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펜션 등 소모임 개탄스럽다" 발언에 "윤미향 와인파티가 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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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2.17. 오전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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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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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긴급 중대본 회의서 발언하는 정세균 총리(사진=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는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연말 소모임 예약이 급증한 것과 관련해 "개탄스러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대규모 모임과 행사는 줄었지만, 오히려 젊은층 중심의 소규모 모임이 늘면서 강원도나 제주도에 빈 방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대다수 국민들께서 매일 매일 확진자 수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코로나19 확산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참으로 개탄스러운 모습"이라며 "이번 연말만큼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동료의 안전을 위해 각종 만남이나 모임을 모두 취소하시고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했다.

정 총리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속 고통을 감내하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이같이 말하자 일각에서는 "국민들에게는 희생을 강요하면서 뒤로는 딴짓하는 집구석 단속이나 제대로 하고나서 개탄해라"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는 최근 길원옥 할머니 생신을 핑계로 와인파티를 벌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거리두기를 강조해놓고 정작 본인은 같은 날 길 할머니를 추억한다며 와인모임을 가진 후 SNS에 사진을 올려 비난받았다.



네티즌들은 "결국 국민 탓하네", "난 민주당이 개탄스럽다. 자기들은 모여서 와인 마시면서 서민들은 모이지 말라는게 말이냐 방귀냐", "숙박쿠폰 뿌리던 정 총리 아닌가. 전 국민쿠폰 모아서 당신 굴에 뿌려버리고 싶다. 인간이라면 개탄스럽다고 국민 탓하면 안된다", "백날 국민들한테만 얘기하고 정작 정치인들은 모임 가지면 너무나도 언행불일치 아닌가", "윤미향도 와인파티 취소 안했잖아" 등의 날선 반응을 보였다.

11개월 가까이 지속돼온 코로나19 정국 속 국민들의 인내심도 바닥이 난 상태에서 일부 정치인들의 '내로남불'에 국민적 원성이 높아만 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의원이 지인들과 함께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의 생일을 맞아 만찬을 한 것과 관련해 ‘경고’ 처분을 내렸다.

윤 의원은 보조금관리법 위반, 기부금품법 위반, 업무상 횡령·배임,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준사기 등 8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상태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코로나19로 사회의 아픔과 시민의 고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상황을 지나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민주당 구성원 모두가 하나 되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와인 모임보다 더 문제가 된 길 할머니 생신 핑계 해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경고를 받았다고 해도 윤 의원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정부의 동력을 무너뜨린 것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방역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도 지난 10월 내수를 살린다며 박물관, 공연, 영화 에매 할인 쿠폰을 발급했으며 이어 여행 숙박할인권 발급을 전국적으로 시행한 바 있다.

정 총리는 앞서 '모두 저에게 푸세요'라는 제목으로 코로나로 인해 힘든 점을 자신에게 하소연하라는 SNS 홍보글을 올렸다가 현실 인식을 못한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삭제했다.



엄중한 시국에서 여성은 뾰루지 걱정이나 하는 존재로 비하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 총리가 '대권잠룡'으로 자신의 인자한 이미지를 홍보하려다 역풍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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