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용지식인 자처하며 정권 옹호 '親文의 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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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0.11. 오전 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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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게이트] '유튜브 정치' 유시민의 민낯

"정치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조국 지키기 '대표선수'로 나서
정경심 PC 반출엔 "증거인멸 아니라 증거보전" 희한한 궤변
민주당 직책 없는 점 활용해 場外에서 유튜브 여론전 이끌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조국 법무장관 일가(一家)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연일 무리한 주장을 펼쳐 논란이 되고 있다. 야당은 "궤변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하고, 여당 일부에선 "민주당 당원도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유 이사장 본인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나는 글 쓰는 사람"이라며 "앞으로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선언했지만, 정치권에선 "여권의 '조국 지키기' 대표 선수로 나선 것 자체가 고도의 정치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정계 복귀 신호탄 아니냐"는 말이 나왔지만, 유 이사장은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나를 빼달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유 이사장은 그러면서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다. 그는 작년 12월 노무현재단 행사에서 "제가 어용 지식인을 은퇴했는데, 여기(재단)서는 다시 해야 할 것 같다"며 "혹세무민 보도가 넘쳐난다. 이런 것들을 일주일에 한 번씩은 정리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유 이사장은 조국 장관 사태가 불거지자 이 유튜브 방송을 '조국 지키기'에 적극 활용했다. 가장 먼저 '외압 전화' 논란이 불거졌다. 정경심씨가 동양대에서 PC를 무단 반출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직접 동양대 최성해 총장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 최 총장은 유 이사장이 '여기 시나리오가 있다'며 '조 후보자를 도와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그러자 유 이사장은 "저도 '유튜브 언론인'이라 사실관계에 관해 취재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말 방송에선 정씨의 PC 반출에 대해 "증거인멸이 아니라 증거 보전"이라며 "검찰이 '장난(증거 조작)'을 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은 물론 법조계에서도 "희한한 궤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유 이사장은 지난 8일엔 정씨의 자산관리인인 김모씨와의 인터뷰 내용 일부를 유튜브에 공개했다. 그러면서 'KBS가 김씨와 지난달 인터뷰를 했으나 보도는 하지 않고 검찰에 인터뷰 내용을 유출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또 김씨의 발언 중 "조범동(조 장관 5촌 조카)씨를 사기꾼으로 보면 단순한 그림" 등 조 장관 일가가 조씨에게 '사기 피해'를 당한 것처럼 비칠 만한 것들을 골라서 내보냈다. 뒤늦게 공개된 녹취록 전문엔 김씨가 "(정씨 PC 반출은) 그 행위 자체로 증거인멸이라고 인정하는 게 맞는다"고 말한 것이 담겨 있다. 유 이사장이 정씨에게 불리한 내용은 편집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유 이사장을 두고 여야 정치권에선 "유 이사장이 '친문(親文)의 교주'로서 민주당을 대신해 '조국 방어전'을 치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에서 아무 직책이 없다는 점을 활용해 장외에서 '유튜브 여론전'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보건복지부 장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등을 지낸 유 이사장은 2013년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후 작가로 활동했다. 그는 "앞으로도 글 쓰는 사람으로 살겠다"며 "공직 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해왔다. 그러나 야당은 "지금 조 장관을 위해서 하는 일들이야말로 정치이자 정쟁"이라고 했다.







[김동하 기자] [최연진 기자 now@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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