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 합격? 와서 마셔봐라” 인천 서구 주민들 ‘SNS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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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캡쳐


인천시 서구 일대에 붉은 수돗물이 공급된 지 나흘째 불안에 빠진 주민들은 검붉게 변한 필터 등 인증 사진을 앞다퉈 SNS에 올리고 있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글도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필터가 검은색으로 변한 사진을 올리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 네티즌은 “원래 사용하고 있던 필터는 두 달 정도 지나야 검은색으로 변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필터가 더럽게 변하더라”며 “보도를 보고 물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너무 걱정되면서도 화가 난다”고 적었다.

인스타그램 캡쳐

인스타그램 캡쳐


최근 앓았던 피부질환을 적수 수돗물과 연결짓는 주민들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신랑과 내 얼굴에 동시에 뭐가 나길래 웃고 넘어갔었다. 아기 이마랑 눈 옆에도 뭐가 났다. 지금 보니 물 때문인 것 같다”며 불안해했다.

다른 네티즌은 “이 물로 아이들에게 밥을 지어 먹였다. 유치원에서도 이 물로 먹고 씻을 텐데 엄마가 무지해서 그냥 참으라고 한 게 너무 미안하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시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인천 서구 검단에 살고 있다는 청원 작성자는 “이곳 주민들은 생수를 사먹고 필터를 사서 끼우고 있다. 물 공포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면서 “눈으로 적수가 보이는데 무엇이 적합한가. 수질로 인해 집단 질병이라도 발병해야 지역 주민들에게 재난 안내 문자를 돌릴 거냐”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에서 나서서 이 일에 대한 대책 수립에 힘써야 한다. 지역주민들이 더 이상 물 공포에 떨지 않도록 깨끗한 물을 공급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인스타그램 캡쳐


인스타그램 캡쳐


수질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는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측의 주장은 주민들의 화를 더욱 돋운 것으로 보인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1일 “수질검사 요청이 들어 온 57건에 대해 수질연구소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적수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말이 되는 해명이냐” “직원들 모두 수돗물을 마실 수 있다고 했으니 필터로 안 거른 물을 받아놓겠다” 등의 글을 올리며 분노하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이날 “피해 보상 방법과 절차에 대해서도 안내할 예정이니 피해를 본 주민은 생수나 정수기 필터 구매 영수증을 보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붉은 수돗물이 원래 색깔을 찾을 기미를 보이지 않아 주민들의 불안이 심해지고 있다.

박준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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