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시아군에 맞설 장비 한국에 있다. 도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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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오후 화상을 통해 대한민국 국회를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국회방송 유튜브 중계 화면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대한민국 국회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군에 맞설 수 있도록 대한민국이 도와 달라”며 군사 장비 지원을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의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한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는 소련 시절부터 강대한 군대를 가지고 있고, 한국에는 러시아의 탱크와 함정,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여러 군사 장비가 있다”며 “우리가 러시아에 맞설 수 있도록 한국에서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이런 무기를 받게 되면 일반 국민의 목숨을 살릴 수 있는 것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외의 다른 국가가 러시아의 공격을 받지 않게 될 것”이라며 “모든 나라는 독립할 권리가 있고, 모든 사람은 전쟁으로 인해 죽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호소했다.

국방색 반팔 티셔츠를 입고 연설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6·25전쟁을 언급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은 1950년에 전쟁을 한번 겪었고, 이로 인해 수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지만 이겨냈다”며 “그때 국제사회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러시아가 저절로 (전쟁을) 멈출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며 “국제사회가 러시아가 변화를 선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를 대한 국제사회의 더 강한 압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하고, 러시아에서 세금을 내지 않으며, 러시아 경제를 지지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전 세계와 타협을 하려 할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는 지금처럼 화학무기와 핵무기를 내세우며 전 세계를 협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은 50만명이 살고 있던 도시 마리우폴을 완전히 초토화시켰고, 최소 수만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러시아에게 마리우폴은 본보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만 점령하려 하지 않을 것이며, 우크라이나 다음으로 다른 국가도 분명히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는 무기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살상무기 지원 불가’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의) 무기 관련 추가 지원 요청이 있었다”면서 “서욱 국방부 장관은 우리 안보 상황과 군사대비태세의 영향성 등을 고려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용 무기체계 지원은 제한된다는 입장을 (우크라이나 측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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