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쇠구슬이 회전하면서 부딪히는 물리적인 힘으로 반응을 일으켜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이달 14일 공개했다.
암모니아는 비료, 폭발물, 플라스틱, 의약품 등을 제조할 때 사용되는 화학물질이다. 매년 약 1억 4000만t이 생산되는데 최근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물질로 주목받아 수요가 더 늘고 있다. 그러나 생산법은 100년전 고안된 ‘하버-보슈법’에 머물고 있다. 이 방법은 질소와 수소를 높은 온도와 높은 압력에서 결합시켜 대량의 암모니아를 얻는 원리다. 하지만 에너지 소모가 많고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방법으로 저온과 저압 조건에서도 82.5%의 수득률로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득률은 투입한 반응물 대비 생성물의 양을 나타낸다. 하버-보슈법은 대기압의 약 200배, 450도 고온에서 25%의 수득률을 가진다. 기존 공정보다 압력은 200분의 1로, 온도는 10분의 1로 줄이면서 수득률은 약 3배 높다.
복잡하고 큰 설비가 없이 작은 장비로도 바로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암모니아는 가스를 액화해 운송하고 저장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많은 비용이 든다. 연구팀은 "촉매로 쓰이는 철가루도 매우 저렴하다"며 "기존 하버-보슈법과 달리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100여 년 된 암모니아 생산 공정의 단점을 보완하는 간단한 암모니아 생산 방식”이라며 “암모니아를 고온 및 고압 설비 없이 각종 산업 현장에서 즉석에 생산할 수 있어 저장과 운송에 쓰이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승한 기자,이수훈 인턴기자 shinjsh@donga.com,so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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