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 MBC] "천국 공유 경제 위해 투자하라"…목사들 등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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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8.23. 오후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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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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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박정희 정권 시절 숨겨둔 금괴가 있다, 돈을 투자하면 부자로 만들어 주겠다."

이런 설교를 하면서, 수백 명으로부터 거액을 챙긴 목사가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신도들뿐 아니라 개척 교회 목사들도 상당수 있다고 하는데요.

제보는 MBC 지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관악구의 한 교회.

설교를 하던 대표 목사 최 모 씨가 돈 얘기를 꺼냅니다.

[최 모 목사(지난해 6월)]
"빌려주는 겁니다. 기부하는 거 아니에요. 1만 원이 됐든 1백만 원이 됐든, 천만 원이 됐든, 1억 빌려주시면 더 좋고."

성경 구절을 언급하며 "5배로 불려주겠다"고 하자 신도들이 호응합니다.

[최 모 목사(지난해 6월)]
"우리 다섯 배 보상하기로 했잖아요. 주는 자가 복이 있다, 맞죠? 누가복음 6장 38절. 복받을 분만 손 들어봐. 안 든 사람 없네. 할렐루야. (아멘.)"

최 목사의 교회에서 일했던 개척교회 목사 출신 김성기 씨.

1만 원, 2만 원까지 긁어모아 모두 6백여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3백만 원씩 월급을 받기로 하고 최 목사 교회에 취업 했는데, 1년 동안 한 푼도 못 받고 돈을 떼인 겁니다.

[김성기/피해 목사]
"(개척교회 목사들이 형편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걸 이용한 거죠. 목사님들은 마땅한 전문 직업이 없으니까 택시 기사를 하고 일용직을 하고 이렇게 살아요."

최 목사는 "천국 공유 경제 시스템으로 선교와 비지니스를 융합하겠다, 성도를 부유하게 해주겠다"면서 이 내용을 외워 시험까지 보게 했습니다.

또 "박정희 정권 당시 창고에 보관된 금괴가 있다"며 사진까지 보여줬다고 합니다.

[김성기/피해 목사]
"갑부들이 전부 다 우리 대한민국에 돈을 맡겨놨다는 거예요. 달러, 엔화, 금덩어리, 보석…그걸 돈으로 바꿔서…"

김 목사 같은 다른 개척교회 목사들과 신도, 다른 교회들을 포함해 피해자가 3백 명 정도 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이 모 씨/피해 신도]
"(기독교에서는 목사님의) 설교 말씀에 대해서 100% 순종을 하거든요. 그래서 돈도 갖다주고…욕심이었던 거죠."

[김 모 씨/피해 목사]
"대구(교회)에서 15억 정도. 평택에 계신 분이 7,8억 정도. 성도들이 같이 협조해가지고. (전체) 32억 정도 됐어요."

최 목사는 2년 전엔 서울 서초구에서 교회를 열어 비슷한 수법으로 돈을 끌어 모았고, 작년 1월엔 대규모 투자 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피해 신도-최 목사 통화 (지난 7월)]
"오늘 나온다, 내일 나온다, 말일에 나온다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냐고요. 몇백만 원 주실 거라고 지난번에 분명히 말씀하셨잖아요. (다 업무에 들어갔죠.)"

최 목사 교회는 현재 닫힌 상태.

서울 강남 사무실로 여러 차례 찾아갔지만 만날 수 없었습니다.

[사무실 관계자]
"잠깐 출장가셨어요."

피해자 중 일부는 조만간 사기 혐의로 최 목사를 경찰에 고소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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