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머니투데이 신약포럼 K-Pharm '글로벌 빅팜의 조건'' 현장. 세계 최고 수준의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더불어 미흡한 규제 기준, 기업 의사결정 구조의 경직성 등 정비가 필요하다는 자성론이 동시에 나왔다.
한국적 상황에 대한 논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9년간 심사관으로 근무한 이지은 GC녹십자 상무로부터 시작됐다. 이 상무는 "FDA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뒤 마음이 너무 아팠다. '이렇게 훌륭한 인재들이 어쩌다' 하는 심정"이라며 "세계 과학자들과 견줘 결코 눌리지 않는, 어쩌면 더 뛰어난 과학자들이 누릴 걸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헬스케어 기업 전반에 우수한 인재들이 넘치는데도 뜻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의 표현이다. 이 상무는 그 원인을 국내 헬스케어 산업 시스템에서 찾았다. 그는 "한국은 좋은 인재를 키워냈으면서도 조직 내 불합리, 임상적 관점이 아닌 투자자만 염두에 둔 건전하지 못한 의사결정 등 부조리한 면이 꽤 있다"고 꼬집었다.
사회를 맡은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는 "한국이 똑똑하고 열정 넘치는 인재가 많다는 걸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과학자들이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규제 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데 우리는 이게 부족하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전개해야 기업가치가 올라간다는 조언도 나왔다. 세계적인 투자사 요즈마그룹 이원재 아시아총괄 대표는 "네비게이션 김기가가 다음카카오에 665억원에 인수됐는데 김기사와 매우 유사한 이스라엘 네비게이션 회사 웨이즈는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벌여 구글에 1조2000억원에 인수됐다"고 빗대 설명했다.
이지은 상무는 기업 의사결정의 경직성을 우선 타파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 상무는 "FDA 시절 '왜 이런 약이 여기까지 왔지' 하는 일들이 간혹 있었다"며 "약효나 시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무작정 임상을 진행한 경우들인데 내부 의사결정 구조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기업과 시장 모두에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김지산 기자 s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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