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 일대에 붉은 수돗물이 공급된 지 나흘째 불안에 빠진 주민들은 검붉게 변한 필터 등 인증 사진을 앞다퉈 SNS에 올리고 있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글도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필터가 검은색으로 변한 사진을 올리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 네티즌은 “원래 사용하고 있던 필터는 두 달 정도 지나야 검은색으로 변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필터가 더럽게 변하더라”며 “보도를 보고 물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너무 걱정되면서도 화가 난다”고 적었다.
최근 앓았던 피부질환을 적수 수돗물과 연결짓는 주민들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신랑과 내 얼굴에 동시에 뭐가 나길래 웃고 넘어갔었다. 아기 이마랑 눈 옆에도 뭐가 났다. 지금 보니 물 때문인 것 같다”며 불안해했다.
다른 네티즌은 “이 물로 아이들에게 밥을 지어 먹였다. 유치원에서도 이 물로 먹고 씻을 텐데 엄마가 무지해서 그냥 참으라고 한 게 너무 미안하다”고 밝혔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시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인천 서구 검단에 살고 있다는 청원 작성자는 “이곳 주민들은 생수를 사먹고 필터를 사서 끼우고 있다. 물 공포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면서 “눈으로 적수가 보이는데 무엇이 적합한가. 수질로 인해 집단 질병이라도 발병해야 지역 주민들에게 재난 안내 문자를 돌릴 거냐”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에서 나서서 이 일에 대한 대책 수립에 힘써야 한다. 지역주민들이 더 이상 물 공포에 떨지 않도록 깨끗한 물을 공급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수질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는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측의 주장은 주민들의 화를 더욱 돋운 것으로 보인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1일 “수질검사 요청이 들어 온 57건에 대해 수질연구소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적수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말이 되는 해명이냐” “직원들 모두 수돗물을 마실 수 있다고 했으니 필터로 안 거른 물을 받아놓겠다” 등의 글을 올리며 분노하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이날 “피해 보상 방법과 절차에 대해서도 안내할 예정이니 피해를 본 주민은 생수나 정수기 필터 구매 영수증을 보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붉은 수돗물이 원래 색깔을 찾을 기미를 보이지 않아 주민들의 불안이 심해지고 있다.
박준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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