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 애니메이션건물 큰불…최소 3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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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7.19. 오후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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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3층짜리 교토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한 남성 뛰어들어 가솔린 추정 액체 뿌리고 방화
부상자만 30명 이상…심폐정지 여러명

18년 만에 최악의 화재 참사 우려
41살 남성 “죽어” 가솔린 뿌려
아베 총리 “처참해 할 말 잃어”


18일 수십명이 숨진 교토부 교토시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화재 참사 현장을 항공에서 촬영한 모습. 3층으로 된 건물 전체가 검게 그을려 있다. 교토/지지 연합뉴스
일본 교토에 있는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스튜디오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서 최소 33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2001년 44명이 숨진 도쿄 신주쿠 가부키초 화재 사건 이후 18년 만의 최악의 화재 참사가 될 우려가 있다.

18일 오전 교토부 교토시 후시미구 모모야마에 있는 ‘교토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한 남성(41살)이 가솔린으로 보이는 액체를 뿌린 뒤 불을 붙였다. 일본 소방청은 이 화재로 최소 33명(이날 밤 9시30분 현재)이 숨졌다고 밝혔다. 3층에서 옥상으로 가는 계단에 ‘심폐 정지’ 상태로 발견된 사람만 여러 명이었다. 불이 나자 옥상으로 피하려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부상자도 30명가량으로,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건물 안에는 당시 70여명이 있었다. 지난 5월 가와사키시에서 통학버스를 기다리던 초등학생을 겨냥한 무차별 흉기 난동으로 2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두 달 만에 발생한 대형 참사여서 충격이 더욱 크다.

교토부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이 이날 오전 1층 현관에 갑자기 뛰어들어 “죽어”라고 외치며 불을 붙였다. 현장에는 흉기와 둔기도 떨어져 있었다. 이 남성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 갔다. 남성은 경찰에서 자신이 불을 질렀다고 인정했다. 일본 경찰은 용의자의 상태가 어느 정도 회복된 뒤 범행 동기를 조사할 예정이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사건 발생 30분 전께 현장에서 500m 떨어진 주유소에서 한 남성이 가솔린 약 40ℓ를 구입했다고 갔다고 전했다. 용의자가 교토 애니메이션에 근무한 경력은 없으며, 범행 동기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현장 근처에 있던 20대 여성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폭발음이 들려 밖으로 나가보니 애니메이션 회사 건물에서 연기가 솟구치고 있었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현장 근처 택시 회사 영업소에서는 남성 2명이 “119에 연락해 달라”고 외치며 뛰어 들어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들 중 1명은 옷이 불에 탔고 전신에 화상을 입고 있었다. 현장 근처의 주민들은 “쾅” 하는 폭발음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교토 애니메이션 사장은 이전에도 협박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화재가 발생한 스튜디오에서 1.5㎞ 떨어진 본사에 있던 이 회사 사장은 일본 취재진에게 “회사에 대한 항의가 일상적은 아니었지만 적지 않게 있었다. 특히 ‘죽이겠다’ 같은 협박 이메일이 (온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수사당국은 이 회사 누리집에 협박성 글을 올린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이미 수사를 해오고 있었으나 아직 용의자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교토 애니메이션은 1981년 창업한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업체로, 직원 160여명을 두고 교토부 우지시와 교토시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2000년대에 티브이(TV) 애니메이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등을 내놓아 인기를 끌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너무 처참해 할 말을 잃었다”며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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