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회에 웃지 못한 고우석-유강남 배터리 ⓒ곽혜미 기자[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G가 내야수들의 상황 판단 미스로 어이 없는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LG는 2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5-4로 앞선 상황에서 9회말 수비에 돌입했으나 2점을 내주고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2-4로 뒤진 9회 이천웅의 동점 투런포와 김현수의 역전 솔로포로 경기를 뒤집고 기분 좋게 9회를 맞이했는데 내야수들의 어수선한 플레이 속에 끝내 패했다. 충격이 큰 패배였다.
고우석이 흔들렸고 결국 1사 만루에서 박성한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동점이 됐다. 하지만 LG는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갈 수 있었다. 고우석이 이재원을 3루수 땅볼로 유도했기 때문이다. 3루수 문보경이 이를 잘 잡아 3루를 발로 밟은 뒤 홈으로 던져 3루 주자 추신수 몰이를 시작했다. 추신수는 3루로 귀루했을 때 태그로 죽을 것이 뻔하기에 어쩔 수 없이 홈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서 LG 내야수들의 판단 회로가 단체로 꼬였다. 포수 유강남은 3루로 귀루하던 추신수를 쫓았다. 그런데 적극적으로 태그나 런다운 플레이를 시도하지 않았고, 그 사이 추신수가 3루로 안전하게(?) 귀루했다. 여기서 유강남은 3루까지 온 2루 주자 한유섬이 허겁지겁 귀루하자 한유섬을 쫓았다. 그 사이 추신수는 조심조심 홈을 향해 뛰었고, 결국 홈을 밟아 경기가 끝났다.
류지현 LG 감독이 항의했으나 심판진의 판단은 비교적 정확한 것으로 보였다. 직선타는 아니었다. 그리고 3루를 밟은 상황으로 이미 2루 주자 한유섬은 아웃이었다. 죽은 주자였던 것이다. 이 때문에 추신수는 홈으로 갈 수도, 3루로 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고 귀루는 정당했다. 유강남은 한유섬을 쫓을 필요가 없었던 셈이다. 투수 고우석을 포함해 홈에 서 있던 3명의 LG 선수들은 왜 공이 오지 않는지 바라보다 추신수의 득점을 물끄러미 봐야 했다.
첫 번째 기회는 3루수가 그냥 3루를 밟고 1루로 던지는 것이었다. 타구 속도가 빨랐고, 이재원의 발은 느렸다. 충분히 병살을 만들 수 있었다. 태그 플레이는 송구 실책 등 변수가 있다. 사실 포스아웃이 가장 안전했다. 이왕 홈으로 던졌다면, 그 다음은 추신수를 3루와 홈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몰아 아웃을 시켜야 했다. 3루 주자 추신수가 3루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허용한 자체가 안일했다.
마지막 기회도 있었다. 유강남이 홈으로 가는 추신수를 봤고, 그냥 홈으로 던져 다시 런다운 플레이를 했으면 됐다. 이 경우 추신수가 혼란을 틈타 홈을 훔칠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아웃될 가능성이 높았고, 아쉬운 플레이의 주범으로 몰리는 상황이었다. 추신수도 그냥 3루에 서 있으면 2사 만루가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강남은 3루로 공을 던졌고, 3루수도 공을 홈으로 던지지 못했다. LG가 뭔가 홀린 9회였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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