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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외] 경전고속 | 퇴역을 앞둔 '기아 AM928'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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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15. 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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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고속 | 퇴역을 앞둔 '기아 AM928'과의 만남

 

​1980년대부터 베스트셀러였던 기아 AM928의 현역에서 조만간 퇴역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2013년 11월의 일요일. 대구의 관문 중 하나인 서대구 정류소를 방문하였습니다.

최후의 AM928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경남 진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경전고속(경전여객)'으로,

진주, 마산, 함안, 서대구 기점의 중단거리 노선에서 주로 운행되고 있습니다.

 


[# 사진 1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 정류소에서 촬영]

 

짧은 기다림 끝에 하차장에서 보고 싶었던 AM928을 만날수 있었습니다.



[# 사진 2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 정류소에서 촬영]
 

[# 사진 3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 정류소에서 촬영]


[# 사진 4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 정류소에서 촬영]

 

인자하신 기사님과 관계자분의 허가하에 편안하게 AM928의 모습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AM928이란 차종에 있어서 제게는 추억이 많습니다.

예전에 성남에서 수원을 갈 때 이용했었던 삼성여객 직행버스,

그리고 지방 권역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던 근거리 직행버스로 흔하게 볼 수 있던 버스였습니다.

차세대 고급형 버스인 그랜버드 시리즈의 아래에 속한 보급형 관광버스 모델로써,

현재 양산되고 있는 현대 유니시티와 비슷한 포지션 일 것 같지만 크게 다른 모델입니다.

유니시티가 시내버스 모델인 뉴 슈퍼 에어로시티의 고급형이라면,

AM928은 준 고속형 모델인 AM938AT와 비슷한 새시를 사용하면서 주요 옵션이 삭제된 마이너스 사양의 모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경전고속이 보유한 AM928은 2000년 이후에 출시된 차량으로,

초기의 AM928의 중후한 느낌의 마스크와 다르게 젊고 세련된 느낌으로 다듬어진 모습입니다.

이 당시에는 아시아 자동차(기아자동차)가 현대차 그룹에 인수된 뒤에 생산된 모델이라,

현대제 엔진인 D6AB(290ps)가 탑재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아시아 자동차 시절에는 히노 H100, 대우 DE12 엔진을 적용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 사진 5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 정류소에서 촬영]
 
진한 아이보리색으로 구성된 대시보드와 우드그레인이 적용된 센터페시아는,
마이너스 사양의 준고속형 모델이라고 언급하기 미안할 정도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센터페시아에 운전하는 입장에서 질서 있게 정돈되어 있는 각종 조작 버튼,
또한 전방과 이격이 짧은 운전석 포지션과 사이드미러의 위치는 운전자에게 편안한 운전감을 주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 사진 6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 정류소에서 촬영]


[# 사진 7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 정류소에서 촬영]
 
11.5m의 전장으로 덕분에 여유 있는 승객석 간격을 제공하며 갱웨이가 적용되어 알맞은 창문 시야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판스프링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전장에 대비한 넓은 휠베이스 덕분에, 고속 주행에 있어서 승차감과 안정감은 에어 서스펜션 차량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조용하고 안정감 있는 승차감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 사진 8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 정류소에서 촬영]
 
나뭇결 모양과 아이보리 색으로 마감된 실내는 무언가 안락하고 따뜻한 느낌마저 주는 듯합니다.


[# 사진 9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 정류소에서 촬영]
 
아이보리색으로 깔 맞춤 된 승객석 '에어컨 루버'입니다.


[# 사진 10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 정류소에서 촬영]
 
촬영 겸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것 같아서 기념으로 탑승에 나섰습니다.


[# 사진 11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 정류소에서 촬영]
 
운행 구간은 '대구-현풍-구지'로써 시외 직행버스인데도 행정구역 상 '대구광역시' 경계를 벗어나지 않는 게 특징입니다.
(따지고 보면 칠성시장에서 구지 '달성 2차 공단'까지 운행하는 600번 시내버스 보다 노선 길이가 짧습니다.)


[# 사진 12 - 경전고속 AM928, 탑승 승차권]
 
대구(서부)에서 '구지'까지의 요금은 3200원입니다.
이 차가 없어지면 앞으로 3200원이 아닌 3천2백억을 줘도 다시는 탈 수 없을 것입니다.


[# 사진 13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 정류소에서 촬영]
 
크롬 재질로 붙여진 AM928 엠블럼.
 
저로서는 아직도 AM928이라는 차종명을 보고 탈 수 있다는 것이 아직까지도 신기했습니다.


