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경만 의원의 배우자가 개발 호재가 있는 경기도 시흥 일대의 땅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른바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투자해 투기 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2번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민주당 김경만 의원은 지난해 8월 국회의원 정기 재산신고를 통해 배우자 명의로 토지 4건, 가액 1억 7백만 원어치를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이 가운데 2건은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임야였다.
해당 토지의 등기부 등본을 확인한 결과, 김 의원의 배우자 배 모 씨는 시흥시 장현동 일대 임야 2곳을 각기 다른 시기에 매입했다.
먼저 2016년 10월, 배 씨는 장현동 임야 99㎡를 2,460만 원에 매입했다. 2016년 8월 A개발이 전체 8,266㎡의 땅을 매입한 뒤 이를 쪼개 배 씨 등 47명에게 매각한 것이었다.
배 씨는 2년쯤 뒤인 2018년 11월에도 장현동 임야 66㎡를 2,600만 원에 취득했다. 이 땅은 B 주택건설이 매입한 뒤 투자자들에게 지분을 이전했다. 전체 공유인은 111명에 달한다.
배 씨가 사들인 땅 두 곳은 시흥 장현지구와 인접한 야산에 자리 잡고 있다. 장현지구는 시흥시 장현동과 장곡동 등 일원에 위치한 공공택지지구로 총면적 293만여㎡에 만 8천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장현지구는 지난 2월 발표된 3기 신도시(광명 시흥)와는 무관하고 거리도 약 5km 정도 떨어져 있지만, 시흥 택지개발지구 가운데에선 배곧신도시 다음으로 규모가 큰 곳이다. 경기도 광명과 안양, 안산 등 수도권 남부 주요 도시와 인접한 서남부 정중앙에 자리하고 있어 지리적 요충지로도 꼽힌다. 2018년 6월에는 서해선이 개통됐고, 오는 2023년에는 신안산선, 2025년에는 월곶-판교선이 예정되는 등 개발도 본격화되고 있다.
현지의 한 공인중개사는 "교통 호재가 워낙 많아 아파트값도 분양가 대비 2억 원 이상 오르는 등 인기가 많은 곳"이라면서 "이쪽에 기획부동산이 워낙 많다. 결국, 개발 호재를 노린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현재는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곳이라 실제 개발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경만 의원실 관계자는 "사모님이 다니던 교회 지인의 소개로 시흥 땅을 산 건 맞다"면서도 "(매입 당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본부장으로 재직하던 김 의원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지난해 비례대표로 입후보하기 위해 재산신고를 하다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오해 소지가 있으니 매도하자고 해서 2020년 3월에 부동산에 내놨는데, 분할된 땅이라 매각이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송구하다"면서 "아무 조건 없이 즉각 처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성호 (andrea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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