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건설사 폐업 잇따라…올해 217곳 문 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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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경기 침체로 일감이 줄어든 중소 건설업체들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 분양시장 양극화가 심해지고, 지방 아파트 미분양 적체가 늘자 주로 지방 사업을 해왔던 중소건설업계가 휘청거리고 있는 것이다.

중소건설업계가 일감이 줄어들자 줄지어 폐업하고 있다. /조선일보DB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달까지 종합 건설업체 폐업 수는 전년 같은보다 급증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217곳이 폐업 신고를 하고 등록이 말소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177곳)보다 22.5%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상습 체불이 적발됐던 덕영건설은 올해 3월 폐업신고를 했다. 최근에는 더원건설, 유익건설, 미건건설 등이 폐업했다.

한 중소건설사 관계자는 "보릿고개를 넘는다고 생각하고 긴축 재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며 "건설회사는 정부가 발주하는 공공 프로젝트 사업과 민간이 내놓는 물량으로 사업을 하는데, 두 물꼬가 다 막혀있다"고 말했다.

그는 "9·13 대책 이후 건설업황이 침체됐는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정부 규제로 건설 경기가 더 가라앉으면서 민간 사업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부동산 규제가 잇따르자 대형 건설사들까지 지방 사업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하면서 중소 건설사들 일감 압박은 더 커졌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들은 올해 9∼11월 지방에서 1만301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지방 분양 예정물량(3만1816가구)의 40.8%를 차지하는 수준이고, 지난해 같은 기간 10대 건설사의 분양물량(6298가구)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건설 경기도 나빠지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IS)는 65.9로 전월보다 11.0포인트 하락했다. 6년 만에 최저치다. CBSI는 건설사가 체감하는 건설 경기를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경기가 나쁘고, 높으면 그 반대다.

건설업계를 그동안 먹여 살린 국내 주택 경기도 내림세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9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61.7로 올해 최저다. 이 지수는 공급자가 주택사업 경기를 전망한 것으로, 100이 넘으면 좋다는 뜻이고,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김민정 기자 mj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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