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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SWAG] 혜자스러운 갓세븐, 전세계 Z세대를 사로잡다

왼쪽부터 유겸, JB, 잭슨, 진영, 마크, 뱀뱀, 영재. /사진 제공=JYP엔터테인먼트

올여름 지구촌을 달군 것은 폭염뿐만이 아니다. 남성 7인조 그룹 갓세븐(GOT7)이 전 세계 17개 도시를 도는 월드투어로 각지에서 피케팅(피 튀기는 티케팅이라는 의미)을 일으킨 것. 무엇보다도 전 세계 대중음악 중심지 미국, 그중에서도 심장 격인 뉴욕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K팝 그룹 최초로 콘서트를 펼쳐 보이며 현지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인종을 초월한 아가새(갓세븐 팬클럽 IGOT7의 별칭)가 한글로 쓰인 팻말을 흔들며 한국어로 갓세븐의 히트곡을 떼창(관중이 가수의 노래를 동시에 부르는 행위)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는 평가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뮤직어워드와 아메리칸뮤직어워드에 이미 입성하고 나서야 그 존재를 알게 돼 시대에 뒤처진 느낌을 받았던 독자라면 이번 아이돌SWAG을 주목해보자. 곧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에 초청될 것이 자명해 보이는 갓세븐을 S(강점) W(약점) A(기획사) G(목표)로 분석해봤다.



S(강점): 아낌없이 주는 혜자세븐

'혜자스럽다'(특정 상품의 구성이 '김혜자 도시락'만큼 알찰 때 붙이는 인터넷 조어)는 수식어가 갓세븐만큼 잘 어울리는 팀도 없을 것이다. 포스터, 사진집, 신곡으로 가득 채운 앨범, 온라인을 활용한 다양한 자체 제작 콘텐츠, 일곱 멤버를 여러 각도로 조합해 나오는 수십 가지 유닛 등 이들이 제공하는 즐길 거리는 팬들이 지루할 틈을 없앤다. 풍성한 1차 콘텐츠는 요즘처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팬들의 2·3차 콘텐츠 제작이 활발한 시기에 특히나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이에 더해 갓세븐은 '디파처(Departure)' '터뷸런스(Turbulence)' '어라이벌(Arrival)'로 이어지는 '플라이트 로그(Flight Log·비행기록일지)' 3부작을 통해 시리즈에 매료되는 요즘 세대를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3부작 중 하나에 꽂힌 팬이 앞선 시리즈를 찾아보고, 후속편을 기다리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창출해낸 것이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특정 편을 보고 마블 마니아가 돼 전체 히어로를 좋아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갓세븐은 JYP 선배 그룹 god가 보여준 '듣는 즐거움'과 2PM부터 쌓아온 '칼군무 명가 전통'을 계승하는 팀이다. 황선업 대중음악 평론가는 "노래와 춤 모두 빠지지 않지만 아크로바틱(곡예) 퍼포먼스로 다져온 댄스에 특히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딱 좋아'같이 세대를 초월해서 들을 만한 밝은 정서의 노래부터 '하드캐리'처럼 전투적인 곡까지 한 무대에서 선보일 수 있는 소화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멤버들을 한국, 미국, 중국, 태국 등 다국적으로 꾸려 미주, 중화권, 동남아 등 어디에서나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힘을 지녔다. 작곡가 겸 가수 수민은 "국제적 활동에 최적화된 구성으로 해외 프로모션 및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W(약점): 多장르 소화의 양면

갓세븐의 국내 인지도는 해외의 그것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다양한 장르를 편차 없이 선보이는 능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다채로움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아이돌 천국 한국에서는 명확한 색깔의 부재로 여겨진다는 평가다. 황선업 평론가는 "콘셉트가 왔다 갔다 하면서 명확히 잡히는 이미지가 없다"며 "지향점이 없는 그룹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아울러 작곡에 있어 다소 안전한 선택을 하는 것도 약점으로 보인다. 작곡가 겸 가수 수민은 "트렌드를 따라가긴 하지만 기존 트렌드를 활용하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음원 차트에서 이렇다 할 장기 집권곡을 내지 못한 것도 실험성의 부재와 무관치 않다고 분석된다. 어떤 노래가 지니뮤직, 멜론, 벅스 등 음원 차트에서 오랜 기간 1위를 하기 위해선 팬덤을 초월하는 전폭적 지지가 필요한데, 여기에는 곡이 지닌 참신함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A(기획사): 갓세븐 업고 시총 1조 찍나

지난 14일 JYP 엔터테인먼트는 2분기 영업이익으로 90억6822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 회사의 분기 영업이익으로는 사상 최고 성적이며 전년 동기 69억2930만원에서 30.8% 폭증한 수치다. 동시에 주가도 급등해 17일 종가기준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9201억원으로 연내 1조원 돌파도 조심스레 점쳐지는 상황이다. 지난 1월 17일 국내 연예 기획사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설 때 JYP 시총이 5608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7개월 만에 괄목할 성장을 이뤄낸 셈이다.

회사 성장세의 중심엔 갓세븐이 있다. 2분기 실적에 월드투어 성적이 일부 반영되면서 매출이 올랐을 뿐만 아니라 트와이스 그 자체로 여겨졌던 JYP엔터테인먼트에 든든한 보이그룹이 있음을 입증해보인 것이다. 한경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갓세븐이 JYP 연 매출의 20~30%를 담당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며 "태국 홍콩 아시아 미주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내년도에는 더 큰 수익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 전체로는 다음달 중국에 데뷔하는 중국인 보이그룹 보이스토리와 내년 말 데뷔 예정인 일본인 걸그룹으로 인해 더욱 탄탄한 포트폴리오가 갖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G(목표): 강력한 수원(水源) 살릴 물길이 필요

갓세븐은 어떤 장르 노래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잠재력을 지닌 팀이다. 이는 과격한 춤을 추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 가창력이 뒷받침한다. 다만, 지금은 너무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다 보니 갓세븐만의 색깔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강력한 수원(水源)을 가지고 있는데, 물길을 내지 못해 물이 사방으로 튀고 있는 모습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 때문에 A&R(아티스트 앤드 레퍼토리)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부각된다. 황선업 대중음악 평론가는 "그룹의 역량은 충분히 확인됐는데 A&R의 선곡이 못 받쳐주는 느낌"이라며 "갓세븐만의 색깔을 살릴 좋은 곡과 스타일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작곡가 겸 가수 진보는 "곡마다 쓰인 화음 구성이 다소 단조로운 편"이라며 "백그라운드 보컬에 창의성을 좀 더 부여해도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아티스트형 아이돌로서의 성격을 좀 더 강화할 필요도 제기된다. 김영대 음악평론가는 "미국에선 트럼프 집권 이후 가짜뉴스가 넘치며 진정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멤버가 작사·작곡에 참여하는 갓세븐이 미국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향후에는 작사·작곡의 참여 정도를 좀 더 넓혀도 좋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갓세븐은 24일 홍콩 공연을 끝으로 약 3개월20일간의 월드투어 대장정을 마무리짓는다.

갓세븐이 지난 6월 LA에서 펼친 콘서트에서 팬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JYP엔터테인먼트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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