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교통방송, 서울시로부터 '반쪽' 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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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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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 ‘서울시미디어재단tbs’ 독립 법인화 허가했지만 “상업광고는 불가” 
앞으로도 서울시 재원에 의지해야…방통위 “6개 라디오방송사 반대 의견 있었다”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26일 tbs교통방송의 독립법인 변경을 허가했다. tbs교통방송은 이제 서울시 사업소에서 벗어나 서울시 출연 기관이 된다. 새 법인명은 서울시미디어재단tbs다. 서울시로부터의 독립을 위한 의미 있는 첫 걸음이다. 그러나 여전히 상업광고는 할 수 없다. 서울시로부터 독립을 위해 시작됐지만, 정작 서울시 중심의 재원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반쪽' 독립이다.

방통위는 이날 서울시로부터의 독립적인 지배구조 확립을 위한 방안, 허가사항(교통 기상 방송을 중심으로 한 방송사항 전반)에 충실한 방송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변경허가 6개월 이내에 방통위에 제출하고, 차기 재허가 시 이행실적을 제출해 심사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변허가에 관한 건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시민참여형 재정운영기구 설치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FM라디오 방송 광고는 허용하지 않되 추후 재검토하기로 했다. 지상파방송정책과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상업광고도입은 공공성 저해 우려가 있고 운영을 위해 시급한 사안이 아니므로 허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앞서 tbs교통방송은 독립법인화 이후 서울시로부터의 실질적 독립을 위해 상업광고 허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지난해 12월 행정안전부 또한 '재원의 과도한 서울시 의존은 실질적 독립화에 장애요인이 되는 만큼 체계적인 자체 재원 확보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설립 심의를 완료한 바 있다.

tbs교통방송 독립법인화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CBS 출신의 허욱 방통위원은 이날 "독립법인화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 서울시로부터 독립성·공정성 확보방안을 제출하도록 변경허가조건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허 위원은 그러면서 "(tbs교통방송) 연간 예산 440억 원 중 서울시 전입금이 357억 원이고, 협찬 수입 등을 고려하면 재정 안정을 위해 (상업광고 허용이) 시급한 상황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tbs교통방송 FM의 상업광고 허용은 앞으로 방송 광고시장 상황을 종합 고려해 추후 재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tbs교통방송 사옥.
이 같은 방통위 결정은 라디오방송 광고시장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타방송사의 반발을 감안한 판단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방통위 관계자는 "6개 라디오방송사가 방통위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tbs교통방송에 상업광고를 허용하면 안 된다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방통위로서는 상업광고 허용에 나설 경우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방송사들의 반발 속에 독립법인화 작업이 아예 무산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표철수 방통위원은 "앞으로도 서울시로부터 재원을 받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독립성이 담보될 수 있을지 여전히 의문이다"라고 밝히면서도 "tbs교통방송이 상업광고를 하게 되면 다른 방송사업자에게 파장이 있을 수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독립적인 지배구조에 있어 (서울시 중심) 재원은 가장 큰 장애다. 재원과 독립이 서로 모순된 상황이다"라고 지적하며 "tbs교통방송의 상업광고 추후 재검토 시기를 구체화 시킬 필요가 있다. 재원 문제에 대해서도 방통위가 고민하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석진 부위원장은 "독립법인도 상업광고 영업을 할 수 없도록 해놨기 때문에 결국 서울시 출연금으로 (재원을) 충당해야 한다. 재정독립이 어려운데 독립성이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밝히면서도 "(재검토) 시점을 두게 되면 시점 이후에는 상업광고 영업을 허가하는 쪽으로 맞춰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며 "tbs교통방송의 광고영업은 다른 방송에도 영향을 준다. 정말 tbs교통방송의 경영이 어려워지면 그때 정책을 바꿀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허욱 위원은 "독립법인화 이후 성과를 보고 필요시 상업광고를 추진하자"고 밝혔다. 허 위원은 "교통·기상 전문방송이라는 tbs교통방송의 정체성은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 앞으로 서울시 관료조직에서 벗어나 지역 공영방송 모델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본다"며 "tbs가 도시발전 아젠다를 중심으로 서울시의 성과와 문제를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공론장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시민 중심 방송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지적하며 "tbs교통방송이 신뢰를 얻으면 재원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정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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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미디어를 취재하고 있다. <손석희 저널리즘> 등 4권의 책을 썼고 3년8개월간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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