[# 사진 14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 정류소에서 촬영]


[# 사진 15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 정류소에서 촬영]
 
아쉬운 만큼 기회가 될 때마다 사진은 계속 찍어뒀습니다.


[# 사진 16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 정류소에서 촬영]
 
대구 서부정류장을 출발하여 구지로 향하는 AM928.
 
맨 앞 좌석에 앉아서 앞을 바라보니 예전 AM 버스들의 둥글둥글하며 널찍한 앞문의 모습도 정말 오랜만에 보게 되었습니다.


[# 사진 17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구지 주행]

 

같은 기아자동차 제작인 뉴 그랜버드 2014년 식들의 차량과 나란히 달린다는 것 자체도 신기했습니다.

 

[# 사진 18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구지 주행]

 
노장이라는 선입견을 없애줄 만큼 스타트시 가속이나 고속도로 주행 어느 하나 할거없이 완벽했습니다.
 
회사의 꾸준한 차량관리와 베테랑 기사님과의 조합이 있어서 가능한 차량 상태가 아닐까요?


[# 사진 19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구지 주행]
 
현풍 IC에서 나와 구마고속도로 옛 구간의 규배길에서도 거침없이 쭉쭉 나갑니다.
​승객의 입장에서도 외적인 면이나, 승차감 면에서도 훌륭하고, 운전자 입장에서도 편한 차량인데도 불구하고 법적 내구연한이라는 국내 법규상 이 차량은 결국 9년에서 추가 2년의 차량 연장까지 모두 만료되어 퇴역하게 됩니다. (현재는 퇴역했지만..)
본 버스를 운전하시는 기사님은 경전여객에서 30년 넘게 근무하신 최고참이십니다. 경남 전 지역과 서울 등 경전의 노선망에서 안가본 곳이 하나도 없다고 말씀하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특히 AM928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 운전하기도 좋고, 출력도 좋다고 하시고, 가장 의외였던 점은 AM928과 동일한 코스를 운행하는 현대 뉴 슈퍼 에어로시티보다 연비가 월등히 높고, 같은 코스를 운행하면 뉴 슈퍼 에어로시티보다 AM928이 연료가 50리터 덜 소모된다고 하십니다.
게다가 AM928의 평균 연비가 리터당 4~5km 정도는 기본이라고 하시면서, 과거 AM 시리즈의 고질적 문제였던 잔고장도 전혀 없는 차량이라 직접 운전하시는 기사님은 물론이고 회사에서도 퇴역을 상당히 아쉬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종합해보면 AM 시리즈는 결국 '최후 기형'부터 거의 완전체가 된 셈인데, 애석하게도 기아자동차가 현대에 인수된 이후로 상용차 라인업 정리에 의해 사라지게 되어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명기'였다는 점이 되겠습니다.
차량 이야기 이외에도 직업에 대한 프라이드라던가, 한때 운전을 했었던 제 입장에서 30년 이상의 경험자의 조언 또한 AM928 시승의 가치 외에도 여러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정말 요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유익했던 시간이 되었습니다. 


[# 사진 20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 정류소에서 촬영]


[# 사진 21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 정류소에서 촬영]


[# 사진 22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 정류소에서 촬영]

[# 사진 23 - 경전고속 AM928, 서대구 정류소에서 촬영]

 

2014년 9월 현재,

결국 기아 AM928 버스는 법적 내구 연한 기한이 도래되어 결국 퇴역되어 이제 현역에서는 볼 수 없는 버스가 되었습니다.

차량과 관련하여 계속 발생되는 사고.. 그리고 올해 일어난 비극의 세월호 사고까지 겹치게 되면서 오래된 것은 위험하고, 새것이 안전하다는 생각이 팽배해진 시기입니다. 계속 강조하고 싶은 말은 안전의 문제는 오래된 것이 아닌 '관리'의 문제입니다.

아직까지 현역으로 충분히 다닐 수 있는 버스들이 법적 내구연한이라는 족쇄로 인해 더 운행하지 못하고, 결국 폐차나 제3국에 수출되는 모습을 보면 아쉬울 뿐입니다. 78년식 버스를 기념비적으로 꾸준히 관리하며 현역으로 운행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버스도 외국만큼이나 일반인들에게 사랑받으며 상징적인 차량은 기념으로 보존했으면 싶습니다.

아쉽게도 30년 이상 베스트셀러였던 기아 AM928도 알게 모르게 결국 현역에서 은퇴해 버렸습니다.

그동안 경전고속의 여러 노선을 운행하며 열심히 활약해 주었던 AM928에게 그동안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주안동호랭이
주안동호랭이 국내여행

버스에 관한 것, 그리고 버스 여행을 다루는 블로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