접 소개하고 있다.
■“새 맥프로, 가을에 옵니다“
WWDC는 주로 애플의 소프트웨어적인 개선점을 발표하고 공유하는 자리다. 하지만 애플은 새 하드웨어를 선보이는 자리로도 활용하고 있다. 이번엔 새 ‘맥프로’와 ‘프로 디스플레이XDR’를 선보였다. 맥프로는 지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업그레이드 된 제품이다. 초기 버전 본체는 원통형이었지만 이번엔 사각형으로 디자인해 견고함과 성능 개선을 강조했다.

애플은 새 맥프로를 올가을 최저가 5999달러(약 708만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프로세서는 최대 28코어의 인텔 제온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1.5테라바이트(TB)의 대용량 메모리를 넣었다. 8개의 데이터 버스 표준 규격(PCI) 확장 슬롯 등도 포함됐다. 아울러 초당 6억 픽셀을 처리할 수 있는 영상 가속 카드 ‘애프터버너’를 넣었다. 초고화질(8K) 영상 3개, 4K 영상 최대 12개까지 동시에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 프로디스플레이XDR은 해상도 6K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이 역시 전문가용 제품이다. 화면 밝기를 최대 1000니트까지 낼 수 있다. 특히 HDR기능이 좋아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밝은 곳은 더 밝게 세밀한 계조 차이를 보여준다. 새 맥프로는 최저가 5999달러(약 708만원), 프로디스플레이XDR은 4999달러(약 598만원)으로 올 가을 출시될 예정이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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