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파트 5년치 예상 보유세 첫 공개… ‘택스맵’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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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120만 가구의 동·호수별
보유세 예상액 보여주는 앱

서울에서 시세 10억원 안팎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1주택자라면 5년 뒤부터 해마다 평균 400만원 안팎의 보유세(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억원은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가격 수준이며, 올해 10억 아파트 보유세는 140만원 정도다.

이는 땅집고가 17일 새로 출시한 ‘땅집고 앱 2.0 베타버전’에 장착한 ‘땅집고 택스맵’을 활용해 5년치 보유세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다. ‘땅집고 택스맵’은 국내 최초로 국내 모든 아파트(약 1120만 가구)의 동·호수별 5년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예상치를 보여주는 앱이다. 지도에서 아파트를 찾아 동·호수만 클릭하면 5년치 세금 예상치를 금방 알 수 있다.


땅집고 택스맵에 따르면 초고가 아파트 보유자는 1주택자라도 세금 폭탄을 맞는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64㎡(이하 전용면적) 한 채를 보유하면 5년간 보유세 총액이 2억5000여만원에 달한다. 5년 후부터는 매년 6000여만원씩 내야 한다. “내 집에 살면서 나라에 500만원씩 월세를 내고 산다”는 말이 나올 법한 상황이다.

초고가 주택만 세금이 급증하는 게 아니다. 5억~6억원대 아파트는 물론이고 지방 대도시 웬만한 아파트도 향후 5년 내에 보유세가 2~3배 이상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집값 급등과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가 동시에 진행된 탓이다. 유찬영 세무사(땅집고 택스클럽 센터장)는 “보유세 증가 속도는 건국 이래 최고 수준”이라며 “아파트 한 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정부가 40~50대 가장의 한 달치 월급을 모두 세금으로 걷어가는 셈이어서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고 했다.

5년치 보유세 예상치 어떻게 계산했나

전국 모든 아파트의 5년치 보유세를 시뮬레이션해 공개한 것은 땅집고 택스맵이 국내 처음이다. 그동안 보유세는 너무 복잡해 앱을 만들기 어려웠지만 땅집고와 부동산 세무 IT 스타트업인 아티웰스가 1년여에 걸쳐 개발했다.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는 1주택자(지분 100%)라고 가정하고,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반영해 세금 예상치를 산출했다. 아파트 시세는 연간 5%씩 상승한다고 가정했다. 올 10월까지 전국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은 5.4%다. 이선구 아티웰스 대표는 “거래가 많은 아파트는 최근 계약된 5개 실거래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한다”면서 “실거래가격이 오르거나 내리면 세금 시뮬레이션 결과도 실시간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집 한 채만 있어도 보유세 2~3배 급증

땅집고 택스맵 시뮬레이션 결과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고가 아파트가 아니어도 보유세가 급증한다는 것. 올해 공시가격 6억1500만원인 ‘상암월드컵파크7단지’ 84㎡는 2023년부터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주택에는 올해 재산세로 150여만원이 부과되지만, 2025년부터는 재산세 331만원에 종부세 66만원이 더해져 보유세 397만원을 내야 한다.

중산층이 주로 사는 공시가격 4억~5억원대 아파트도 세 부담이 늘어난다. 서울 성동구 ‘금호벽산’ 84㎡는 올해 공시가격이 4억4500만원 안팎이고, 12억~13억원 선에서 실거래된다. 이 아파트 보유세는 올해 96만원인데, 2025년에는 종부세가 더해져 총 395만원을 내야 한다.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는 5~6배씩 오를 수도 있다. 서초구 ‘반포자이’는 84㎡ 공시가격이 20억원 정도이며, 올해 재산세와 종부세가 이미 1000만원이 넘었다. 5년 뒤에는 재산세 1056만원, 종부세 2047만원을 합친 3103만원을 매년 세금으로 내야 한다.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2차 196㎡ 주택 보유자는 올해 2800여만원을 내고, 5년 뒤에는 7000만원 정도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5년간 내야 할 보유세 총액은 2억8000만원에 달한다.

“지방도 예외 없어…집값 잡기 어려울 것”

지방 광역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구 수성구 ‘범어 센트럴 푸르지오’ 84㎡는 올 9월에 11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를 기준으로 올해 재산세로 153만원 정도를 내는데, 2024년에는 종부세 대상이 되고 5년 후 보유세는 365만원이 된다. 수성구 범어동의 이영민 힐스테이트범어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수성구 일대 새 아파트는 최근 집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어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보다 세금을 더 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부산 수영구 ‘광안 쌍용예가디오션’은 최근 집값이 10억원을 돌파했다. 이 아파트는 올해 보유세로 96만원쯤 나오지만 5년 뒤에는 370만원을 내야 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의 증세 정책으로 평범한 1주택 가정까지 과도한 세금의 피해자로 만들고, 정작 치솟는 집값은 잡지도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한상혁·장귀용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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