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도 6월말 후쿠시마산 수입규제 해제…고민 커지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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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5.05. 오후 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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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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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 정상회담 “무역관계 증진시킬 것”
대만 이어 영국도…‘CPTPP’ 가입 전제조건화
한국 WTO 승소에 오염수로 여론 악화, 해제 어려워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EPA 연합뉴스
영국이 6월 말 일본 후쿠시마산 식품에 대해 유지해오던 수입규제 조처를 철폐하기로 했다. 대만에 이어 영국까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위해 ‘결단’을 내리기로 하면서, 한국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는 5일 보도자료를 내어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담에서 후쿠시마산 식품에 대한 규제를 해제하고 무역 관계를 증진시킬 것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은 세계 성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고, 일본은 이 지역의 필수적인 파트너”라고 밝혔다. 동남아·유럽 순방에 나선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영국 방문으로 일정을 마친다.

일본 <티브이(TV) 아사히>도 “영국 정부가 후쿠시마 등 9개 현의 버섯·수산물·산나물 등 23개 품목에 대해 방사성 물질의 검사를 의무화했던 수입 규제를 오는 6월 말 철폐할 방침”이라며 “두 총리가 회담에서 후쿠시마현 식품을 시식하면서 안전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영국이 11년 만에 후쿠시마산 식품의 수입규제를 해제한 것은 시피티피피 가입을 위해선 일본의 동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시피티피피는 일본·오스트레일리아·캐나다 등 11개 국가가 2018년 12월 출범시킨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이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영국은 지난해 2월 시피티피피 가입을 신청했다. 가입을 위해선 시피티피피의 주도국인 일본을 포함한 회원국 모두의 찬성이 필요하다.

영국이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규제를 없애면, 이 조처를 유지하는 국가·지역은 3·11 후쿠시마 참사 직후 55개국에서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13개국으로 줄어든다. 앞서 시피티피피 가입을 신청한 대만도 13개국 안에 들어가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후쿠시마 등 5개 현 식품 등에 대한 수입금지를 지난 2월 해제했다. 현재 대만은 야생 고기나 버섯 등 일부만 금지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시피티피피 가입 추진계획’을 의결하는 등 조만간 가입 신청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후쿠시마산 식품·수산물 등의 수입규제 철폐가 사실상 가입의 전제조건이 되면서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한국은 현재 후쿠시마 등 인근 8개 현의 모든 수산물과 14개 현의 농산물 27개 품목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2023년 봄부터 방류하기로 결정하면서 여론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영국·대만처럼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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