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發 금융부채 3대 뇌관은…①2030 ②저소득층 ③자영업자

입력
수정2021.09.06. 오후 7:44
기사원문
김정환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평균 부채 증가율 5%인데
'빚투열풍' 청년층 10% 훌쩍
저소득층은 20% 달해 '4배'

빚으로 버텨왔던 자영업자
대출 증가속도 가계의 2배


◆ 치솟는 대출금리 ◆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한 후 잇달아 시중 금리가 뛰어오르며 우리 경제의 '취약 고리'인 저소득층·영세 자영업자·2030세대가 먼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6일 매일경제가 한은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이자 부담은 11조8000억원 늘어난다.

개별 가구별로 따져보면 기준금리 1%포인트 상승 시 연간 이자 부담액은 248만6000원에서 339만원으로 90만4000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한은은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상태로 올해 안에 기준금리가 1%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 같은 부담이 코로나19 타격에 생활자금 등을 끌어다 쓴 저소득층과 영세 자영업자들에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이후 '빚투(빚내서 투자)' 흐름에 편승해 능력 대비 빚을 크게 늘린 20·30대 청년층도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들 3대 취약 고리가 잇단 금리 인상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끊어지면 부채 폭탄이 다른 부문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올해 점진적으로 경기가 회복된다 해도 잘나가는 부문은 성장하고 취약계층은 어려워지는 이른바 'K자 양극화' 현상이 우려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금융부채(1182만원) 증가율은 19.9%에 달했다. 여기에 20·30대 가구 평균 금융부채는 7506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급증해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빠른 속도로 늘었다. 평균 금융부채 증가율(5.1%)의 최소 2배가 넘는다. 코로나19로 매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도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올 1분기 기준 대출을 끼고 있는 자영업자는 246만6000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이 받은 대출 규모는 832조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49%에 달한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8.8% 급증해 가계대출 증가율(9.5%)의 2배 수준에 달한다. 특히 코로나19 충격을 크게 받은 여가(31.2%), 도소매(24.2%), 숙박·음식(18.6%) 업종에서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가파르다.

대출을 많이 끌어다 쓴 중소기업 등이 부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크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자비용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34.5%로 전년 동기 대비 3.5%포인트 늘었다. 201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 기업 10곳 중 3곳은 돈을 벌어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타격에 경영난이 심해지며 부실 기업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제는 부채 규모가 늘어날 뿐 아니라 부채의 질도 악화돼 돈을 아예 갚지 못하고 주저앉을 곳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한은의 분석 대상 기업 매출은 전년 대비 3.2% 감소하며 2년 연속 뒷걸음질 치는 등 외형적인 성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경제 전문가들은 가계부채에 제동을 걸기 위해 금리 정상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다만 취약계층과 코로나19 타격이 가중된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처방했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리 상승기에는 신용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빨리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신용대출 차입자의 부채 관리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기자 프로필

구독자 0
응원수 0

똑똑하고, 유연하며 품격있는 글로 찾아가겠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