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 안했다면 모두 성폭행” 스페인 새 성범죄 법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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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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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 yes means yes (예스만이 예스를 의미한다)

스페인에서 분명한 동의가 없는 성관계는 성폭행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을 담은 새 성범죄 관련 법안이 발의됐다. 현재 스페인은 집단성폭행에 대한 솜방망이 판결이 나자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그동안 성범죄 사건에서 문제시됐던 ‘피해자의 동의 여부’에 대한 논란을 종식하기 위해 분명한 법적 정의를 내리겠다는 취지다.

18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강간 사건에서 모호성을 제거하는 방안으로 ‘성적 동의(Sexual consent)’를 규정한 새 법안을 발의할 것”을 공표했다.

산체스 총리는 “노(No)라고 말하는 것은 노를 의미하고, 예스(Yes)라고 말하지 않아도 노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양성평등 장관을 겸하고 있는 카르멘 칼보 부총리는 “‘예스만이 예스를 의미한다(only yes means yes)’고 강조했다. 이어 “접근이 자율성과 자유 그리고 개인과 그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존중을 보장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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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팜플로나 황소 달리기 축제 중 18세 소녀를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22년형을 구형했지만 피고인 5명은 각각 9년형을 선고 받았고, 심지어 지난달 6000유로(약789만원)에 보석 석방됐다. 이후 스페인 전역에서 수 만 명이 모인 대국민 시위가 발발한 등 범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

당시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4월 피해 소녀가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폭력이나 위협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단순 성적 학대 혐의만 적용했다. 스페인 형법상 강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폭행이나 협박의 증거가 있어야 한다. 아닌 경우 그보다 형량이 낮은 성 학대 혐의가 적용된다.

스웨덴에서도 이달 1일부터 유사한 법이 발효돼 적용 중이다. 성행위 전 상대방으로부터 언어적 또는 몸짓으로 명백한 동의를 얻어야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이슬란드, 잉글랜드, 아일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키프로스, 벨기에, 독일 등에서도 유사한 법이 시행 중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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